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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근 칼럼 / 게으름이라는 질병
최근 오랜만에 방문한 아들 가족, 그리고 사랑하는 손자 손녀들과 함께 쿠알라 파크를 찾았다. 나무에 웅크려 온종일 잠만 자고 있는 코알라를 보며 문득 호기심이 생겨 관리인에게 슬쩍 물었다. "코알라는 하루에 얼마나 잡니까?" 돌아온 대답은 놀라웠다. 적게는 18시간에서 많게는 20시간까지, 하루의 80% 이상을 오직 잠으로 보낸다는 것이었다. 세상에 이토록 게으른 동물이 또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코알라에게는 그 나름의 치열한 생존 이유가 있었다. 그들이 주식으로 삼는 유칼립투스 잎은 영양분이 턱없이 부족하여,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아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잎 자체에 미량의 마취 성분이 있어 코알라를 늘 취한 상태로 만들기도 한다. 흥미로운 점은, 코알라는 그렇게 온종일 움직이지 ..
김병근 칼럼/ 아주 작은 습관이 만드는 놀라운 변화
매일 아침 마주하는 작은 선택과 반복적인 행동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까요? 우리는 흔히 인생을 바꿀 거대한 변화를 꿈꾸며 원대한 목표를 세우곤 합니다. 하지만 전 세계를 사로잡은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Atomic Habits)이 제시하는 핵심은 명확합니다. 거창한 목표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매일 1%의 사소한 반복'과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의 구축'이라는 점입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현대 뇌과학이 밝혀낸 가장 아름다운 비밀 중 하나인 '뇌의 가소성(Neuroplasticity)'을 주목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성인의 뇌세포와 신경망이 고정되어 변하지 않는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최신 과학은 우리의 뇌와 신경계가 평생에 걸쳐 경험과 행동, 생각에 따라 끊임없이 스스로 구조..
단 한 명의 생명도 포기하지 않는 시대, 희귀병 유전자 치료가 던지는 복음적 메시지
[OCJ 논설] 주요 이슈: 2026년 6월 23일, 미 FDA의 헌터증후군(MPS II) 최초 일회성 유전자치료제 '나브선리(Navsunli)' 가속승인 심사 재개 및 희귀질환 치료제 규제 완화 뉴스 최근 희귀병 치료 분야에서 기적과도 같은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2026년 6월 2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헌터증후군(MPS II) 환자를 위한 세계 최초의 1회 투여 유전자치료제 '나브선리(Navsunli)'에 대해 추가 임상 없이 가속승인 심사를 재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헌터증후군은 유전자 결핍으로 인해 체내 조직에 독성 물질이 축적되어 생명까지 위협받는 잔인한 희귀질환이다.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해 중추신경계에서 필수 효소를 환자 스스로 지속 생성하게 만드는 이 혁신적인 유전자 치료..
무너진 기초를 다시 세우는 인내: 전통 건축 복원이 한국 교회에 던지는 질문
[OCJ 논설] 주요 이슈: 해남 미황사 대웅보전, 5년 만에 전통 방식 해체·복원 완료 (2026년 6월 23일 보도)최근 전남 해남의 천년고찰 미황사가 5년여의 대장정 끝에 대웅보전 해체 및 복원 불사를 마치고 낙성 대법회를 봉행했다. 이번 복원은 단순히 노후화된 전각에 새 페인트를 칠하는 겉치레가 아니었다. 낡은 건물을 완전히 해체한 뒤, 과거 선조들이 사용했던 전통 건축 방식 그대로 부재 하나하나를 다듬어 다시 세운 인내의 결정체였다. 국가유산 보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 작업은, 옛것의 생명력을 현시대에 고스란히 되살리려는 치열한 고민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타 종교의 건축물 복원 소식이지만, 이 지난하고 철저한 '해체와 재조립'의 과정은 오늘날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
스마트폰을 내려놓은 청년들, 아날로그의 온기에서 ‘창조의 신비’를 엿보다
[OCJ 논설] 주요 이슈: 초연결·인공지능 시대의 피로감에 반발하여 촉각적 경험과 수공예 등 '아날로그 축제'로 회귀하는 청년 세대의 문화적 현상 (2026년 6월 23일 보도 기준) 최근 미국 뉴욕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의미심장한 문화적 반기가 일어났다. 2026년 6월 23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에 빼앗긴 일상을 되찾고자 청년들이 주도하는 ‘아날로그 여름 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들은 화려한 디지털 마케팅 대신 종이 가이드북을 배포하고, 길거리 캠페인과 수공예품 제작, 명상, 잼 세션 등 지극히 ‘오프라인적’이고 ‘비효율적’인 활동에 몰두한다. 국내에서도 낡은 필름 카메라, 잡음이 섞인 LP판, 정성이 담긴 손글씨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수공예 공방 체험에 열광하는 젊은 세..
차가운 도심 한복판에서 피어난 온기, '일상의 영웅'이 세상을 구원한다
[OCJ 논설] 주요 이슈: 대만 휠체어 부부를 취객으로부터 지켜준 강남역 일상 영웅 사연 최근 연일 보도되는 각박한 뉴스들 속에서, 어제 전해진 하나의 사연이 우리 사회에 잔잔하지만 강력한 울림을 주고 있다. 서울 강남역의 번잡하고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휠체어를 탄 대만인 부부 관광객에게 한 취객이 위협적으로 다가왔을 때, 이를 외면하지 않고 온몸으로 막아선 한국인 청년의 이야기다. 이 부부는 자신들을 끝까지 보호해주고 안전하게 자리를 떠날 수 있도록 도운 이 '이름 모를 의인'을 찾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온라인에 글을 올렸고, 이 소식은 이틀 전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며 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과 위기에 눈감는 것이 일종의 생존 방식이 되어버린 ..
찢기는 소리마저 들어야 하는 복원의 길: 전통 한지와 영혼의 수리
[OCJ 논설] 주요 이슈: 2026년 5월, 덕수궁 복원 공사에 쓰일 전통 한지(이합지) 제작 과정에서 장인 부부가 시각이 아닌 소리와 촉감만으로 종이의 품질을 감별해내며 헌신하는 무형 문화재 장인정신 관련 뉴스 2026년 5월, 덕수궁 복원 공사에 쓰일 한지를 만드는 장인 부부의 이야기가 세간에 잔잔한 울림을 주었다. 티끌 하나 없는 순수한 섬유만을 골라내어 대나무 발로 겹겹이 건져 올린 전통 '이합지(二合紙)'의 탄생 과정은 그 자체로 경건한 의식과도 같았다. 흥미로운 것은 반세기를 곁에서 함께한 장인의 아내가 한지를 건조대에서 떼어낼 때 나는 미세한 '소리'와 '촉감'만으로도 품질의 진위를 완벽히 판별해낸다는 사실이다. 겉보기엔 똑같은 종이라도, 오랜 세월 숙련된 장인의 손끝과 귀는 결코 속일..
벼랑 끝 식량 위기 앞의 ‘애그테크’, 창조 세계를 돌보는 지혜로운 청지기의 길
[OCJ 논설] 주요 이슈: 기후 변화와 식량 위기 극복을 위한 수직농장 및 로봇 융합 '애그테크(AgTech)'의 혁신적 부상 최근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융합하여 실내에서 농사를 짓는 ‘애그테크(AgTech)’와 수직농장, 대체 식품 등 푸드테크의 혁신이 농업 현장의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 고령화로 인한 농촌 인구 소멸과 극단적 이상 기후로 전통적 농업이 한계에 부딪힌 현실에서, 날씨나 계절에 상관없이 일정한 품질의 식량을 안정적으로 생산해내는 기술은 단순한 산업 발전을 넘어 인류 생존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기존 농업 대비 물 사용량을 최대 99%까지 절약하고 토양 훼손을 근본적으로 막는 스마트팜 기술은 전 지구적 식량 위기를 돌파할 강력한 열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