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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김병근 칼럼 / 게으름이라는 질병
최근 오랜만에 방문한 아들 가족, 그리고 사랑하는 손자 손녀들과 함께 쿠알라 파크를 찾았다. 나무에 웅크려 온종일 잠만 자고 있는 코알라를 보며 문득 호기심이 생겨 관리인에게 슬쩍 물었다. "코알라는 하루에 얼마나 잡니까?" 돌아온 대답은 놀라웠다. 적게는 18시간에서 많게는 20시간까지, 하루의 80% 이상을 오직 잠으로 보낸다는 것이었다. 세상에 이토록 게으른 동물이 또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코알라에게는 그 나름의 치열한 생존 이유가 있었다. 그들이 주식으로 삼는 유칼립투스 잎은 영양분이 턱없이 부족하여,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아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잎 자체에 미량의 마취 성분이 있어 코알라를 늘 취한 상태로 만들기도 한다. 흥미로운 점은, 코알라는 그렇게 온종일 움직이지 않고 게으름을 피워도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 따라 근육이 감소하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간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인간은 전혀 다르게 창조되었다. 우리는 코알라가 아니다. 인간은 단 2~3주만 몸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근육이 급격하게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근육의 감소는 단순히 몸이 약해지는 것을 넘어, 몸을 지탱하는 뼈를 무너뜨리고, 면역력을 떨어뜨리며, 결국 삶 전체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엄청난 불행을 초래한다.
그렇기에 나는 감히 ‘게으름은 질병’이라고 말하고 싶다. 움직이지 않으면 스스로를 파괴하도록 설계된 인간에게, 게으름은 몸과 영혼을 천천히 갉아먹는 가장 무서운 만성 질환이다.사실 건강도 부지런해야 지켜 낼수 있기 때문이다.

성경에서도 게으름을 결코 가볍게 보지 않는다. 마태복음의 '달란트 비유'를 보면, 주인이 주신 달란트를 묻어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종을 향해 주님은 "악하고 게으른 종아"라며 엄히 꾸짖으신다. 성경은 게으름을 단순한 성격적 결함이나 나태함으로 보지 않고, 창조주의 뜻에 반하는 '악함' 그 자체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달란트를 땅에 묻어두듯 우리 몸과 영혼의 근육을 쓰지 않고 묵혀두는 것은 주인의 뜻을 저버리는 일이다.
세계적인 행동과학자 제임스 클리어 역시 그의 저서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인간의 뇌는 본래 에너지를 아끼려고 게으름을 피우기 쉽다고 지적한다. 이를 극복하고 부지런함을 유지하려면, 매일 1%씩이라도 몸과 영혼을 움직일 수밖에 없는 나만의 '행동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만히 두면 퇴화하는 인간의 본성을 이겨내기 위해 매일 작은 부지런함을 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인간은 창조될 때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도록 설계되었다. 손발을 부지런히 놀려 땀 흘려 일해야 하고, 매일의 삶 속에서 영적 근육을 키우는 경건의 시간을 갖는 데 부지런해야 하며, 새로운 지식과 지혜를 배우는 일에도 부지런해야 한다.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부지런함을 유지할 때, 비로소 우리의 육체도 영혼도 무너지지 않고 건강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코알라에게 잠은 생존의 방식일지 모르나, 인간에게 게으름은 질병이자 악함일 뿐이다.
만약 지금 이 순간에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앞에 두고 "조금만 더 있다가", "내일부터"라며 게으름의 늪에서 망설이고 있다면, 그 자리에서 즉각 일어나 몸을 움직이기를 바란다. 망설임은 질병을 키울 뿐이다. 지금 당장 생각의 끈을 끊고 첫걸음을 내딛는 즉각적인 실천이야말로 하나님이 인간에게 부여하신 건강과 행복을 되찾는 유일한 열쇠다. 오늘도 우리는 깨어나 움직여야 한다. 부지런함은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살아내야 할 우리의 사명이다.
" 그 주인이 대답하여 이르되 악하고 게으른 종아 나는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헤치지 않은 데서 모으는 줄로 네가 알았느냐?"(마25:26)
글쓴이: 김병근 (엠마오 상담 대학 학장,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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