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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무너진 기초를 다시 세우는 인내: 전통 건축 복원이 한국 교회에 던지는 질문
[OCJ 논설] 주요 이슈: 해남 미황사 대웅보전, 5년 만에 전통 방식 해체·복원 완료 (2026년 6월 23일 보도)

최근 전남 해남의 천년고찰 미황사가 5년여의 대장정 끝에 대웅보전 해체 및 복원 불사를 마치고 낙성 대법회를 봉행했다. 이번 복원은 단순히 노후화된 전각에 새 페인트를 칠하는 겉치레가 아니었다. 낡은 건물을 완전히 해체한 뒤, 과거 선조들이 사용했던 전통 건축 방식 그대로 부재 하나하나를 다듬어 다시 세운 인내의 결정체였다. 국가유산 보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 작업은, 옛것의 생명력을 현시대에 고스란히 되살리려는 치열한 고민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타 종교의 건축물 복원 소식이지만, 이 지난하고 철저한 '해체와 재조립'의 과정은 오늘날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매우 묵직한 영적 질문을 던진다. 지금 우리의 신앙 공동체는 어떠한가. 오랜 세월을 거치며 세속주의와 편의주의라는 풍파에 뼈대마저 흔들리고 있지는 않은가. 건물이 노후화되면 균열이 생기듯, 본질을 잃어버린 신앙은 내면에서부터 무너져 내린다. 우리는 이 균열을 가리기 위해 화려한 프로그램과 현대적인 마케팅이라는 값싼 땜질 처방에만 급급하지 않았는지 뼈아프게 돌아보아야 한다.
진정한 영적 복원(Restoration)은 덧칠이 아니라 '해체'에서 시작된다. 복음의 원형과 맞지 않는 낡은 관행, 기득권, 그리고 인간적인 방법론을 과감히 뜯어내야 한다. 그리고 초대 교회가 목숨 걸고 지켰던 말씀과 기도, 십자가의 은혜라는 '가장 전통적이고 본질적인 영적 재료'로 무너진 기초를 다시 쌓아 올려야 한다. 미황사의 대웅보전을 옛 방식 그대로 되살리기 위해 5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듯,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일 역시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해서는 이룰 수 없는 고단하고 긴 영적 싸움이다.
이사야 선지자는 무너진 기초를 다시 쌓고 보수하는 자의 영광을 노래했다. 오늘날 세상은 거대하고 화려한 종교 시설이 아니라, 복음의 순전함이 숨 쉬는 진실한 은혜의 공동체를 목마르게 찾고 있다. 한땀 한땀 깎고 다듬어 천년의 숨결을 되살려낸 저들의 장인정신처럼, 우리 역시 거룩한 영적 장인이 되어야 한다. 세속의 낡은 찌꺼기를 털어내고 예수 그리스도라는 단단한 반석 위에 우리의 신앙을 온전히 재건할 때, 교회는 비로소 이 시대의 길을 밝히는 진리의 등대로 찬란하게 복원될 것이다.
네게서 날 자들이 오래 황폐된 곳들을 다시 세울 것이며 너는 역대의 파괴된 기초를 쌓으리니 무너진 데를 보수하는 자라 일컬음이 될 것이며 - 이사야 5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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