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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야 41:10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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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는 사랑을 잃어버린 시대

학창 시절 필수 독서 가운데 한 권이었던 ‘어린 왕자’는 흔히 동화로 분류되지만, 그 실체는 절대 가볍지 않다. 이 작품은 동화의 외피를 두른 이야기이기 이전에, 상실을 통과한 한 인간이 시대의 폐허 한가운데서 토해낸 피 섞인 고백에 가깝다. 어린이를 위해 쓰인 듯 보이지만, 정작 이 이야기가 겨냥하는 독자는 삶의 무게를 이미 감당해 본 어른들이다. 순수함을 잃어버린 세계를 향해, 그리고 인간다움을 상실한 시대를 향해,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는 가장 부드러운 언어로 가장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이 문장은 감상적인 문구가 아니다. 보이는 것에 집착하던 시대를 향한 조용한 항의이자, 파괴의 한가운데서 인간다움을 붙들기 위한 마지막 윤리적 선언에 가깝다. 전쟁의 소음 속에서 ..

2026.01.20
오피니언/기고

이민자 신앙: 연민을 회복하는 공동체

연민(compassion)이라는 단어는 요즘 우리의 언어생활에서 좀처럼 사용되지 않는다. 입에 올리기에는 어딘가 낯설고, 말하는 순간 이미 한 시대를 뒤로 물러난 듯한 울림을 남긴다. 그것은 연민이 낡아서가 아니라, 그 단어가 머물 자리를 우리의 삶이 잃어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연민은 너무 오래 사용되지 않아 먼지가 쌓인 단어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먼지는 시간의 탓이 아니라, 우리의 삶의 방식이 남긴 흔적이다. 우리는 서로의 상처 앞에 오래 머무는 법을 잊었고, 타인의 고통을 내 삶의 일정 속에 들여놓는 일을 점점 어려워하게 되었다. 연민은 여유를 요구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늘 급했고, 연민은 기다림을 요청하지만 우리는 늘 서둘렀다. 나부터 살고 보자는 말은 생존의 지혜처럼 들리지만..

2026.01.15
오피니언/OCJ시선

[OCJ 기획] "다시 숨 쉴 수 있을까"

[OCJ 기획] "다시 숨 쉴 수 있을까"... 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에게 찾아온 '성탄절 공습'과 조심스러운 희망나이지리아 기독교 박해 현장과 미국의 군사 개입, 그 복합적 진실 지난 2025년 12월 25일, 나이지리아 북서부 소코토주(州) 자보 지역에 미군과 나이지리아군의 합동 공습이 감행되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명명한 이 작전은 이슬람국가(IS) 연계 캠프를 타격했으며, 이는 단순한 군사 작전을 넘어 전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 최상위권인 나이지리아의 기독교인들에게 '생존'과 '희망'의 메시지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OCJ는 이번 사태의 내막과 현지의 반응, 그리고 이것이 우리에게 주는 영적 의미를 심층 분석했습니다.뉴스 요약 (News Summary)성탄절 공습..

2026.01.15
오피니언/기고

경계선 위의 순례자:

이민자 고립의 사회심리학적 진단과 기독교적 환대의 치유적 모델서론: 디아스포라의 시대, 교회의 새로운 소명21세기는 가히 '이주의 시대'라 명명할 수 있을 만큼 전 지구적인 인구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치적 박해, 경제적 기회, 혹은 가족의 재결합을 위해 국경을 넘는 이들의 행렬은 현대 사회의 보편적인 풍경이 되었다. 그러나 '고향'이라는 물리적, 정서적 안정의 토대를 떠나 낯선 타국에 뿌리를 내리는 과정은 실존적인 위기와 깊은 내면의 분열을 수반한다. 많은 이민자들이 새로운 사회의 구성원으로 온전히 편입되지 못한 채, 주류 사회의 높은 장벽 앞에서 좌절하며 자신들만의 '민족적 거주지(Ethnic Enclave)'로 후퇴하여 고립을 자처하거나 강요받는다. 이른바 '끼리끼리'의 문화, 즉 자기들만의 리..

2026.01.14
오피니언/기고

이민자의 신앙: 두 문화·두 질서 사이의 싸움

사도 바울은 언제나 두 문화 사이에 서 있던 인물이었다. 그는 단일한 정체성으로 규정될 수 없는 사람이다.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이었으며, 동시에 디아스포라 유대인이었고, 헬라 문화권에서 성장한 사람이었다. 또한 로마 시민권자였으며, 율법에 능통한 바리새인이었고, 동시에 이방인의 사도로 부름을 받은 인물이었다. 이처럼 바울의 정체성은 하나의 틀로 고정되지 않는다. 그의 삶과 사역은 언제나 여러 문화와 질서가 교차하는 경계 지점에서 이루어졌다. 이 점에서 바울은 단순히 복음을 전한 선교사가 아니라, 서로 다른 세계관과 가치 체계가 그의 내면에서 끊임없이 충돌하던 존재였다. 그는 한 문화에 안착한 사람이 아니라, 늘 긴장 속에서 선택하며 살아간 신앙인이었다. 바울의 다음 고백은 이를 잘 보여준다. “나는 유..

2026.01.14
오피니언/OCJ시선

한인 이민 교회의 인구 절벽과 세대 교체의 위기

1. 서론: 인구학적 절벽과 디아스포라 교회의 존재론적 위기1.1 연구의 배경 및 목적지난 반세기 동안 북미, 오세아니아, 유럽 등 서구 사회에서 한인 이민 교회는 단순한 종교 기관을 넘어 한인 디아스포라의 사회적, 문화적, 정신적 구심점 역할을 수행해 왔다. 1903년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의 첫 이민부터 1965년 미국의 이민법 개정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현대 이민사에 이르기까지, "이민 가방을 풀기도 전에 교회를 먼저 찾는다"는 말은 과장이 아닌 생존의 방편이었다. 교회는 고국을 떠난 이들에게 정체성을 확인시켜 주는 '확대된 가족(Extended Family)'이었으며, 이민 초기 정착 정보의 교환소이자 심리적 안식처였다. 그러나 2025년 현재, 한인 이민 교회는 전례 없는 '퍼펙트 스톰..

2026.01.12
오피니언/기고

이민자의 신앙은 포시커(prospector)의 신앙이다

경제의 불안정이 일상이 되면서 오르지 않는 것이 거의 없어 보인다. 집세를 비롯한 생활 전반의 비용이 쉼 없이 치솟는 가운데, 이제는 금값마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다. 불안한 시대 온도가 숫자와 시세 속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듯하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흥미로운 소식 하나가 들려온다. 호주 멜버른 인근, 과거 금광이 있었던 한 지역에서 다시금 포시커(prospector), 곧 금을 찾아 땅을 파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지역을 중심으로 금을 캐는 체험과 관광을 결합한 프로그램들이 등장했고, 그 인기는 예상보다 뜨겁다. 사람들은 관광을 겸해 삽을 들고 땅을 파며, 혹시 모를 ‘한 줌의 금’을 기대한다. 그곳은 지금 말 그대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포시커들이 금을 찾아..

2026.01.06
오피니언/기고

떠나왔지만 떠나지 못한 고국

글쓴이: 박만경목사(시드니 우림 교회 담임, Iona Trinity College 상담학 교수, Ph.D) 고국을 떠나 타향에 정착해 살아가는 이방인들의 삶은 늘 이중의 시간 속에 놓여 있다. 몸은 낯선 땅에서 하루의 생계를 꾸려가지만, 마음 일부는 여전히 고국을 향해 열려 있다. 그래서 우리는 신문과 방송, 유튜브를 통해 흘러오는 한국의 소식에 웃기도 하고, 때로는 말없이 고개를 떨군다. 그러나 요즘 들려오는 소식들은 마음을 가볍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무겁게 가라앉힌다. 여야를 막론하고 반복되는 정치인 보좌관 폭행과 비리, 그리고 권력을 앞세운 착취의 이야기는 한두 번의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 피로처럼 다가온다. 문제는 사건의 충격보다도, 그 사건들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

2026.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