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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추한 일상에 찾아온 거룩함
문을 열고 들어서면, 흙먼지 냄새가 묻어나는 듯한 어둑한 실내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금빛 찬란한 모자이크나 웅장한 대리석 기둥이 있는 화려한 성전이 아닙니다. 이곳은 19세기 독일 농촌, 가난한 노동자의 고단한 숨결이 배어 있는 누추한 집입니다. 그리고 이 초라한 공간 한가운데, 놀랍게도 예수 그리스도께서 앉아 계십니다. 이 놀랍고도 낯선 성화를 그린 이는 19세기 후반 독일의 화가 프리츠 폰 우데(Fritz von Uhde)입니다. 흥미롭게도 그는 말 위에서 칼을 쥐며 호령하던 기병대 장교 출신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깊은 개신교 신앙과 시대의 아픔을 바라보는 사회적 각성을 통해 군복을 벗고 붓을 쥐었습니다. 당시 종교미술은 예수 그리스도를 이상화되고 영광스러운 모습으로만 묘사하는 것이 당연시되던 시..
"편견 극복, 화해, 하나님의 형상과 이웃 사랑" / 리버티 하이츠 (배리 레빈슨)
배리 레빈슨 감독의 1999년 작 '리버티 하이츠(Liberty Heights)'는 그의 이른바 '볼티모어 4부작'을 마무리하는 작품으로, 1954년이라는 역사적 전환기를 배경으로 한 깊이 있는 자전적 영화입니다. 이 시기는 미국 대법원이 공립학교 내 인종 분리 교육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리며 흑백 분리 정책이 철폐되기 시작한 사회적 지각변동의 때입니다. 영화는 볼티모어에 거주하는 유대인 가족 커츠먼 일가의 시선을 통해 당시 미국 사회에 팽배했던 인종, 종교, 계급 간의 보이지 않는 장벽과 편견의 민낯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배리 레빈슨은 단순한 과거의 향수를 넘어, 인간이 얼마나 자의적이고 모순된 기준으로 서로를 배척하고 타자화하는지를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해냈습니다. 작품의 서사는 두 아..
가장 낮은 곳에 비친 하나님의 얼굴
붉고 온기가 감도는 색조 위로, 거칠고 투박한 붓터치가 묵직한 울림을 만들어냅니다. 화려한 장식이나 매끈한 기교 대신 질박한 흙냄새가 날 것만 같은 이 그림은, 늦은 나이에 신부가 된 독일의 가톨릭 사제이자 화가 지거 쾨더(Sieger Köder)의 작품 입니다. 은세공인이자 미술 교사로 평범하게 살아가던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인류의 거대한 비극 속에서 전쟁의 참상과 포로 생활을 온몸으로 겪어내야만 했습니다. 생과 사가 교차하는 참혹한 철조망 안에서, 그는 인간이 겪는 극심한 고통과 소외된 자들의 슬픔을 깊은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삶의 궤적은 훗날 그가 사제가 되어 붓을 들었을 때, 철저하게 낮아지신 그리스도의 모습을 화폭에 담아내는 짙은 영성의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그의 ..
흑인 여성의 얼굴을 한 그리스도, 경계를 허무시는 주님
[영혼의 미술관] 캔버스 너머에서 누군가 우리를 깊고 고요하게 응시하고 있습니다. 차분하고 묵직한 갈색조의 물감 속에서 배어 나오는 그 얼굴은, 우리가 그동안 익숙하게 보아왔던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백인 남성의 모습이 아닙니다. 두꺼운 입술과 짙은 피부색, 남성인지 여성인지 단정 지을 수 없는 신비로운 이목구비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의 얼굴을 띠고 있습니다. 심지어 머리 뒤로 빛나는 둥근 후광은 서양의 전통적인 금빛 테두리가 아닌, 아메리카 원주민의 전통 깃털 장식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토록 낯설고 파격적이면서도 거룩한 평안을 자아내는 작품은 미국의 현대 기독교 미술가 자넷 맥켄지(Janet McKenzie)의 입니다. 주류 예술과 교회가 오랫동안 간과해 온 여성과 유색인종, 소외된 자들의 일상 ..
트립닷컴, 호주 여행객 대상 '7월 메가 세일' 개최... 항공·숙박 파격 할인
글로벌 여행 서비스 제공업체 트립닷컴(Trip.com)이 호주 여행객들을 위해 대규모 할인 행사인 '젯셋 7월 메가 세일(Jet Set July Mega Sale)'을 개최한다. 2026년 7월 7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항공권, 숙박, 글로벌 어트랙션, 교통편 및 eSIM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파격 할인을 제공하며, 고물가 시대에 여행을 계획하는 호주 교민과 현지인들에게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트립닷컴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세일은 호주 여행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억눌린 여행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획되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항공권 할인이다. 최대 100달러 한도 내에서 항공권 50% 할인 코드가 제공되며, 50달러 한도의 25% 할인 코드도 준비되어 있다..
2026년 여름 휴가철 읽기 좋은 기독교 신간 도서 목록 공개
2026년 7월 1일, 해외 유명 서평가이자 목회자인 팀 찰리스(Tim Challies)가 다가오는 휴가철을 맞아 영적 재충전을 돕는 '2026년 6월 주목할 만한 기독교 신간 도서(New and Notable Christian Books for June 2026)' 목록을 발표했다. 전통적으로 6월은 기독교 출판계의 비수기로 꼽히지만, 찰리스는 "올해는 예외적으로 흥미로운 책들이 서점가에 대거 쏟아져 나왔다"며 독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다채로운 신앙 서적들을 소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도서 목록은 단순한 에세이를 넘어, 고난 속에서의 의미 찾기, 적대적인 세상 속에서의 흔들림 없는 태도, 그리고 참된 위로 등 현대인들이 직면한 깊은 고민을 다루고 있다. OCJ의 시선에서 볼 때, 이 책들은 표면적인 위..
잔치의 기쁨을 회복하시다: 일상의 기적을 그리는 빛의 화가
눈을 감으면 캔버스 위로 번져가는 따뜻한 황금빛과 심장을 두드리는 강렬한 붉은색이 망막에 맴도는 듯합니다. 프랑스의 현대 종교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아르카바스(Arcabas, 본명 장 마리 피로)의 명화, ‘가나의 혼인 잔치(Les Noces de Cana)’ 앞에 서면 우리는 어느새 2천 년 전 갈릴리의 작은 마을, 잔치가 벌어지는 소박한 집 마당에 초대받은 손님이 됩니다. 아르카바스는 스스로를 ‘하나님의 붓을 든 종’이라 부르며 평생을 캔버스 앞의 수도자처럼 살았던 독실한 가톨릭 화가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휩쓸고 간 참혹한 폐허 속에서, 그는 상실과 고통에 짓눌린 세상 사람들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결심했습니다. 잿빛으로 변해버린 세상에 복음이 가진 본연의 기쁨과 영적인 위로를 색채로 전..
"용서, 화해, 그리고 은혜를 통한 진정한 구속"
센티멘털 밸류 (요아킴 트리에) 2025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Grand Prix)을 수상하며 전 세계 평단의 찬사를 받은 요아킴 트리에(Joachim Trier) 감독의 영화 "센티멘털 밸류(Sentimental Value, 2025)"는 가족의 해체와 기억, 그리고 화해의 가능성을 내밀하게 탐구한 수작이다. 감독의 전작인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The Worst Person in the World)"에서 이미 입증된 에스킬 보그트(Eskil Vogt)와의 탁월한 각본 호흡은 이번 작품에서도 빛을 발하며, 상처 입은 인간 내면의 풍경을 스크린 위에 섬세하게 펼쳐낸다. 영화는 과거 명성을 누렸던 영화감독이자 오랫동안 가족을 떠나있던 아버지 구스타브(스텔란 스카스가드 분)가 재기를 꿈꾸며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