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보기 →문화
"상실과 애도, 광야에서의 회복, 공동체를 통한 사랑과 치유"
언크로스 더 스타즈 (케니 골드) 영화 "언크로스 더 스타즈"(Uncross the Stars, 2008)는 상실과 애도의 과정을 따뜻하고 유쾌한 시선으로 그려낸 코미디 드라마 장르의 작품이다. 케니 골드(Kenny Golde)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주인공 트로이(다니엘 길리스 분)가 사랑하는 아내 코린(엘리자베스 툴로치 분)을 갑작스럽게 잃고 깊은 슬픔에 빠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삶의 방향을 잃은 트로이에게 아내가 투병 중 남긴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하고, 그 안에는 애리조나 사막에 사는 힐다 이모(바바라 허쉬 분)를 찾아가 그녀를 위해 집의 포치(porch)를 지어주며 "엇갈린 별들을 제자리로 돌려놓으라(uncross the stars)"는 마지막 부탁이 담겨 있었다. 슬픔을 안고 맹목적으로 사막의..
빛으로 임하신 일상의 신비, 환대의 식탁
가로 21센티미터, 세로 16센티미터. 어른의 한 뼘 남짓한 아주 작은 패널 앞에 가만히 서봅니다. 짙고 부드러운 어둠 속에서 조용히 스며 나오는 은은한 빛이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네덜란드 황금기를 대표하는 거장 렘브란트 판 레인(Rembrandt van Rijn)이 1646년 무렵에 그린 입니다. 젊은 시절, 화려하고 역동적인 화풍으로 세속적인 성공을 거두었던 렘브란트는 이 무렵 점차 깊고 고요한 영적 내면의 세계로 침잠해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이들의 상실과 삶의 굴곡을 겪으며, 그의 시선은 더 이상 세상의 찬란함이 아닌 인간 내면의 빛과 어둠을 향하게 되었습니다. 이 작은 그림 속에는 화려한 무대 위의 신이 아니라, 거칠고 팍팍한 삶의 한가운데로 조용히 찾아오시는 신의 임재를 포착하..
기계의 지능을 넘어, 창조주의 형상으로: 인공지능 시대의 기독교적 실존을 묻다
우리의 형상대로 만들어지다 신, 인공지능 그리고 당신 저자: 스티븐 드리스콜 2025년 호주 크리스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스티븐 드리스콜의 이 저작은 인공지능이 가져올 거대한 문명사적 변화 속에서 굳건한 기독교적 세계관을 어떻게 견지할 것인지 탐구합니다. 저자는 단순한 기술 낙관론이나 비관론의 함정을 넘어, 창조부터 타락과 구속, 그리고 새 창조로 이어지는 장엄한 성경적 서사를 바탕으로 기술적 도전에 대한 가장 탁월하고 신학적인 해답을 제시합니다. 이 책은 인공지능의 발전사를 단순한 기술의 진보가 아닌, 신이 되려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투영된 영적 서사로 재해석합니다. 드리스콜은 기술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AI가 어떻게 인간 사회를 재편하고 있는지 추적하며, 이를 창조, 타락, 십자가,..
고난의 돌무더기 위에서 피어난 부활의 증언
Jean Baptist de Champaigne의 : 차가운 돌덩이가 허공을 가르며 날아듭니다. 성난 군중의 고함과 거친 숨소리가 공기를 가득 채우고 한 남자의 육체는 무거운 중력과 폭력 앞에 서서히 무너져 내립니다. 그러나 이 참혹한 풍경 속에서 묘한 평온함과 숭고함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장 바티스트 드 샹파뉴가 그린 '돌에 맞는 바울'은 고통의 극점에서 피어오르는 거룩한 생명력을 포착해낸 걸작입니다. 우리는 이 화폭 앞에서 우리를 무너뜨리려 하는 세상의 수많은 공격에도 불구하고 결코 꺼지지 않는 신앙의 불꽃을 마주하게 됩니다. 화가의 숨결 장 바티스트 드 샹파뉴는 17세기 프랑스 바로크 미술의 정점에서 정교하면서도 절제된 화풍을 구사했던 거장입니다. 그는 당대 최고의 화가였던 숙부 필리프 ..
덜어냄의 미학으로 그려낸 수난의 여정
프랑스 남부의 작은 마을 방스(Vence), 그곳에 자리한 로제르 예배당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우리는 뜻밖의 풍경과 마주하게 됩니다. '색채의 마술사'라 불리며 야수파를 이끌었던 거장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의 공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예배당 내부는 눈이 시리도록 하얀 여백으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그 하얀 벽면 위, 매끄러운 흰색 타일 바탕에 오직 검고 거친 선으로만 그어진 작품 하나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바로 마티스의 입니다. 말년의 마티스는 우리가 알던 화려하고 자유로운 예술가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십이지장암 수술의 후유증으로 그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해야만 했고, 붓을 쥘 힘조차 부족해 긴 막대기 끝에 목탄을 매달아 그림을 그려야 했습니다. 뼈를 깎는 육체적 고통의 시간 속에..
예일대 정신과 의사가 건네는 위로, 십자가의 자기 비움과 치유로 응답하다
만일 내가 그 때 그 말을 들어줬더라면-나종호 예일대 정신의학과 나종호 교수의 저서 『만일 내가 그때 내 말을 들어줬더라면』은 현대인들이 겪는 불안과 우울의 근원이 '자기 착취'에 있음을 예리하게 진단한다. 자신의 상처를 솔직하게 마주하고 '자기 공감'을 통해 회복으로 나아가는 여정은, 연약함을 인정할 때 비로소 임하는 복음의 은혜와 깊이 맞닿아 있다. 화려한 스펙을 지닌 예일대 정신과 의사인 나종호 교수는, 이 책에서 자신이 20대 시절 겪었던 극심한 불안과 우울증, 그리고 이를 회피하듯 떠났던 미국 생활의 이면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그는 '힘들다'고 말하면 나약한 사람으로 치부되는 한국 사회 속에서, 수많은 현대인들이 자신의 아픔을 외면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음을 진단한다. 미국에서 다양한 환자들..
흔들리는 신앙의 벼랑 끝에서 만나는 진짜 하나님
A.J. 스워보다의 『의심 후에』는 신앙의 해체를 겪는 현대 기독교인들을 위한 사려 깊은 안내서다. 저자는 의심을 정죄하는 대신, 이를 가짜 신앙을 허물고 더 깊은 진리로 나아가기 위한 영적 형성의 필수 과정으로 재조명한다. 이 책은 무비판적으로 수용된 '구축(Construction)'의 신앙이 고통스러운 '해체(Deconstruction)'의 시기를 거쳐 마침내 더 깊은 '재건(Reconstruction)'으로 나아가는 영적 여정을 밀도 있게 추적한다. 깊은 패배감 속에서 믿음을 의심하는 청년 '필'의 눈물 섞인 고백으로 시작하여, 포스트모던 시대 속에서 길을 잃고 배회하는 신자들을 향해 고대 기독교의 실천적 지혜들을 하나하나 펼쳐 놓는다. 저자는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내 앞의 사람에게 집중하는 일상의 ..
소란한 세상의 중심에서 만난 고요한 구원
레오나르도 다빈치 (Leonardo da Vinci)의 : 신학적 성찰 빛이 어둠 속으로 스며드는 순간은 언제나 고요하면서도 강렬합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동방박사의 경배’는 그 찬란한 모순의 정점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이 작품은 화려한 색채로 덮이지 않은 채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미완성이라는 이름의 여백은 오히려 신성한 신비가 우리의 영혼 속으로 더 깊이 침투하게 만드는 통로가 됩니다. 수많은 인물이 얽히고설킨 이 장엄한 광경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봅니다. 혼돈과 평화, 과거와 미래, 그리고 인간의 갈망과 신의 응답이 교차하는 거대한 서사를 만납니다. 화가의 숨결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평생을 바쳐 우주의 숨겨진 질서를 탐구했던 구도자였습니다. 그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을 그리는 화가가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