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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야 41:10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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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고

김병근 칼럼 / 잎이 없는 바나나

얼마 전, 이웃집 정원에 열린 초록빛 알알이 맺힌 바나나 송이를 보며 문득 발걸음을 멈추었다. 탐스럽게 익어가는 바나나가 매달린 줄기에는 놀랍게도 푸른 잎이 단 한 장도 남아있지 않았다. 잎이 다 떨어져 나간 앙상한 줄기에서 어떻게 저토록 생명력 넘치는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일까. 그 경이로운 모습은 예기치 못한 상실과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우리 삶에 깊은 치유의 실마리를 던져준다. 첫째는 상실 이면에 존재하는 '내면의 회복탄력성(Resilience)'에 대한 신뢰다. 바나나는 화려한 잎이 무성할 때 빛을 모아 땅속 깊은 뿌리줄기에 에너지를 차곡차곡 저장해 둔다. 그리하여 비바람에 잎이 꺾이고 시들어 버려도, 비축해 둔 힘으로 끝까지 생명을 잉태해 낸다. 극심한 트라우마는 우리의 일상을 지탱하던 '푸른 잎'..

2026.10.21
오피니언/OCJ시선

영생을 쇼핑하려는 현대판 바벨탑, 생명의 참된 주관자는 누구인가

주요 이슈: 초고가 역노화 줄기세포 치료제의 상용화 추진과 '수명 연장의 계급화' 논란 글로벌 생명공학 연합 컨소시엄이 2026년 10월 19일, 체세포 역분화 기술을 적용한 전신 세포 리프로그래밍 치료제의 최종 임상 결과를 발표하며 각국 규제 당국에 상용화 승인을 공식 신청했다. 연구진은 정기적인 줄기세포 주입을 통해 생물학적 나이를 15년 이상 되돌리고 인간의 건강 수명을 120세 이상으로 연장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초기 1회 치료 비용이 수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생명 연장이 막대한 자본을 지닌 소수 특권층만의 전유물이 될 것이라는 '수명의 양극화'와 인간 본성에 대한 근본적 물음이 전 세계적인 쟁점으로 떠올랐다. 질병의 고통을 덜고 건강한 삶을 누리고자 하는 의학적 분투는 마땅..

2026.10.21
오피니언/기고

김종환 박사 시니어 칼럼 ⑦ 노년의 영적 수태

노년학(gerontology)에 “백발노인의 귀는 영적 모태가 된다.(The ear of a white-haired elder becomes a spiritual matrix)”는 말이 있다. 젊은이의 말이 노인의 귀로 들어가면, 노인은 그것을 곧바로 평가하거나 반박하지 않고 자기 안에 품는다. 젊은이의 말은 노인의 오랜 경험과 지혜 속에서 숙성되어, 때가 되면 그 말은 노인의 입을 통하여 다시 생명의 지혜로 태어난다는 뜻이다. 여기서 귀는 단순히 소리를 듣는 신체기관이 아니며, 한 사람의 아픔과 질문, 아직 말이 되지 못한 혼란까지 받아들이는 영적 공간이다. 여성의 모태가 생명을 받아들여 보호하고 성장시키듯, 노인의 귀는 젊은이의 미숙한 생각과 불안한 꿈을 받아들여 그것이 의미 있는 생명으로 자라도록..

2026.10.20
오피니언/기고

김병근 칼럼 / 158년 9개월의 형벌

인간의 기대수명이 기껏해야 여든을 조금 넘는 시대에, 법정이 피고인에게 '징역 158년 9개월'을 선고했다는 소식은 얼핏 기괴한 넌센스처럼 들린다. 불로불사의 영생을 누릴 수도 없는 인간에게 1세기 반을 감옥에서 썩으라니, 실현 불가능한 숫자를 적어 내려간 재판부의 계산법은 언뜻 냉소적 실소마저 자아낸다. 그러나 이 비현실적인 산술 뒤에는 인간 사회가 고안해 낸 가장 차갑고 정교한 사법적 안전장치가 숨어 있다. 2024년 4월, 멕시코 서부 바하 캘리포니아주의 한 외딴 해변으로 서핑 여행을 떠났던 호주인 형제와 미국인 친구는 차량 강도들의 흉탄에 목숨을 잃고 깊은 우물 속에 버려졌다. 2년여의 재판 끝에 2026년 10월 16일(현지 시각 금요일), 멕시코 현지 법원은 이 참혹한 사건의 주범 3명에게 각..

2026.10.19
오피니언/기고

김병근 칼럼 / 시드니 무주택 시니어들이 마주한 혹독한 생존 게임

오페라 하우스의 하얀 돛과 햇살이 부서지는 하버 브리지, 그리고 여유로운 해변의 풍경.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항구 도시로 꼽히는 시드니의 엽서 같은 겉모습 뒤에는 매일매일 숨 막히는 계산기를 두드려야 하는 서민들의 소리 없는 비명이 자리하고 있다. 치솟는 렌트비와 물가 속에서 시드니의 평범한 일상은 이미 벼랑 끝 생존 게임으로 변모했지만, 이 비정한 구조 속에서 가장 처참하게 무너져 내리는 이들은 바로 '자가 주택이 없는 시니어 계층(Age Pensioners)'이다. 호주의 노령 연금(Age Pension) 제도는 기본적으로 하나의 거대한 전제를 깔고 설계되었다. 바로 ‘은퇴 시점에는 대출 없는 온전한 자기 집을 소유하고 있다’는 믿음이다. 집이 있는 은퇴자에게 연금은 비교적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노후..

2026.10.19
오피니언/OCJ시선

굶주림의 시대, 교회의 식탁은 누구를 향하고 있는가

주요 이슈: 2026년 10월 17일 발표된 UN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의 '글로벌 식량 안보 위기 심화 보고서' 및 국제 사회의 긴급 구호 대응 최근 UN 세계식량계획(WFP)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상 기후와 지정학적 분쟁이 겹치면서 전 세계 기아 인구가 사상 최고 수준인 9억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식량 가격이 1년 사이 40% 이상 폭등하며 생존의 위협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국제 사회는 즉각적인 구호 기금 확대를 논의하고 있으나, 자국 우선주의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혀 실질적인 지원은 현장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이러한 글로벌 식량 위기는 단순한 자연재해나 경제적 불균형의 결과가 아닙니다. 그 밑바닥에는 인간의..

2026.10.19
오피니언/OCJ시선

기술의 오만인가 창조의 섭리인가: 생명공학 시대, 교회의 응답

주요 이슈: 인간 배아 유전자 편집 기술의 임상 적용 허용 논란 및 생명윤리 규제 완화 움직임 최근 보건 당국이 유전 질환 예방을 목적으로 한 인간 배아 유전자 가위 기술의 임상 연구 범위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우리 사회에 거센 논쟁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발표된 생명윤리법 개정안은 그간 엄격히 금지되었던 배아 대상 유전자 교정을 특정 질환에 한해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과학계의 환호와 종교계 및 시민사회의 우려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입니다. 기술적 성취가 인류의 고통을 덜어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인간을 하나의 설계 가능한 데이터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냐는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대 생명공학의 발전 속도는 우리의 윤리적 판단력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유전자 가위..

2026.10.18
오피니언/OCJ시선

생존의 고단함을 넘어 환대의 식탁으로: 호주 경제 한파 속 한인 공동체의 역할

최근 호주 전역을 휩쓸고 있는 생활비 폭등과 주거 위기는 단순한 경제 지표의 하락을 넘어, 우리 삶의 기반을 거세게 흔들고 있습니다. 렌트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고, 생필품 물가는 마트 진열대를 지날 때마다 깊은 한숨을 내쉬게 합니다. 더욱 팍팍해진 이민 정책과 비자 심사 강화는 호주에 새로운 꿈을 안고 찾아온 한인 청년들, 유학생, 그리고 워킹홀리데이 청년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시드니와 멜버른, 브리즈번 등 주요 도시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우리 교민 사회의 공기에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생존의 피로감이 짙게 배어 있습니다. 이러한 경제적 한파가 가져온 가장 뼈아픈 결과는 우리 사회의 파편화입니다. 내 한 몸 건사하기도 벅찬 현실 속에서, 이웃을 향한 관심은 사치로 여겨지기 시작했습니..

2026.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