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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심해를 가르는 핵잠수함, 우리가 진정으로 의지할 닻은 어디에 있는가
[OCJ 논설] 주요 이슈: 한국의 첫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계획 공식 발표 및 글로벌 군비 경쟁 격화

대한민국 국방부가 26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비대칭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기본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2030년대 중반까지 독자적인 기술과 저농축 우라늄을 활용해 핵잠수함을 실전 배치하겠다는 이 역사적인 결정은,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의 안보 지형에 거대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란 분쟁과 무역 긴장 등 전 세계가 지정학적 파편화와 신냉전의 그늘 아래 놓인 2026년 5월의 오늘, 한반도 역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극단의 무력을 심해 속에 감춰야만 하는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압도적인 무기를 향한 인류의 끝없는 갈망은 그 기저에 '두려움'을 내포하고 있다. 고대 로마는 힘에 의한 평화, 즉 '팍스 로마나(Pax Romana)'를 주창하며 무력을 통해 안정을 강제하려 했다. 오늘날의 핵잠수함 도입 역시 힘의 균형을 통한 억제력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현대판 팍스 로마나의 연장선에 있다. 타락한 세상 속에서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무거운 책임을 지니고 있기에, 방위력 강화라는 현실적 선택을 무턱대고 순진한 이상주의로 비판할 수만은 없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힘의 우위가 결코 영원하고 참된 평화(Shalom)를 보장할 수 없다는 복음의 진리를 기억해야 한다. 무력이 전쟁을 지연시킬 수는 있어도, 인간 내면의 적대감과 죄악의 사슬을 끊어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점점 더 차갑고 단단한 강철 무기에 국가의 안위를 의탁해야 하는 현실이 깊은 탄식을 자아낸다. 북녘의 핵 위협이라는 거대한 공포 앞에서 우리 사회는 분노와 불안이라는 심해로 가라앉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우리는 국가의 안보를 위해 헌신하는 이들을 축복하고 기도해야 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마음마저 군사화되고 폭력에 무뎌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참된 피난처는 바닷속 깊은 곳을 은밀히 항해하는 거대한 쇳덩어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 있기 때문이다.
격랑이 이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 교회는 이 땅의 진정한 '영적 닻'이 되어야 한다. 무력의 언어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십자가의 긍휼과 화해의 언어를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가장 강력한 무기를 준비해야만 안심할 수 있는 시대의 비애를 품고 눈물로 기도하자. "어떤 사람은 병거, 어떤 사람은 말을 의지하나 우리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자랑하리로다"라는 시편 기자의 고백이, 불확실성의 바다를 항해하는 우리 모두의 가장 안전하고 영원한 나침반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어떤 사람은 병거, 어떤 사람은 말을 의지하나 우리는 여호와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자랑하리로다 - 시편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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