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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하던 바다의 신음, 피조물을 향한 청지기의 회개

OCJ|2026. 6. 3. 04:56

[OCJ 논설] 주요 이슈: 2026년 세계 환경의 날을 앞두고 제기된 '해양 위기(Oceans in Crisis)'와 글로벌 환경 규제 속 인류의 책임

 


오는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앞두고, 2026년 6월 2일 호주 박물관(Australian Museum)에서는 '해양 위기(Oceans in Crisis)'를 주제로 테리 가르시아(Terry Garcia)의 탤벗 오레이션(Talbot Oration) 특별 강연이 열렸다. 세계적인 해양 환경 운동가의 입을 통해 전해진 바다의 현실은 참혹하다.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며 인류가 배출한 온실가스와 잉여 열을 묵묵히 흡수해 온 바다가 이제 스스로의 정화 능력을 상실하고 한계점에 다다랐음을 엄중히 경고한 것이다.

최근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규제에 대응하는 해운업계의 모습은 인류의 안일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근본적인 친환경 연료 전환이나 기술 혁신보다는 선박의 운항 속도를 줄여 당장의 페널티만 피하려는 '임시방편'에 급급한 실정이다. 미세 플라스틱으로 뒤덮인 해안선과 백화현상으로 죽어가는 산호초, 그리고 뜨거워진 수온이 만들어내는 기후 이변은 인간의 끝없는 탐욕이 빚어낸 참담한 청구서라 할 수 있다.

성경에서 바다는 종종 통제할 수 없는 혼돈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위엄과 생명의 풍성함이 담긴 신비의 공간으로 묘사된다. 시편 기자는 "거기에는 크고 넓은 바다가 있고, 그 속에는 생물 곧 크고 작은 동물들이 무수하니이다"라며 창조주의 솜씨를 찬양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창조주께서 위임하신 '청지기'의 자리를 이탈하여, 바다를 무한한 착취의 대상으로, 혹은 욕망의 찌꺼기를 버리는 거대한 쓰레기통으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사도 바울은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우리가 아느니라"(롬 8:22)고 꿰뚫어 보았다. 오늘날 바다의 신음은 곧 피조물의 탄식이며, 창조 질서가 파괴된 현실을 향한 하나님의 애통하심이다. 생태계의 위기는 단순한 과학적, 경제적 문제를 넘어선 깊은 '영적 위기'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주님의 명령에는, 이웃의 생존 기반인 자연환경을 돌보고 보존하는 책임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제 신앙 공동체는 인간 중심적 구원관을 넘어, 만물을 회복시키시는 하나님의 거대한 구속 사역에 동참해야 한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일상의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여, 기후 위기와 해양 생태계 파괴를 막기 위한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야 할 때다. 바다의 생명이 죽어가면 결국 인간의 생명도 온전할 수 없다. 침묵하던 바다의 신음 앞에 깊이 회개하며, 무너진 창조 질서를 회복하는 참된 청지기로서의 발걸음을 다시 내디뎌야 할 것이다.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우리가 아느니라 - 로마서 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