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WORD

요한복음 5장 6절, 8절 예수께서 그 누운 것을 보시고 병이 벌써 오래된 줄 아시고 이르시되 네가 낫고자 하느냐 ... 예수께서 이르시되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하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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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신앙: 연민을 회복하는 공동체

연민(compassion)이라는 단어는 요즘 우리의 언어생활에서 좀처럼 사용되지 않는다. 입에 올리기에는 어딘가 낯설고, 말하는 순간 이미 한 시대를 뒤로 물러난 듯한 울림을 남긴다. 그것은 연민이 낡아서가 아니라, 그 단어가 머물 자리를 우리의 삶이 잃어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연민은 너무 오래 사용되지 않아 먼지가 쌓인 단어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먼지는 시간의 탓이 아니라, 우리의 삶의 방식이 남긴 흔적이다. 우리는 서로의 상처 앞에 오래 머무는 법을 잊었고, 타인의 고통을 내 삶의 일정 속에 들여놓는 일을 점점 어려워하게 되었다. 연민은 여유를 요구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늘 급했고, 연민은 기다림을 요청하지만 우리는 늘 서둘렀다. 나부터 살고 보자는 말은 생존의 지혜처럼 들리지만..

202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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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 위의 순례자:

이민자 고립의 사회심리학적 진단과 기독교적 환대의 치유적 모델서론: 디아스포라의 시대, 교회의 새로운 소명21세기는 가히 '이주의 시대'라 명명할 수 있을 만큼 전 지구적인 인구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치적 박해, 경제적 기회, 혹은 가족의 재결합을 위해 국경을 넘는 이들의 행렬은 현대 사회의 보편적인 풍경이 되었다. 그러나 '고향'이라는 물리적, 정서적 안정의 토대를 떠나 낯선 타국에 뿌리를 내리는 과정은 실존적인 위기와 깊은 내면의 분열을 수반한다. 많은 이민자들이 새로운 사회의 구성원으로 온전히 편입되지 못한 채, 주류 사회의 높은 장벽 앞에서 좌절하며 자신들만의 '민족적 거주지(Ethnic Enclave)'로 후퇴하여 고립을 자처하거나 강요받는다. 이른바 '끼리끼리'의 문화, 즉 자기들만의 리..

20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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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신앙: 두 문화·두 질서 사이의 싸움

사도 바울은 언제나 두 문화 사이에 서 있던 인물이었다. 그는 단일한 정체성으로 규정될 수 없는 사람이다.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이었으며, 동시에 디아스포라 유대인이었고, 헬라 문화권에서 성장한 사람이었다. 또한 로마 시민권자였으며, 율법에 능통한 바리새인이었고, 동시에 이방인의 사도로 부름을 받은 인물이었다. 이처럼 바울의 정체성은 하나의 틀로 고정되지 않는다. 그의 삶과 사역은 언제나 여러 문화와 질서가 교차하는 경계 지점에서 이루어졌다. 이 점에서 바울은 단순히 복음을 전한 선교사가 아니라, 서로 다른 세계관과 가치 체계가 그의 내면에서 끊임없이 충돌하던 존재였다. 그는 한 문화에 안착한 사람이 아니라, 늘 긴장 속에서 선택하며 살아간 신앙인이었다. 바울의 다음 고백은 이를 잘 보여준다. “나는 유..

2026.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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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의 신앙은 포시커(prospector)의 신앙이다

경제의 불안정이 일상이 되면서 오르지 않는 것이 거의 없어 보인다. 집세를 비롯한 생활 전반의 비용이 쉼 없이 치솟는 가운데, 이제는 금값마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다. 불안한 시대 온도가 숫자와 시세 속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듯하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흥미로운 소식 하나가 들려온다. 호주 멜버른 인근, 과거 금광이 있었던 한 지역에서 다시금 포시커(prospector), 곧 금을 찾아 땅을 파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지역을 중심으로 금을 캐는 체험과 관광을 결합한 프로그램들이 등장했고, 그 인기는 예상보다 뜨겁다. 사람들은 관광을 겸해 삽을 들고 땅을 파며, 혹시 모를 ‘한 줌의 금’을 기대한다. 그곳은 지금 말 그대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포시커들이 금을 찾아..

2026.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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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왔지만 떠나지 못한 고국

글쓴이: 박만경목사(시드니 우림 교회 담임, Iona Trinity College 상담학 교수, Ph.D) 고국을 떠나 타향에 정착해 살아가는 이방인들의 삶은 늘 이중의 시간 속에 놓여 있다. 몸은 낯선 땅에서 하루의 생계를 꾸려가지만, 마음 일부는 여전히 고국을 향해 열려 있다. 그래서 우리는 신문과 방송, 유튜브를 통해 흘러오는 한국의 소식에 웃기도 하고, 때로는 말없이 고개를 떨군다. 그러나 요즘 들려오는 소식들은 마음을 가볍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무겁게 가라앉힌다. 여야를 막론하고 반복되는 정치인 보좌관 폭행과 비리, 그리고 권력을 앞세운 착취의 이야기는 한두 번의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 피로처럼 다가온다. 문제는 사건의 충격보다도, 그 사건들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

202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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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오년, 말처럼 달리는 시대의 그림자

글쓴이: 박만경목사(시드니 우림 교회 담임, Iona Trinity College 상담학 교수, Ph.D) 2026년, 병오년(丙午年)이 다가오고 있다. 말띠의 해이다. 병오년의 병(丙)은 조용히 타오르는 불이 아니라, 모든 것을 비추고 숨김없이 드러내는 불을 의미한다. 어둠 속에 머물러 있던 것들까지 밝히 드러내는, 강렬한 빛의 불이다. 또한 오(午)는 태양이 하루 중 가장 높이 떠오르는 시점, 곧 에너지가 최고조에 이른 상태를 가리킨다. 다시 말해 오(午)는 멈춤 없는 활력과 긴장, 그리고 절정의 시간을 상징한다. 이 두 상징이 만나는 2026년 병오년은, 어쩌면 21세기를 가장 잘 설명해 주는 해처럼 느껴진다. 모든 것이 빠르게 드러나고, 감추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 시대. 속도와 열정, 경쟁..

2025.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