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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믿는 소녀 (리차드 코렐)
영화 는 "겨자씨만 한 믿음이 산을 옮길 수 있다"는 마태복음의 말씀을 어린아이의 순수한 시선으로 스크린에 구현해 낸 감동적인 기독교 작품이다. 주인공인 어린 소녀 사라 홉킨스는 주일 예배에서 목사님의 설교를 들은 후, 하나님의 말씀이 은유가 아니라 실제라고 굳게 믿기 시작한다. 사라는 죽은 새를 위해 기도하여 살려내고, 차에 치인 강아지를 회복시키며,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에 의지하던 친구 마크를 걷게 하는 등 마을 곳곳에 초자연적인 치유의 기적을 불러일으킨다. 2021년 미국 개봉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극장가의 침체 속에서도 4주 연속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오르며 큰 반향을 일으켰고, 국내에서는 GOODTV를 통해 독점 제공되며 수많은 성도들에게 신앙적 도전을 안겨주었다. 영화는 어른들의 계산..
[영혼의 미술관] 우리의 흙바닥으로 내려오신 하나님
성탄의 밤을 떠올려 보십시오. 우리의 머릿속에는 으레 서양의 어느 낡은 마구간, 푸른 눈과 금발을 가진 천사들, 그리고 이국적인 복장의 마리아와 요셉이 스쳐 지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함께 거닐 '영혼의 미술관'에는 조금 낯설고도 몹시 친숙한 풍경이 걸려 있습니다. 비단 위에 은은하게 스며든 수묵 담채의 색감 속으로 걸어 들어가면, 익숙한 흙냄새와 지푸라기 내음이 코끝을 맴도는 듯합니다. 운보 김기창 화백의 은 먼 이스라엘의 베들레헴이 아닌, 조선의 어느 소박한 초가집 외양간으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화폭 속 요셉은 하얀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쓴 채 경건히 무릎을 꿇고 있으며, 마리아는 정갈한 쓰개치마를 두르고 짚더미 위에 누운 아기 예수를 애틋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들의 곁에는 서양의 구유..
잔혹한 폭력 앞에 침묵하시는 어린 양, 마티아스 그뤼네발트의 '그리스도의 조롱'
어둡고 억압적인 공기가 흐르는 방, 차마 두 눈을 뜨고 바라보기 힘든 참혹한 폭력의 현장이 우리 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화면의 중심에는 거친 천으로 두 눈이 가려진 채 결박당한 한 남자가 무기력하게 주저앉아 있습니다.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얼굴은 악의로 일그러져 있고, 그들의 과장되고 역동적인 몸짓은 인간 내면 밑바닥에 도사린 잔혹성을 적나라하게 뿜어냅니다. 르네상스 시대 독일의 화가, 마티아스 그뤼네발트(Matthias Grünewald)가 남긴 명화 입니다. 동시대에 활동했던 알브레히트 뒤러가 완벽한 비례와 르네상스의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추구했다면, 그뤼네발트의 시선은 전혀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종교개혁이라는 거대한 폭풍우가 몰아치기 직전의 혼란스러운 시대상 속에서, 그는 인간의 추악한 죄악..
속도의 우상에 맞서는 느림의 영성, 성령의 열매로 맺는 거룩한 저항
아날로그 크리스천 (Analog Christian) 디지털 기술이 지배하는 속도 중심의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성령의 열매를 맺으며 본질에 집중하는 삶의 방식을 통찰합니다. 디지털 기술이 빚어낸 끝없는 비교와 분노의 쳇바퀴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성령의 열매'라는 본질적이고 아날로그적인 가치를 통해 영적 회복을 이룰 수 있는지를 탐구한 영적 나침반이다. 속도의 시대에 느림의 미학으로 제자도의 참된 의미를 일깨운다. Release: 2022-07-26 제이 김은 전작 『아날로그 처치』에 이어 본작 『아날로그 크리스천』에서 우리의 일상과 제자도의 현주소에 예리한 현미경을 들이댄다. 끊임없이 스크롤과 스와이프를 유도하며 현대인의 주의력을 착취하는 디지털 매체들은, 우리 영혼에 절망, 끝없는 비교, ..
군중의 함성 앞에서의 진실
[영혼의 미술관] 햇살이 눈부시게 내리쬐는 예루살렘의 어느 웅장한 발코니, 우리는 지금 그곳의 기둥 뒤에 숨어 숨죽인 채 한 장면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발아래 광장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인파가 운집해 있고, 그들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분노의 함성이 귓가를 때리는 듯합니다. 19세기 스위스 태생의 이탈리아 화가 안토니오 치세리(Antonio Ciseri)의 명화, 는 이처럼 관찰자가 빌라도의 뒤편에 서 있는 듯한 파격적이고 독특한 후면 구도로 우리를 그날의 역사적 현장 한가운데로 초대합니다. 라파엘로의 우아한 고전주의와 당대의 치열한 사실주의를 결합한 치세리는 독실한 신앙인이었습니다. 그는 단지 과거의 한 장면을 그리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성경 속 역사적 순간이 마치 오늘 우리의 눈앞에서..
습관이 영성이다 (You Are What You Love)
습관이 영성이다 (You Are What You Love)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닌 우리가 매일 반복하는 '습관'이 어떻게 우리의 영적 지향성을 결정하는지 분석하며, 일상 속 영성 형성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우리는 '생각하는 존재'가 아니라 '예배하는 존재'다: 데카르트적 환상을 깨는 일상 예전의 회복 제임스 K.A. 스미스의 『습관이 영성이다』는 영성 형성이 단순한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무의식적인 일상의 습관과 예전을 통해 이루어짐을 역설하는 책이다. 현대 문화가 우리의 욕망을 주조하는 '세속적 예전'임을 폭로하며, 참된 제자도는 기독교적 실천의 반복을 통해 우리의 사랑을 하나님 나라로 재조정하는 것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Release: 2018-04-25 저자는 데카르트의 '인지주의적 인간관..
[영혼의 미술관] 어둠을 찢고 들어온 생명의 빛
무겁고 차가운 공기가 내려앉은 방, 그곳에는 차마 소리 내어 울지 못하는 먹먹한 슬픔이 배어 있습니다. 짙은 어둠이 깔린 화면의 오른쪽, 슬픔에 잠긴 부모는 스스로를 어둠 속에 가둔 채 절망하고 있습니다. 침상 위에 창백하게 누워있는 어린 소녀는 이미 세상의 모든 빛을 잃어버린 듯 고요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 캄캄한 죽음의 방에, 어둠을 찢고 들어온 부드럽고도 강력한 빛이 있습니다. 바로 소녀를 향해 다가가 손을 뻗고 계신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러시아 리얼리즘의 거장 일리야 레핀(Ilya Repin)이 상트페테르부르크 미술아카데미 시절에 완성한 명화, 입니다. 인물의 심리를 포착하는 데 탁월했던 레핀은 이 성경 속 기적의 장면을 단순한 종교화로 그리지 않았습니다. 그림이 그려질 무렵, 레핀은 사랑하..
풍경 속에 숨겨진 침묵의 구원: 갈보리 언덕으로의 행렬
피터 브뢰헬의 지평선 끝까지 펼쳐진 광활한 대지 위로 수많은 인간의 군상이 개미 떼처럼 흩어져 있습니다. 하늘은 맑고 공기는 평온해 보이지만 그 평범한 일상의 표면 아래에는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비극이 소리 없이 흐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거대한 화폭을 마주하며 구원자를 찾으려 애쓰지만 정작 그분은 화면 한가운데에서 먼지처럼 작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화가의 숨결 피터 브뢰헬은 16세기 네덜란드의 차가운 바람과 종교적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화가이자 관찰자로 살았습니다. 그가 살던 시대는 스페인의 잔혹한 통치 아래 있었으며 광장에는 늘 처형의 공포와 민중의 탄식이 가득했습니다. 브뢰헬은 성경 속의 갈보리를 먼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자신이 발을 딛고 서 있는 비극적인 현실의 투영으로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