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WORD

이사야 41:10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Today
Admin

뉴스

더보기 →

문화/영혼의 미술관

문화/영혼의 미술관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하시는 십자가

'색채의 마술사'라 불리며 하늘을 나는 연인들의 몽환적인 사랑을 화폭에 담아냈던 화가, 마르크 샤갈. 그러나 그의 작품 세계 한가운데에는 우리가 알던 따뜻하고 동화 같은 풍경과는 사뭇 다른, 서늘하고도 가슴 시린 그림 한 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로 1938년에 완성된 입니다. 그림 앞에 서서 가만히 화폭을 들여다봅니다. 캔버스 전체를 지배하는 차가운 흰색의 여백 위로, 홀로코스트의 끔찍한 참상이 붉은 화염과 함께 혼란스럽게 소용돌이치고 있습니다. 불타오르는 유대교 회당, 공포에 질려 작은 나룻배에 몸을 싣고 도망치는 난민들, 화염 속에서 성경(토라)을 부둥켜안고 울부짖는 사람들, 그리고 모든 것을 잃고 내쫓긴 자들의 행렬이 그림의 가장자리를 위태롭게 맴돕니다. 러시아 태생의 유대인으로서 나치의 박해와..

2026.03.26
문화/영혼의 미술관

부활의 아침, 절망을 뚫고 달려가는 희망

어스름한 새벽,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거친 숨소리가 들려오는 듯합니다.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펄럭이는 옷자락이 화면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생생합니다. 19세기 말 스위스의 자연주의 화가 외젠 부르낭(Eugène Burnand)의 명작, 앞에 서면 우리는 어느새 그들과 함께 숨을 헐떡이며 예루살렘의 흙먼지 날리는 길을 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였던 부르낭은 성경 속 인물들을 머리에 후광을 두른 초월적인 성인으로 묘사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우리와 똑같이 흙먼지를 묻히고 땀을 흘리며 살아가는 평범하고 연약한 인간으로 그려냈습니다. 극도의 정성을 기울여 묘사된 두 제자의 얽힌 시선과 굳은 표정 속에는, 부활의 소식을 처음 접한 인간의 요동치는 내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

2026.03.23
문화/영혼의 미술관

척박한 광야에서 고독과 마주한 절대자

메마르고 차가운 새벽빛이 감도는 황량한 돌산 한가운데, 한 남자가 홀로 앉아 있습니다. 생명력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거친 잿빛 바위들은 금방이라도 그를 짓누를 듯 화면의 절반을 무겁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의 머리 위로 화려하고 성스러운 후광은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뼈마디가 도드라진 앙상한 두 손, 그리고 깊게 파인 눈매만이 이 남자가 겪고 있는 극도의 지침과 고뇌를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이 그림은 19세기 러시아 이동전람파를 이끌었던 이반 크람스코이(Ivan Kramskoy)의 명화, 입니다. 당시 러시아는 무신론적 경향이 짙어지며 전통적인 가치들이 흔들리던 시기였습니다. 크람스코이는 영혼 없는 화려함으로 치장된 전통 종교화의 인습을 단호히 거부했습니다. 그는 신비로운 기적을 ..

2026.03.20
문화/영혼의 미술관

일상의 식탁에 찾아온 기적, 렘브란트의 '엠마오의 저녁 식사'

하루의 고단한 일과를 마치고 마주하는 평범한 저녁 식탁. 때로는 밥을 넘기는 것조차 버거울 만큼 마음이 무겁고 헛헛한 날이 있습니다.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고 느껴지는 영혼의 깊은 밤, 우리는 어디에서 다시 빛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빛과 어둠의 화가'로 불리는 렘브란트 판 레인(Rembrandt van Rijn)은 그의 걸작 '엠마오의 저녁 식사'를 통해 이 질문에 대한 가장 아름답고도 극적인 대답을 들려줍니다. 인생의 정점에서 아내와 아이들을 잃고, 파산과 조롱이라는 깊은 어둠을 통과해야 했던 렘브란트. 그는 자신이 겪은 삶의 짙은 그림자 덕분에, 어둠을 뚫고 들어오는 신성한 빛의 위로를 그 누구보다 깊이 있게 캔버스에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림 속 허름한 여관의 어스름한 저녁 식탁, 그곳에서 일..

2026.03.20
문화/영혼의 미술관

[영혼의 미술관] 낯선 땅에서 발견한 진정한 본향: 루블료프의 '성 삼위일체'가 건네는 급진적 환대

이민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끊임없이 '경계'를 걷는 일입니다. 고국을 떠나 오세아니아의 드넓은 땅에 뿌리를 내리려 애쓰는 우리 한인 디아스포라에게 '나그네 됨'은 단순한 수사가 아닌 매일의 실존적 고백입니다. 익숙한 정체성에서 단절된 채 영적, 물리적 고향을 찾아 헤매는 이들에게 15세기 러시아의 수도사 안드레이 루블료프(Andrei Rublev)가 남긴 이콘 '성 삼위일체(The Trinity)'는 시공간을 초월한 강력한 위로를 건넵니다. 이 그림은 단순히 신학적 교리를 도식화한 성화가 아닙니다. 분열과 갈등의 시대에 '환대'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돌아갈 '진정한 본향'이 어디인지를 보여주는 거룩한 초청장입니다.분열의 시대, '일치'의 비전을 그리다루블료프가 이 작품을 그린 15세기 초 러시아는 ..

2026.02.12
문화/영혼의 미술관

[영혼의 미술관] 촛불 아래 깃든 거룩한 노동의 신비 — 조르주 드 라 투르의 <목수 요셉>

망각에서 깨어난 밤의 화가가 건네는 위로17세기 프랑스 회화사에서 가장 극적인 운명을 지닌 화가를 꼽으라면 단연 조르주 드 라 투르(Georges de La Tour)일 것입니다. 당대 루이 13세의 총애를 받던 궁정 화가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름은 사후 300년 동안 철저히 잊혀졌습니다. 20세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어둠 속에서 발굴된 그의 걸작들은 오늘날 우리에게 '일상의 거룩함'이 무엇인지를 침묵 속에 웅변하고 있습니다. 그의 대표작 (Joseph the Carpenter)은 단순히 성경의 한 장면을 묘사한 종교화를 넘어,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크리스천이 견지해야 할 신앙의 태도와 노동의 가치를 보여줍니다. 전쟁의 소음을 잠재우는 내면의 고요라 투르가 활동하던 17세기 로렌 지방은 30년 전쟁과..

2026.02.07
문화/영혼의 미술관

[영혼의 미술관] 빛이 멈춘 방, 평범함 속에 임한 신비

— 헨리 오사와 타너의 가 전하는 침묵의 설교 1898년 파리 살롱(Salon de Paris)에 한 점의 그림이 걸렸을 때, 사람들은 숨을 죽였습니다. 그것은 수백 년간 수많은 거장들이 그려왔던 성경의 장면, '수태고지(The Annunciation)'였습니다. 하지만 이 그림엔 천사의 화려한 날개도, 마리아의 머리 위를 장식하는 금빛 후광도, 대리석 기둥이 있는 궁전도 없었습니다.대신 그곳엔 헝클어진 침대보와 투박한 흙바닥, 그리고 형언할 수 없는 신비한 '빛의 기둥'만이 존재했습니다. 이 파격적인 그림을 그린 이는 미국 흑인 최초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화가, 헨리 오사와 타너(Henry Ossawa Tanner, 1859-1937)입니다.오늘 [영혼의 미술관]은 차별과 편견을 피해 고국을 떠나야 했..

2026.02.02
문화/영혼의 미술관

[영혼의 미술관] 낯선 땅, 상처 입은 치유자의 노래

— 빈센트 반 고흐의 이 건네는 황금빛 위로 1890년 5월, 프랑스 남부 생레미의 정신 요양원. 세상과 단절된 채 좁은 방에 갇혀 있던 한 화가가 캔버스 앞에 섰습니다. 그는 반복되는 발작과 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스스로를 "부서진 그릇"처럼 느끼고 있었습니다. 붓을 들 힘조차 남지 않았을 것 같은 그 절망의 끝자락에서, 빈센트 반 고흐는 성경의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하나를 화폭에 옮깁니다. 바로 입니다. 오늘 [영혼의 미술관]에서는 평생을 '이방인'으로 떠돌았던 반 고흐가 생의 마지막 순간에 남긴 이 그림을 통해, 고통받는 이웃과 우리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시선을 묵상해보고자 합니다.1. 나는 지상에서 나그네입니다화가가 되기 전, 23살의 청년 빈센트는 영국에서 보조 설교자로 강단에 선 적이 있습니다...

2026.01.28
1 2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