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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26장 74-75절 그가 저주하며 맹세하여 이르되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노라 하니 곧 닭이 울더라 이에 베드로가 예수의 말씀에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하심이 생각나서 밖에 나가서 심히 통곡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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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목회 칼럼

[고난주간 묵상 칼럼] 망치 소리를 잠재운 긍휼의 절규: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OCJ|2026. 4. 2. 03:42

 

고난주간, 우리가 머물러야 할 곳은 골고다 언덕의 중앙 십자가 앞입니다. 그곳은 인류의 증오와 광기가 가장 뜨겁게 달아오른 곳이자, 동시에 하나님의 사랑이 가장 처절하게 확증된 장소입니다. 숨조차 쉬기 힘든 극한의 고통 속에서 예수께서 남기신 일곱 마디 말씀(가상칠언) 중 그 첫 마디는 놀랍게도 자신을 못 박는 자들을 향한 ‘용서’였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눅 23:34)

이 기도는 비명보다 강렬한 사랑의 절규였고,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무엇인지를 단번에 보여주는 선언이었습니다.

 

예수님이 언급하신 ‘저들’은 누구입니까? 예수님의 손과 발에 거대한 못을 박은 로마 군병들, 그분의 얼굴에 침을 뱉고 조롱하던 관원들, 그리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호산나’를 외치다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돌변한 군중들입니다. 더 나아가 주님을 배반하고 도망친 제자 베드로와 오늘의 우리 역시 그 ‘저들’의 명단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중앙의 십자가는 본래 가장 극악한 죄인의 자리입니다. 주님이 그 자리에 계셨다는 것은, 우리가 서 있어야 할 그 처참한 죄의 자리를 주님이 대신하셨음을 의미합니다. 십자가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무거운 망치질 소리 속에 섞여 있는 나의 교만, 나의 혈기, 나의 탐욕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주님의 보혈은 바로 그 지독한 ‘죄의 냄새’를 씻어내기 위해 흐르고 있습니다.

 

생선 비린내가 진동하는 손을 레몬으로 씻어낼 때 기적처럼 냄새가 사라지듯,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은 우리 영혼에 깊이 배어 있는 죄의 악취를 말끔히 제거하는 유일한 치료제입니다.

 

독일의 전범 알베르트 스피어는 20년의 복역 후에도 “내 양심은 맑아졌지만, 과거의 죄로부터 나올 수는 없다”고 고백했습니다. 인간의 도덕과 수양은 결코 과거의 죄책감을 온전히 씻어낼 수 없습니다. 오직 “동이 서에서 먼 것 같이 우리 죄과를 우리에게서 멀리 옮기시는(시 103:12)” 하나님의 절대적인 용서만이 우리를 진정한 자유로 인도합니다.

 

예수님의 용서는 흔적을 남기지 않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과거를 기억조차 하지 않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그 엄청난 용서를 입은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용서의 확장’입니다.

 

하늘의 아버지가 나의 추악한 죄까지 용서하셨다면, 우리가 용서하지 못할 사람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용서는 내 의지나 도덕적 결단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십자가의 사랑을 진정으로 깨달을 때 맺어지는 자연스러운 신앙의 열매입니다. 고난주간은 나를 괴롭히는 누군가를 용서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시간이 아니라, 나를 용서하신 주님의 십자가 사랑에 깊이 침잠하는 시간이어야 합니다. 그 사랑이 내 안에 가득 찰 때, 비로소 타인을 향한 용서의 문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를 다시 바라보십시오

 

오늘도 우리 삶 속에는 주님을 못 박는 망치 소리가 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 소리보다 더 크게 울려 퍼지는 주님의 기도를 들으십시오. “저를 사하여 주옵소서.”

 

이번 고난주간, 십자가 아래에서 나의 죄인 됨을 깊이 자각하고, 동시에 그 모든 죄를 덮고도 남는 하나님의 무한한 긍휼을 경험하시길 바랍니다. 용서받은 감격이 당신의 삶을 바꾸고, 그 감격이 다시 타인을 향한 따뜻한 손길로 이어질 때, 우리 안에 진정한 부활의 소망이 싹트게 될 것입니다.


  • 누가복음 23:34
    "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하시더라"
  • 이사야 53:5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 시편 103:12
    "동이 서에서 먼 것 같이 우리의 죄과를 우리에게서 멀리 옮기셨으며"

OCJ 편집실에서 / 김 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