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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의 미학

OCJ|2026. 5. 13. 10:55

한국인은 주인공 의식이 강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옛날부터 협업하기 아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업을 잘 안하려고 합니다. 한국인은 잘 싸운다고 합니다. 인간성은 착하고 이웃에게 베푸는 것도 잘 하는데 또 분열하기를 잘 합니다. 아주 가까이 지내다가도 갈라져서 원수처럼 되기도 하고, 덩어리가 져서 분열합니다.

 

왜일까. 정이 많은 데, 경계선이 없는 문화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가까운 사이에는 형 언니 등 친근감있는 표현을 하고 허물없이 지낸다고 하는데 사실은 선이 없습니다. 그래서 서로의 한계를 안 지키니까 감정이 상하는 지점이 오고 결국 폭발하여 갈라지게 되는 것 아닌가.

 

계명은 모르는 사람 사이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계명을 지키는 것이 협업정신의 기초입니다. 뭐든지 혼자 하면 잘 하는데 함께는 잘 못하는 문화는 경계선 없는 문화의 산물입니다. 잘하기 보다 함께 하는 정신을 기르는 것이 주님의 뚯이 아닐까요!

 


한국 사회의 독특한 역동성인 '응집과 분열'의 양면성을 '정(情)'과 '경계(Boundary)'라는 키워드로 짚어봅니다.

1. '선'이 없는 친밀함의 역설
한국 문화에서 "우리가 남이가"라는 정서는 강력한 결속력을 만들지만, 심리적·윤리적 지지선(Line)을 무너뜨리는 부작용을 낳기도 합니다.

가족이 아닌 관계에서도 '형, 누나, 언니' 같은 가족 호칭을 사용하는 것은 친밀함을 급격히 높여주지만, 동시에 상대에게 가족 수준의 무조건적인 헌신이나 이해를 요구하게 만듭니다.

선이 없다는 것은 '나의 기준이 곧 너의 기준'이라고 착각하게 만듭니다. 이 선을 넘나들며 배려가 간섭이 되고, 친근함이 무례함이 되는 순간 깊은 배신감을 느끼며 '원수'가 되는 극단적 분열이 일어나게 됩니다.

2. 주인공 의식과 협업의 충돌
우리는 개개인의 역량과 주체성이 매우 강합니다. 이를 '주인공 의식'이라 표현했는데, 이는 위기 상황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발휘하지만 평시의 협업에서는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과거 우리 사회는 수직적 위계 질서 속에서의 협업에는 익숙했지만, 대등한 개인들이 '계약'과 '규칙'에 의거해 목표를 달성하는 수평적 협업 훈련은 상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각자가 주인공이 되려다 보니, 서로의 다름을 '보완'으로 보지 않고 '교정의 대상'이나 '경쟁'으로 인식하게 되어 결국 집단이 파편화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3. '계명'으로서의 규칙과 협업 정신
계명은 모르는 사람 사이에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서구의 협업 정신이 공적인 거리(Professional Distance) 즉 '계약'과 '법'이라는 차가운 규칙 위에서 작동한다면, 우리는 뜨거운 '정' 위에 협업을 세우려 합니다. 하지만 정은 유동적이라 감정이 상하면 규칙도 무너집니다.

설령 성과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서로의 영역(선)을 존중하며 끝까지 조율해 나가는 '과정의 가치', 함께하는 훈련을 학습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시급한 과제가 아닐까요!

결론적으로 우리가 지닌 따뜻한 인간성과 강한 주체성은 엄청난 자산입니다. 여기에 "가까울수록 선을 지키는 예의"와 "나만큼 상대도 주인공이라는 인정"이 더해진다면, 우리 민족 특유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소모적인 갈등이 아닌 지속 가능한 협업의 동력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입니다.

혼자서 100을 하는 것보다, 부족한 10명이 모여 100을 만들어가는 '함께의 미학'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정신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상진 목사 / 시드니 소망교회 담임, 시드니신학대학 교수, Ph.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