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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OCJ시선

부실을 덮은 '에버그리닝'의 민낯, 정직한 고통이 진정한 회복을 이끈다

OCJ|2026. 5. 4. 04:11

[OCJ 사설]  주요 이슈: 2026년 5월, 320조 원 규모의 부동산 PF 및 가계대출 만기 도래와 '에버그리닝' 관행이 불러온 경제·유동성 위기

 


2026년 5월, 대한민국 경제는 '320조 원'이라는 거대한 대출 만기의 벽 앞에 섰다. 곪아 터지기 직전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가계부채 문제가 우리 사회의 뇌관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 위기의 한가운데에는 '에버그리닝(Evergreening)'이라는 기만적 관행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죽어가는 나무에 녹색 페인트를 칠해 살아있는 것처럼 위장하듯, 금융권은 부실 대출을 청산하는 대신 이자 낼 돈을 추가로 빌려주며 서류상의 건전성만을 아슬아슬하게 유지해 왔다. 당장의 고통을 피하고자 빚을 빚으로 덮은 결과, 이제는 수백억 자산가들조차 당장 융통할 현금이 없어 도산하는 '유동성 함정'의 역설적 비극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러한 에버그리닝의 실체는 비단 경제와 금융의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고통스러운 진실을 외면하고 얄팍한 미봉책으로 거짓 평안을 누리려는 타락한 인간 본성과 이 시대의 축도다. 우리는 삶의 근원적인 문제나 구조적인 사회 병폐를 마주할 때, 뼈를 깎는 수술 대신 독한 진통제만을 처방하며 버텨오지 않았는가? 내면과 공동체의 상처가 썩어 들어가고 있음에도 겉보기에만 번듯한 '회칠한 무덤'을 짓는 데 몰두해 온 것은 아닌지 뼈아프게 돌아보아야 한다.

성경의 선지자 예레미야는 멸망을 앞둔 유다 사회를 향해 "그들이 내 백성의 상처를 가볍게 여기면서 말하기를 평강하다 평강하다 하나 평강이 없도다"라며 진실을 가리는 거짓 선지자들의 기만을 통렬히 꾸짖었다. 진정한 치유와 회복은 상처의 깊이를 정직하게 인정하고, 도려내야 할 썩은 부위를 과감히 잘라내는 애통함 속에서 비로소 시작된다. 곪은 상처를 덮어둔 채 부르짖는 평화는 결국 더 큰 파국을 불러올 독약일 뿐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빚과 탐욕으로 지은 모래성을 허물고, 정직한 진리의 반석 위에 기초를 다시 놓아야 한다. 이 구조적 개혁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찾아올 뼈저린 고통의 시간 동안, 교회와 사회는 가장 먼저 벼랑 끝으로 내몰릴 경제적 약자들의 손을 굳게 잡아주어야 한다. 거품이 꺼진 자리에 남겨진 이웃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책임을 전가하기보다 고통을 기꺼이 분담하는 십자가의 긍휼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인위적으로 덧칠해진 거짓된 '상록(Evergreen)'의 환상을 걷어낼 때, 비로소 우리는 혹독한 겨울을 견뎌내고 뿌리로부터 피어나는 진정한 생명의 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내 백성의 상처를 가볍게 여기면서 말하기를 평강하다 평강하다 하나 평강이 없도다 - 예레미야 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