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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무너진 권력의 바벨탑과 역사의 주관자
최고 권력의 정점에 섰던 이가 다시 한번 차가운 법의 심판대 앞에 섰다. 2026년 4월 29일, 헌정 질서를 흔들었던 지난 2024년 12월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와 관련하여 전직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의 중형이 선고되었다. 일국의 지도자가 스스로 권력의 감옥에 갇혀 역사의 죄인으로 전락한 모습은, 단순히 한 정치인의 비극을 넘어 우리 사회 전체에 깊은 탄식과 무거운 영적 성찰을 요구한다.

인간에게 쥐어진 '권력'이란 본디 날 선 검과 같아서, 자신을 비우고 이웃을 향해 엎드리지 않으면 결국 스스로를 찌르고 만다. 무소불위의 힘을 통해 국면을 전환하고 통치권을 강화하려 했던 시도는, 도리어 거센 국민적 저항과 법의 준엄한 심판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우리는 이 역사적 현장에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쌓아 올리려 했던 인간의 바벨탑이 얼마나 허망하게 무너져 내리는가를 목도하고 있다. 세속의 권력은 언제나 영원할 것처럼 인간의 눈을 멀게 하지만, 하나님의 저울 앞에서는 한낱 아침 안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 사건을 차가운 비판과 정치적 조소거리로만 소비해서는 안 된다. 목회자의 긍휼 어린 시선으로 이 시대를 바라볼 때, 끝없는 정쟁과 단죄의 굴레 속에서 상처 입고 분열된 우리 공동체가 가장 먼저 눈에 밟힌다. 누군가의 몰락이 곧 나의 온전함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공동체의 회복은 정적을 베어 넘기는 칼날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낮추어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의 '섬김의 리더십(Servant Leadership)'에서 비롯된다.
지금 한국 사회와 교회가 구해야 할 것은 세상의 권력을 향한 헛된 동경이 아니다. 권력을 쥐었던 자나, 그것을 심판하는 자나, 그 결과를 바라보는 우리 모두가 창조주 앞에 한없이 연약한 피조물임을 겸허히 인정해야 한다. 왕들을 폐하시기도 하고 세우시기도 하시는 역사의 진정한 주관자를 바라보아야 할 때다.
어둠이 깊을수록 참된 빛의 가치는 선명해진다. 무너진 권력의 폐허 위에서, 한국 교회는 탐욕의 우상을 타파하고 화해와 평화의 십자가를 굳게 세워야 한다. 진영 논리로 찢어진 이 땅의 갈라진 틈을 기도의 눈물로 메우며, '오직 정의를 행하고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하나님과 함께 걷는' 참된 회복의 길로 나아가자. 세속의 권좌는 비워졌고 또 언젠가 채워지겠으나, 우리 마음과 이 나라의 보좌에는 영원토록 쇠하지 않는 공의와 사랑의 왕을 모실 때다.
그는 때와 계절을 바꾸시며 왕들을 폐하시고 왕들을 세우시며 지혜자에게 지혜를 주시고 총명한 자에게 지식을 주시는도다 - 다니엘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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