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WORD

이사야 41:10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시드니 22°C ☀️
Admin

뉴스

더보기 →

문화

문화/영혼의 미술관

만종: 흙먼지 묻은 노동과 기도가 만나는 자리

[영혼의 미술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며 대지와 하늘을 부드러운 황금빛과 흙빛으로 물들이는 시간. 하루의 고단한 일과가 끝나는 그 즈음, 멀리서 은은한 저녁 삼종기도의 종소리가 들려옵니다. 감자를 캐던 농부 부부는 약속이나 한 듯 하던 일을 멈추고 제자리에 서서 고개를 숙입니다. 맞잡은 두 손과 깊게 숙인 정수리 위로 하늘의 숭고한 정적이 내려앉습니다. 바르비종파의 거장 장 프랑수아 밀레(Jean-François Millet)의 대표작, 이 우리를 초대하는 평안하고도 거룩한 저녁의 풍경입니다. 독실하고 근면한 농촌 가정에서 자라난 밀레의 시선은 언제나 가장 낮은 곳, 흙을 밟고 살아가는 평범한 농민들을 향해 있었습니다. 당대의 많은 화가들이 화려한 영웅의 서사나 극적인 성경의 기적을 화폭에 담기 원할 ..

2026.06.16
문화/영혼의 미술관

부서진 세상에 스며든 은혜의 눈물

[영혼의 미술관] 캔버스 앞에 서면, 가장 먼저 깊고 푸른 심연이 우리를 압도합니다. 짙은 프러시안 블루와 밤바다를 닮은 색채들이 화면 위로 고요하게, 그러나 거세게 번져갑니다. 구체적인 사람의 얼굴도, 십자가의 형상도 보이지 않는 이 추상 회화 속에서 우리는 묘하게도 누군가의 먹먹한 슬픔을 마주하게 됩니다. 일본 전통화 기법인 니혼가(Nihonga)와 현대 추상 표현주의를 결합한 크리스천 예술가, 마코토 후지무라(Makoto Fujimura)의 작품 입니다. 수십 겹으로 칠해진 광물성 안료(미네랄 피그먼트)는 그저 캔버스에 표면에 머물지 않고, 빛을 머금었다가 뱉어내며 신비로운 깊이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그 짙은 푸름 위로 흩뿌려진 흰색 물감과 반짝이는 금박들은 마치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뜨거운 눈..

2026.06.15
문화/영화

교회오빠 (이호경)

이호경 감독의 2019년 다큐멘터리 영화 '교회오빠'는 현대판 욥기라 불리며 기독교인은 물론 비기독교인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긴 작품이다. 이 영화는 평범하고 신실한 30대 가장 이관희 집사와 그의 아내 오은주 집사에게 닥친 상상하기 힘든 연쇄적인 고난의 기록이다. 첫 딸을 품에 안은 기쁨도 잠시, 남편 이관희의 대장암 4기 판정이 내려지고, 이 충격으로 어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 발생한다. 설상가상으로 아내 오은주마저 혈액암 4기 판정을 받으며, 부부의 삶은 인간의 이해를 뛰어넘는 극심한 환난 속으로 던져진다. 영화는 이토록 가혹한 절망의 한가운데서도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그분의 뜻을 구하며 묵묵히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는 한 인간의 처절하면서도 숭고한 투병기를 담담하게 카메라에 담아..

2026.06.14
문화/도서

"대우받고자 하는 대로 대우하라", 그 익숙함에 갇힌 복음의 정수를 깨우다

권수경 목사의 저서 『황금률』은 인류 보편의 도덕률로 여겨지던 황금률을 성경적, 인문학적 관점에서 해체하고 재구성한 역작이다. 타종교의 보편적 상호성과 구별되는 예수 그리스도의 비대칭적 은혜를 규명하며, 현대 교회에 복음의 본질적 회복을 촉구한다. Release: 2025-12-17 도서 『황금률』은 고대 근동, 유대교, 동양 철학 등 세계 주요 문화권에서 발견되는 '일반 황금률'의 기원과 특성을 짚어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저자는 방대한 인문학적 고찰을 통해 일반 황금률이 '상호성'에 기초한 정의와 평화의 지혜임을 밝힌다. 그러나 진정한 서사는 마태복음 7장 12절을 해부하는 제3, 4부에서 폭발한다. 저자는 산상수훈의 맥락 속에서 주님의 황금률이 '하나님께 이미 조건 없는 은혜를 받았으므로 이웃에게 흘..

2026.06.13
문화/도서

"그건 은혜로 하는 겁니다"... 바울의 은혜 신학에서 발견한 목회와 공동체의 회복

오늘날 많은 교회와 목회자들이 인간관계의 갈등과 사역의 피로감 속에서 길을 잃고 방황한다. 특히 이민 사회의 고단함과 다문화적 환경 속에서 치열하게 분투하는 오세아니아 지역의 한인 교회 공동체들 역시 예외는 아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 가장 큰 숙제이자 고통이 되어버린 시대, 우리는 과연 어떻게 교회를 지키고 사역을 이어가야 할까? 최근 한국 교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도서 《은혜란 무엇인가》와 이를 둘러싼 한 목회자의 진솔한 고백은, 우리가 잃어버렸던 '은혜'의 참된 본질과 공동체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남용되는 '은혜'의 참된 의미를 찾아서우리는 일상에서 '은혜'라는 단어를 매우 쉽게 사용하곤 한다. 예배나 찬양이 감격스러울 때도, 설교가 마음에 와닿을 때도, 혹은 예상치 못한 행운이나 좋은..

2026.06.12
문화/영혼의 미술관

폭풍 속의 고요, 벼랑 끝에서 만나는 빛의 신비

렘브란트의 삶의 바다는 예고 없이 뒤집힙니다. 어제까지 평온했던 수평선은 순식간에 집어삼킬 듯한 파도로 변해 우리의 안락한 배를 흔들어 놓습니다. 렘브란트의 '갈릴래아 호수의 폭풍'은 단순히 성경의 한 장면을 묘사한 기록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생이라는 거친 바다를 지나는 모든 영혼이 겪어야 할 시련의 현장 보고서입니다.17세기 네덜란드의 황금기를 구가하던 렘브란트 판 레인은 빛을 통해 신의 섭리를 읽어내려 했던 사제와 같은 화가였습니다. 그가 이 작품을 완성했을 때 그는 겨우 20대 후반의 청년이었습니다. 세상의 명성과 부가 쏟아지던 시기였지만 그의 붓끝은 항상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을 향해 있었습니다. 그는 성경 속의 기적을 박제된 신화로 보지 않았습니다. 대신 오늘 나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생생한 ..

2026.06.11
문화/영혼의 미술관

진리의 기둥 아래 선 네 개의 영혼: 알브레히트 뒤러의 <네 사도>

알브레히트 뒤러의 고요한 화실의 공기 속에 뉘른베르크의 차가운 새벽빛이 스며듭니다. 거장은 붓을 내려놓고 자신이 평생을 바쳐 완성해온 예술의 여정을 되짚어봅니다. 그의 눈앞에는 성인이 된 사도들이 마치 살아있는 거인처럼 웅장하게 서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나무판 위에 그려진 그림이 아닙니다. 그것은 격변하는 시대의 한복판에서 예술가가 하나님 앞에 드리는 마지막 고백이자, 길을 잃은 세상을 향해 던지는 간절한 외침입니다. 알브레히트 뒤러는 르네상스의 화려한 기교를 넘어서는 영적인 힘을 갈구했습니다. 그는 루터의 목소리를 통해 들려오는 하나님의 말씀에 영혼의 닻을 내리고자 했습니다. 뒤러는 독일이 낳은 가장 위대한 천재 중 한 명이었지만, 그의 내면은 늘 신앙적 갈증으로 목말라 있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

2026.06.10
문화/영혼의 미술관

침묵으로 웅변하는 붉은 고독, 엘 에스폴리오

엘 그레코의 붉은색은 때로 비명보다 강렬한 언어가 됩니다. 화폭을 가득 채운 선명한 진홍빛 외투는 고난의 정점에서 피어난 고고한 생명의 불꽃 같습니다. 우리는 지금 숨 막히는 압박감 속에 서 있는 한 남자를 마주합니다. 그의 이름은 예수 그리스도, 만왕의 왕이시나 지금은 옷을 벗김 당하는 수치 앞에 서 계십니다. 엘 그레코는 평생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이방인'의 영혼을 가진 화가였습니다. 그는 본래 그리스 사람이었으나 이탈리아를 거쳐 스페인의 고도 톨레도에 정착했습니다. 그가 이 작품을 그릴 당시, 그는 낯선 땅에서 자신의 신앙과 예술을 증명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습니다. 동시에 그는 보이지 않는 신의 세계를 가시적인 캔버스 위에 고정시키려는 거룩한 열망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그는 인간의 신체를 ..

2026.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