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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죽음의 문턱에서 길어 올린 생명과 회복의 메시지
암 전문의이자 '파더링 프로젝트' 창립자, 브루스 로빈슨 교수 (Prof. Bruce Robinson)

현대 의학의 최전선에서 암과 사투를 벌이는 의사가 질병의 치료를 넘어 '사회적 치유'의 아이콘이 될 수 있을까요? 서호주(WA) 출신의 세계적인 호흡기 내과 전문의이자 암 연구자인 브루스 로빈슨 교수(Professor Bruce Robinson)의 삶은 이 질문에 대한 가장 완벽하고도 감동적인 대답입니다.
1950년 서호주 프리맨틀(Fremantle)에서 태어나 배센딘(Bassendean)에서 성장한 그는 석면 노출로 인한 치명적인 암인 '중피종(Mesothelioma)'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입니다. 서호주 대학교(UWA) 의과대학 교수로서 그는 세계 최초로 중피종 진단 혈액 검사법을 개발하고, 호주 최초의 암 유전자 치료 임상시험을 주도했습니다. 이러한 의학적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호주 훈장(AM)을 수훈하고, 이듬해 '올해의 서호주인(Western Australian of the Year)'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그러나 그가 호주 사회에 남긴 가장 위대한 유산은 실험실이나 수술실 안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이 마주한 수많은 말기 암 환자들의 마지막 눈물을 통해 이 시대의 가장 깊은 상처인 '가정의 붕괴와 아버지의 부재'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 전 국가적 사회 운동인 '파더링 프로젝트(The Fathering Project)'를 설립했습니다. 브루스 로빈슨 교수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글로벌 스타나 대형 교회의 목회자는 아닐지 모르지만, 호주 사회의 가장 깊은 아픔을 신앙의 눈으로 직시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이 시대의 진정한 '숨은 영적 보석(Hidden Gem)'입니다.
브루스 로빈슨 교수의 삶을 관통하는 핵심은 '과학과 신앙의 조화', 그리고 '고난을 향한 그리스도의 긍휼'입니다. 성공한 의학자로서 명예의 정점에 서 있었지만, 그의 최우선 정체성은 언제나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실한 제자였습니다. 현재 세인트 매튜스(St Matthew's) 및 프로비던스 성공회 교회(Providence Anglican Church)에 출석하며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의사라는 직업을 하나님이 주신 '거룩한 소명'으로 여겼습니다.
"환자들은 단순한 '질병'이 아닙니다. 그들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인격체입니다. 의사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의 병뿐만 아니라, 그 사람 자체를 보는 것입니다."
폐암 전문의로서 그는 수십 년간 수백 명의 환자에게 시한부 선고를 내려야만 했습니다. 차가운 진료실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며, 그는 자연스럽게 '인간의 고통과 하나님의 섭리'에 대해 깊이 고뇌하게 되었습니다. 2004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등 끔찍한 재난 현장에서도 자비량으로 의료 봉사를 펼친 그는, 이러한 뼈저린 경험들을 바탕으로 기독교적 관점에서 고난을 다룬 저서 『눈물 너머에 (Behind the Tears)』를 집필했습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하나님이 왜 고난을 허락하시는가"라는 차가운 신학적 변증에 머물지 않고, 고통받는 이웃의 손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즉 '상처 주지 않고 진정으로 돕는 법'에 대한 성경적이고 따뜻한 실천적 지혜를 나누었습니다.
그의 신앙적 긍휼이 사회적 영향력으로 만개한 결정체가 바로 2013년에 설립된 '파더링 프로젝트(The Fathering Project)'입니다.
말기 암 진단을 받은 남성 환자들과 대화하며 로빈슨 교수는 한 가지 충격적인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죽음을 앞둔 아버지들 중 그 누구도 "사무실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어야 했는데"라거나 "돈을 더 많이 벌었어야 했는데"라고 후회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들의 가장 뼈사무치는 후회는 단 하나, "가족과, 특히 자녀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이 죽음 앞의 절규를 단순한 연민으로 넘기지 않은 로빈슨 교수는 곧바로 행동에 나섰습니다. 아버지가 자녀의 삶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아이들의 정서적, 영적, 사회적 미래가 어떻게 긍정적으로 달라지는지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파더링 프로젝트'를 출범시켰습니다.
오늘날 이 프로젝트는 호주 전역의 학교와 지역 사회로 퍼져나가 수만 명의 아버지들이 참여하는 국가적 무브먼트로 성장했습니다. 아버지들이 학교를 중심으로 연대하는 'Dads Group'을 형성하고, 자녀와 일대일로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시간을 보내는 '아빠와의 데이트(Dad Dates)' 문화를 정착시킴으로써, 청소년 우울증과 범죄율 감소, 자녀들의 정서적 안정이라는 놀라운 사회적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브루스 로빈슨 교수의 삶은 호주를 살아가는 우리, 특히 낯선 이민 사회 속에서 생존과 성공을 위해 밤낮없이 달려가는 한인 및 오세아니아 크리스천들에게 깊은 찔림과 영적 교훈을 던져줍니다.
죽음이 가르쳐주는 삶의 우선순위: 우리는 종종 더 나은 미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현재의 가족과 신앙을 희생합니다. 그러나 수많은 죽음의 문턱에서 증명된 진리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가장 위대한 기업은 화려한 경력이나 통장 잔고가 아니라 '우리에게 맡겨진 자녀와 가족'이라는 사실입니다. 성공을 좇다 관계를 잃어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됩니다.
고난을 대하는 십자가의 자세: 로빈슨 교수는 고통받는 자들에게 섣부른 위로나 값싼 성경 구절을 던지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예수님이 나사로의 무덤 앞에서 우셨던 것처럼, 문제를 해결해 주려 하기보다 그저 곁에 머물며 함께 눈물 흘려주는 '성육신적 공감'이 진정한 위로임을 가르쳐 줍니다.
직업 현장에서의 총체적 선교: 그는 의사라는 직업을 돈을 버는 수단이나 개인의 자아실현으로 끝내지 않았습니다. 진료실에서 발견한 사회의 아픔(아버지의 부재)을 복음적 가치(가정의 회복)로 연결하여 세상을 변화시켰습니다. 우리의 일터 역시 하나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치유하는 최전방 선교지가 될 수 있습니다.
브루스 로빈슨 교수는 눈부신 의학적 성취로 수많은 암 환자들의 생명을 연장시켰을 뿐만 아니라, 죽어가는 자들의 후회를 영적인 통찰로 승화시켜 수백만 명의 가정을 영적 붕괴로부터 건져냈습니다. 호흡기를 고치는 의사에서 무너진 가정에 숨결을 불어넣는 치유자로 쓰임 받은 그의 삶은, 복음이 어떻게 한 사람의 직업과 순종을 통해 사회 전체를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는 눈부신 증거입니다. 오늘날 성과주의와 바쁜 일상에 쫓겨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기 쉬운 시대 속에서, 그의 삶과 헌신은 우리를 다시 십자가와 가정이라는 가장 숭고한 자리로 부르고 있습니다.
"그가 아버지의 마음을 자녀에게로 돌이키게 하고 자녀들의 마음을 그들의 아버지에게로 돌이키게 하리라"
말라기 4:6 (Malachi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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