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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침묵의 벽을 허문 기도의 과학자: 인류 최초 '다채널 인공 와우(Bionic Ear)' 발명가, 그레엄 클라크 교수 (Prof. Graeme Clark)

현대 의학사에서 '기적'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발명품 중 하나는 바로 청력을 잃은 이들에게 소리를 되찾아주는 '다채널 인공 와우(Multi-channel Cochlear Implant, 일명 Bionic Ear)'입니다. 오늘날 전 세계 수십만 명의 청각 장애인들이 이 기기를 통해 처음으로 부모의 목소리를 듣고, 음악을 즐기며, 세상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 위대한 발명의 중심에는 호주가 낳은 세계적인 의학자이자, 평생을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온 그레엄 클라크 교수(Professor Graeme Clark)가 있습니다.
과학과 의학이라는 치열하고 이성적인 최전선에서, 자신의 연구실을 '기도실'로 삼아 하나님의 지혜를 구했던 그의 삶은 호주 교계가 품은 숨겨진 보석과도 같습니다. 종종 과학과 신앙이 대립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현대 사회에서, 클라크 교수는 "과학은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발견해 나가는 아름다운 과정"임을 자신의 삶과 업적으로 증명해 낸 보석 같은 롤모델입니다.
소명의 시작: 아버지의 침묵과 아들의 약속
그레엄 클라크의 여정은 개인적인 아픔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의 약사였던 그의 아버지 콜린 클라크(Colin Clark)는 극심한 청력 상실로 인해 큰 고통을 겪었습니다. 어린 그레엄은 아버지가 손님들과 소통하지 못해 좌절하고 점차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깊은 슬픔을 느꼈습니다. 이때 그는 하나님과 자신에게 한 가지 굳은 약속을 합니다. "언젠가 귀를 고치는 의사가 되어, 아버지처럼 침묵 속에 갇힌 사람들에게 소리를 찾아주겠다." 이 긍휼의 마음은 훗날 그를 이끄는 거룩한 소명이 되었습니다.
조롱과 반대를 넘어선 믿음의 인내
시드니 대학교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된 그는 멜버른 대학교 교수로 부임하며 본격적인 '인공 와우'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당시 1970년대의 주류 의학계는 그의 아이디어를 "클라크의 어리석은 장난(Clark's folly)"이라며 조롱했습니다. 복잡한 청각 신경을 여러 개의 전극으로 자극해 사람의 말소리를 분별하게 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었습니다. 연구비 지원은 번번이 끊겼고, 수많은 실패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그는 하나님께 엎드려 길을 열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미나무라 해변의 기적: 터번 조개와 풀잎
연구의 가장 큰 난관은 달팽이관(cochlea)의 구조였습니다. 나선형으로 꼬인 연약하고 미세한 달팽이관 내부에 어떻게 신경 손상 없이 여러 개의 전극 다발을 깊숙이 삽입할 수 있을지가 문제였습니다. 벽에 부딪혀 절망하던 어느 날, 클라크 교수는 가족과 함께 NSW주 남부의 미나무라 해변(Minnamurra Beach)으로 휴가를 떠났습니다. 해변을 거닐며 해답을 구하는 기도를 올리던 그의 눈에 달팽이 모양의 '터번 조개(Turban shell)' 껍데기와 부드러운 '풀잎(blade of grass)' 하나가 들어왔습니다.
무심코 풀잎을 조개껍데기 입구에 밀어 넣던 그는 깜짝 놀랐습니다. 끝이 부드럽고 갈수록 빳빳해지는 풀잎이 조개의 나선형 구조를 따라 꺾이지 않고 부드럽게 미끄러져 들어간 것입니다. "이것이다!" 그는 끝부분은 유연하고 기저부는 뻣뻣한 점진적 강도의 전극을 만들면 달팽이관을 손상시키지 않고 안전하게 삽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훗날 그는 이 결정적인 '유레카'의 순간을 자신의 통찰이 아닌 "하나님의 완벽한 기도 응답"이라고 고백했습니다.
클라크 교수의 끈질긴 기도와 연구는 1978년, 로드 사운더스(Rod Saunders)라는 청각 장애인에게 최초로 다채널 인공 와우 이식 수술을 성공시키며 역사적인 결실을 맺었습니다. 수술 후 기계가 켜지고 사운더스가 소리를 듣고 환희에 차 벌떡 일어서던 순간은 호주 의학사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에 남을 명장면이 되었습니다.
이후 이 기술은 호주의 의료기기 기업인 '코클리어(Cochlear)'를 통해 상용화되었고, 현재까지 전 세계 100여 개국의 수십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 기술을 통해 세상의 소리를 되찾았습니다.
나아가 그는 학계와 대중 앞에서 신앙을 변증하는 일에도 앞장섰습니다. 그는 현대 과학기술의 발전이 결코 하나님의 주권과 배치되지 않으며, 오히려 창조주의 오묘한 섭리를 깨닫게 하는 도구라고 설파했습니다. 생명 윤리와 과학적 진보 사이에서 길을 잃기 쉬운 현대 의학계에, 그의 존재는 확고한 기독교적 윤리와 이웃 사랑이 어떻게 가장 위대한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그레엄 클라크 교수의 삶은 오늘날 호주와 오세아니아를 넘어 전 세계의 성도들에게 깊은 영적 울림을 줍니다.
상처와 긍휼이 부르는 거룩한 소명 (Calling born of Compassion) : 위대한 사역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클라크 교수의 위대한 업적은 난청으로 고통받는 아버지를 향한 '긍휼'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개인적인 아픔과 주변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작은 마음을 사용하셔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도구로 삼으십니다.
한계 상황에서 드리는 온전한 의탁 (Trust in the Limit): 세상의 전문가들이 모두 "불가능하다"고 조롱할 때, 그는 기도의 자리로 나아갔습니다. 지성과 이성의 한계에 직면했을 때, 해변가의 작은 피조물(조개와 풀잎)을 통해 창조주의 지혜를 발견한 그의 일화는, 우리의 막막한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은 항상 기도하는 자에게 길을 예비하고 계심을 깨닫게 합니다.
직업 현장이 곧 사명지 (Vocation as Ministry): 그는 목회자나 선교사가 아니었지만, 메스와 연구 데이터가 가득한 실험실을 자신의 선교지로 삼았습니다. 성도들에게 주어진 각자의 전문 분야(의학, IT, 비즈니스, 교육 등)가 어떻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이웃을 치유하는 거룩한 통로가 될 수 있는지 생생히 보여줍니다.
그레엄 클라크 교수는 침묵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 서서 절망하지 않고, 기도의 두 손을 모아 하늘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에게 과학이라는 도구를 쥐여주셔서 수많은 닫힌 귀를 열어주셨습니다. 그가 발명한 '인공 와우'는 단순한 의료 기기를 넘어, 절망 속에 있는 이웃의 신음 소리를 듣고자 했던 한 신실한 크리스천의 '사랑의 결정체'입니다.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호주 사회 곳곳에, 제2, 제3의 그레엄 클라크가 세워지기를 소망합니다. 세상이 불가능하다고 말할 때 하나님의 가능성을 믿는 사람, 차가운 기술의 시대에 따뜻한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세상을 치유하는 참된 신앙인들이 오세아니아 땅에 더욱 가득해지기를 기도합니다.
"듣는 귀와 보는 눈은 다 여호와께서 지으신 것이니라" (잠언 20장 12절)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시며 그에게 이르시되 에바다 하시니 이는 열리라는 뜻이라 그의 귀가 열리고 혀가 맺힌 것이 곧 풀려 말이 분명하여졌더라" (마가복음 7장 34-3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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