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보기 →호주 울월스(Woolworths), 새 도난 방지 게이트 도입 논란... '장애인과 어린이 배려 부족' 지적
호주 대형 마트 체인인 울월스(Woolworths)가 최근 도입한 새로운 '일방통행(one-way)' 보안 게이트 시스템이 쇼핑객들 사이에서 큰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특히 이 시스템이 어린이와 장애인 등 특정 계층의 접근성을 간과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도난 방지와 고객 편의 사이의 균형에 대한 논의가 가열되고 있습니다.

최근 울월스는 일부 매장 입구에 유연한 플라스틱 재질의 돌출형 게이트(push-through, flexible prongs)를 설치하는 시범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이 게이트는 고객이 밀고 들어간 후 뒤에서 자동으로 잠기도록 설계되어, 계산을 거치지 않은 무단 퇴장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이 새로운 보안 장치는 장애인 인권 단체와 부모들로부터 불필요하고 불공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한 소셜 미디어 사용자는 "매장의 이윤을 갉아먹는 대규모 카트 도난은 막을 수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어린이와 체구가 작은 사람, 휠체어 사용자는 큰 불편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의견이 담긴 영상은 14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한 휠체어 사용자는 해당 마트의 이용을 피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시드니의 울월스 배스 힐(Bass Hill) 매장에서는 한 어린이가 이 보안 게이트에 부딪혀 눈물을 터뜨리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해 아동의 부모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다른 부모들과 이야기해 보니 이미 많은 아이들이 이 게이트에 부딪히는 일을 겪었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비록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지만, 가족들의 쇼핑이 시작부터 불쾌한 경험이 되었다는 지적입니다.

장애인 인권 단체들의 반발도 거셉니다. 멜버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장애인 인권 운동가 조 시먼스(Zoe Simmons)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게이트를 "잔인해 보이는(brutal-looking) 형태"라고 묘사했습니다. 그녀는 "마트 측이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할 때 장애인이나 접근성이 필요한 사람들이 받을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 점이 매우 유감스럽다"며, 휠체어 사용자뿐만 아니라 유모차를 끄는 부모들에게도 큰 장벽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중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약 3,000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5%는 이 보안 게이트에 반대했지만, 36%는 도난을 막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조치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나머지 29%는 마트가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최근 절도 범죄 증가에 대응하면서도 고객에 대한 배려를 유지해야 하는 유통업계의 깊은 고심을 보여줍니다.
이에 대해 울월스 측은 고객들의 불편 사항을 인지하고 있으며, 시범 운영 기간 동안 접수된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울월스 대변인은 "고객이 어떤 이유로든 해당 입구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근처 직원에게 알리면 대체 입구를 안내해 드립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안타깝게도 매장 내 절도는 매장 직원을 향한 폭력과 공격성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이번 조치의 불가피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했습니다.
현재 이와 유사한 푸시형 게이트는 드레이크스(Drakes), IGA, 스포트라이트(Spotlight) 등 호주 내 다른 유통업체는 물론 해외 마트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방식입니다. 지난해 12월 멜버른 캠버웰(Camberwell) 매장에서 단일 시범 운영으로 시작된 이 시스템은, 현재 배스 힐(Bass Hill)을 포함한 5개 매장으로 확대된 상태입니다.

마트 측의 도난 및 범죄 예방 노력도 중요하지만, 모두가 차별 없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설계(Universal Design)'와 진정한 포용성이 상업 공간에도 반드시 적용되어야 할 시점입니다.
---
[에디터의 노트]
이번 울월스의 보안 게이트 논란은 기업의 '보안 및 직원 보호'라는 목적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라는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최근 호주 내 생활비 상승과 함께 마트 절도가 증가하며 직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하지만 그 해결책이 어린이와 장애인 등 접근성에 제약을 받는 이들에게 신체적, 심리적 장벽이 된다면 완벽한 대안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우리 사회의 모든 공간이 보편적 설계를 통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따뜻하고 포용적인 장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뉴스 > 오세아니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호주 NSW주, 전기 자전거 규제 대폭 강화... 탑승 연령 제한 및 출력 축소 도입 (0) | 2026.03.30 |
|---|---|
| 부활절 연휴 '더블 디메릿(벌점 두 배)' 단속 임박…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 당부 (0) | 2026.03.30 |
| NSW 주정부, 심화되는 연료 위기 속 '대중교통 무료화' 거부… "성숙한 시민 의식 당부" (0) | 2026.03.29 |
| 사이클론 '나렐', 서호주 주요 농업 지대 강타… 카나본 바나나 농가 심각한 타격 입어 (0) | 2026.03.29 |
| [호주] 연방·주 정부, 이란발 연료 위기 타개책 발표… 대중교통 무료화 및 공급망 지원 (1) | 2026.0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