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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생명의 벼랑 끝에서 캄보디아의 심장을 뛰게 한 헌신의 의사 고 김우정 선교사
2026년 8월 세계 선교계와 의료계는 한 알의 밀알처럼 자신의 생명을 온전히 내어준 참된 신앙인을 떠나보내며 깊은 애도와 존경의 마음을 표했습니다. 캄보디아의 슈바이처로 불렸던 헤브론의료원장 고 김우정 선교사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한국에서 20년간 소아과 의원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었던 그는 2004년 우연히 떠난 캄보디아 단기 의료봉사에서 인생의 항로를 완전히 바꾸게 됩니다. 가난과 열악한 의료 환경 속에서 속수무책으로 죽어가는 생명들을 목격한 그는 하나님의 강력한 부르심을 느꼈습니다. 결국 2006년 50대 중반의 나이에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캄보디아로 떠난 그는 2007년 프놈펜 외곽의 작은 가정집을 개조해 무료 진료소를 열었습니다.
이 작은 진료소는 훗날 매년 6만 명 이상의 가난한 이들을 치료하는 캄보디아 최대 규모의 한인 선교 병원인 헤브론병원으로 기적처럼 성장하게 됩니다. 오세아니아 크리스천 저널은 글로벌 선교와 구호 사역의 참된 이정표를 세운 김우정 선교사의 삶을 조명하며 그가 남긴 십자가의 흔적을 되짚어보고자 합니다.
김우정 선교사의 삶은 철저한 내려놓음과 순종의 연속이었습니다. 피난처와 동맹이라는 뜻을 가진 헤브론이라는 이름처럼 캄보디아인들의 영육을 치료하는 도피성이 되기를 바랐던 그는 단순히 병을 고치는 것을 넘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데 전력을 다했습니다. 초기에는 재정이 턱없이 부족해 병원 부지를 매입하고 건물을 올리는 일조차 막막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고 오직 기도로 하나님께 나아갔습니다. 건축비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심장병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수술실을 짓고 간호대학을 세우는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믿음으로 감행했습니다.
가장 감동적인 신앙의 행적은 그가 자신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김우정 선교사는 2018년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고 이후 암이 전이되는 등 극심한 육체의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투병 중임에도 불구하고 병원 사역을 결코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아픔을 숨긴 채 매일 새벽부터 몰려드는 환자들을 진심으로 대하며 오히려 자신의 고통을 통해 아픈 환자들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고백했습니다. 뼈가 부러지고 장기가 손상되어도 돈이 없어 병원 문턱조차 넘지 못하던 이들에게 그는 의사이자 아버지였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손길 그 자체였습니다. 죽어가는 심장병 아이의 손을 맞잡고 간절히 기도하던 그의 굽은 등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복음을 증명한 현대판 사도행전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김우정 선교사의 헌신은 캄보디아 사회와 의료계에 실로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작은 클리닉으로 시작했던 헤브론병원은 현재 100여 명의 직원과 12개의 진료과 심장센터 안과센터 등을 갖춘 대형 종합병원으로 발전했습니다. 수많은 심장병 환아들이 이곳에서 무료로 수술을 받고 새 생명을 얻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성장하여 의대나 간호대에 진학해 또 다른 누군가를 살리는 의료인으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그는 단기적인 구호에 그치지 않고 자생적인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헤브론 간호대학을 설립하고 현지 전공의 수련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캄보디아 의료진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한 것은 선교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입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아산상 대상을 비롯해 수많은 표창을 받았지만 그는 언제나 이 모든 영광은 하나님과 함께 동역한 무명의 의료진들과 후원자들의 몫이라며 자신을 한없이 낮추었습니다.
성공과 성취를 하나님의 축복이라 여기며 편안한 신앙생활을 추구하는 현대의 기독교인들에게 김우정 선교사의 삶은 강력한 영적 도전을 던집니다. 첫째 부르심 앞에서의 철저한 기득권 포기입니다. 세상이 부러워할 만한 지위와 부를 기꺼이 배설물처럼 여기고 가장 낮고 어두운 곳으로 향한 그의 결단은 십자가의 길을 걷고자 하는 성도들에게 참된 제자도가 무엇인지 묻고 있습니다.
둘째 상처 입은 치유자로서의 삶입니다. 자신 역시 암 투병이라는 치명적인 고통 속에 있으면서도 자신보다 더 약한 자들을 돌보는 데 여생을 바쳤습니다. 이는 우리의 연약함이 변명거리가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영광과 사랑을 가장 진실하게 드러내는 통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셋째 연합과 동역의 가치입니다. 그는 결코 자신을 영웅으로 포장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여러 선교사들과 교단 단체들이 연합하여 사역하는 협력의 모델을 강조했습니다. 개인의 이름이 아닌 하나님의 나라가 온전히 드러나야 한다는 그의 철학은 개교회주의와 분열로 아파하는 현대 교회에 묵직한 울림을 줍니다.
2026년 8월 김우정 선교사의 심장은 지상에서 멈추었지만 그가 캄보디아에 심어놓은 수많은 생명의 심장들은 지금도 힘차게 뛰고 있습니다. 캄보디아의 흙먼지 속에서 가난한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던 그의 따뜻한 손길은 천국에서 주님의 손을 맞잡는 가장 빛나는 면류관이 되었을 것입니다. 자신의 삶의 가장 찬란한 황혼을 가난한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불태운 고 김우정 선교사. 그의 거룩한 헌신은 우리 모두에게 진정한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지 영원히 증언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그가 남긴 십자가의 바통을 이어받아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사랑과 헌신의 작은 헤브론을 세워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 사도행전 20장 2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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