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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바다 위의 병원,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치유의 항해자 돈 스티븐스 (Don Stephens)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찾아 대양을 건너는 거대한 병원이 있다. 육지의 의료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스스로 다가가는 배, 바로 기독교 국제 구호 단체 머시쉽(Mercy Ships)이다. 이 거대한 은혜의 항해를 시작한 인물은 현대 기독교 사회 정의와 의료 구호 분야에서 가장 위대한 발자취를 남긴 돈 스티븐스(Don Stephens)이다.

1978년, 국제예수전도단(YWAM) 소속 선교사로 유럽에서 사역하던 돈 스티븐스와 그의 아내 데이온(Deyon)은 의료 인프라가 붕괴된 빈민국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기도하며 고민했다. 그들은 질병과 장애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빈민들을 위해 움직이는 해상 병원을 만들겠다는 거룩한 비전을 품었다. 당시 폐선 위기에 처했던 이탈리아의 낡은 여객선을 인수하여 병원선으로 개조하는 무모해 보이는 도전을 시작했고, 이 배에 부활이라는 뜻을 가진 헬라어 아나스타시스(Anastasis)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것이 오늘날 세계 최대의 비정부기구 병원선으로 자리 잡은 머시쉽의 첫 출발이었다.
돈 스티븐스의 삶은 불가능해 보이는 비전을 향한 철저한 순종의 여정이었다. 그는 예레미야 1장 5절 내가 너를 모태에 짓기 전에 너를 알았고 네가 배에서 나오기 전에 너를 성별하였고 너를 여러 나라의 선지자로 세웠노라 하신 말씀을 평생의 소명으로 삼았다. 그는 머시쉽의 사역이 자신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세상이 창조되기 전부터 하나님의 마음속에 있었던 계획이라고 고백했다.
고철 덩어리에 불과했던 낡은 여객선을 항해와 수술이 가능한 병원선으로 개조하는 데에는 무려 4년이라는 시간과 엄청난 재정이 필요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비웃음과 재정적 위기 속에서도 스티븐스 부부는 기도로 버티며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비전을 나누었다. 배가 완성된 후, 돈 스티븐스는 아내와 네 명의 자녀들과 함께 무려 10년 동안 배 위에서 생활하며 사역의 최전선을 지켰다.
그의 신앙적 철학은 예수 그리스도의 치유 사역을 현대에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었다. 육체적 질병으로 인해 사회에서 버림받고 저주받은 자로 취급당하는 이들의 환부를 직접 어루만지셨던 예수님처럼, 스티븐스는 구호와 복음 전도를 분리하지 않았다. 영혼의 구원과 육체의 치유는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하는 하나의 통전적인 사역이라는 것이 그의 확고한 믿음이었다.
돈 스티븐스가 시작한 머시쉽은 설립 이후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모인 매년 3,000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놀라운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외과의사, 간호사, 치과의사는 물론이고 항해사, 엔지니어, 요리사, 교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승무원이 자신의 체류비를 직접 부담하며 자비량으로 봉사하고 있다.
아나스타시스호를 시작으로 아프리카 머시(Africa Mercy), 그리고 최신식 의료 설비를 갖춘 글로벌 머시(Global Mercy)호에 이르기까지, 이 병원선들은 아프리카 해안에 정박하여 수많은 환자들에게 무료 수술과 진료를 제공해 왔다. 안면 기형으로 숨어 지내던 아이들,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은 노인들, 구루병으로 걷지 못하던 청년들이 이곳에서 수술을 받고 새로운 삶을 얻었다. 또한 머시쉽은 단순히 수술만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지 의료진을 교육하고 병원 시설을 확충하는 등 아프리카 여러 국가의 보건 의료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돈 스티븐스의 삶은 현대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세 가지 깊은 영적 교훈을 던져준다.
첫째, 하나님의 크기에 맞는 비전을 품는 것이다. 폐선을 세계 최고의 병원선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은 인간의 계산으로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이 주신 마음을 품고 믿음으로 나아갔고, 하나님은 전 세계의 동역자들을 붙여주셨다. 우리 역시 우리의 한계가 아닌 하나님의 능력을 바라보며 담대한 비전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둘째, 십자가의 사랑은 구체적인 희생을 동반한다는 것이다. 안락한 육지의 삶을 포기하고 10년간 좁은 배 위에서 거주하며 고통받는 자들과 삶을 나눈 그의 모습은, 말로만 하는 사랑이 아닌 삶을 던지는 헌신의 가치를 가르쳐준다.
셋째, 복음의 총체성이다. 영혼을 향한 사랑은 반드시 이웃의 육체적, 사회적 고통을 돌보는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가장 소외된 이들의 이웃이 되어주는 사회 정의와 구호 활동은 복음의 변두리가 아니라 핵심이라는 사실을 그의 삶이 증명하고 있다.
바다를 가르며 희망을 실어 나르는 머시쉽의 항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돈 스티븐스라는 한 사람의 순종은 거대한 은혜의 방주가 되어 수많은 생명을 절망의 바다에서 건져내었다. 그의 삶은 이 땅의 교회와 성도들에게 묻고 있다. 당신의 배는 지금 어느 곳을 향해 닻을 올리고 있는가. 고통받는 이웃을 향해 나아가는 발걸음이야말로, 오늘날 우리가 써 내려가야 할 살아있는 복음서일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 앓는 자를 고치게 하려고 내보내시며 (누가복음 9장 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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