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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깨어짐의 목회, 분립개척의 아름다운 모델 정갑신 목사

OCJ 2026. 8. 9. 06:59

현대 기독교는 종종 외형적 성장과 거대 교회의 화려함에 매몰되어, 복음의 본질인 십자가의 깨어짐을 잃어버렸다는 뼈아픈 지적을 받곤 합니다. 특히 목회 리더십이 한 개인에게 집중되거나 교회가 거대한 기득권 집단으로 변질되는 현상은 오늘날 전 세계 교회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위기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시대적 고민 속에서, 묵묵히 흩어짐과 자기 비움의 철학을 실천하며 건강한 교회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는 숨은 보석 같은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예수향남교회의 정갑신 목사입니다. 

 


정갑신 목사는 단순한 양적 성장을 단호히 거부하고, 성도들이 능동적인 복음의 주체로 서도록 돕는 참된 목양의 본질을 회복한 목회자로 평가받습니다. 세계적인 목회자 고 팀 켈러 목사가 주도한 복음 중심의 도시 교회 개척 운동인 시티투시티 코리아 네트워크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감당하며, 건강한 교회 개척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헌신하고 있는 그의 사역은 오세아니아를 비롯한 전 세계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에 깊은 찔림과 울림을 줍니다.

정갑신 목사의 삶과 목회 철학을 관통하는 두 가지 핵심 단어는 받아들여짐과 깨어짐입니다. 2009년 여름, 서울 창신교회의 파송을 받아 불과 20여 명의 성도들과 함께 화성 향남 지역에 교회를 개척한 그는, 지역 사회의 가장 아픈 곳을 품는 선교적 교회 비전을 품었습니다. 

예수향남교회는 단기간에 2,500명이 넘는 출석 성도를 지닌 대형 교회로 급성장했지만, 정 목사는 결코 그 숫자에 취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교회가 거대해질수록 성도들이 수동적인 구경꾼으로 전락할 수 있음을 극도로 경계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자신의 몸을 깨뜨려 생명을 낳으셨듯, 교회 역시 자신의 기득권과 덩치를 깨뜨려야만 진정한 생명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흔들리지 않는 신앙적 신념이었습니다.

이러한 그의 신앙이 가장 잘 드러나는 독창적인 실천은 매년 가을 열리는 전교인 비전기도회입니다. 이 뜻깊은 기도회에서는 담임목사나 부교역자들의 의도가 철저히 배제됩니다. 오직 평신도들이 소그룹으로 모여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역의 방향을 묻고, 지역 사회의 필요를 파악하여 내년에 교회가 집중해야 할 구체적인 활동과 재정 사용처를 스스로 토론하고 결정합니다. 이는 목회자가 군림하고 지시하는 전통적 리더십을 완전히 내려놓고,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을 하나님 나라의 진정한 동역자로 세우는 철저한 자기 비움의 결단입니다.

정갑신 목사의 철학은 분립개척이라는 가장 실천적이고 희생적인 열매로 맺어지고 있습니다. 예수향남교회는 성도가 늘어남에 따라 교회의 몸집을 불리는 거대한 예배당 건축에 매달리지 않고, 건강한 지교회를 독립적으로 세워 파송하는 좁은 길을 택했습니다. 이미 여러 개의 교회를 성공적으로 분립 개척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교회에서 5년 이상 부교역자로 헌신한 이들에게 새롭게 개척되는 교회의 담임목사직을 맡겨 리더십의 건강한 이양과 복음의 확장을 동시에 이루어냈습니다.

또한 지역 사회의 요구에 선뜻 손해 보는 방식으로 응답하는 것을 교회의 당연한 사명으로 삼았습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대안학교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교회의 소중한 공간을 지역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개방하며, 외국인 근로자와 농아인 등 우리 사회의 가장 소외된 이웃을 위한 예배 공동체를 품어 안았습니다. 그의 헌신적 리더십은 개교회의 성장을 넘어 수많은 후배 목회자들에게 복음 중심의 건강한 교회 개척이라는 실천적 매뉴얼과 영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갑신 목사의 삶과 목회는 오늘날 시대를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세 가지 강렬한 영적 교훈을 던집니다. 

첫째, 참된 부흥은 모이는 것이 아니라 흩어지는 것에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큰 규모와 화려한 성과를 하나님의 축복으로 오해하지만, 진정한 기독교의 생명력은 십자가의 원리처럼 나를 깨뜨려 세상을 향해 거룩하게 흘려보낼 때 비로소 나타납니다.

둘째, 건강한 신앙 공동체는 누군가의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함께 묻고 듣는 과정을 통해 세워집니다. 목회자에게만 의존하는 수동적 신앙에서 벗어나, 성도 스스로가 자신이 속한 지역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엎드려 기도하는 능동적인 제자가 되어야 합니다.

셋째, 세상 속에서 기꺼이 손해 보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교회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이웃을 위해 공간과 재정, 그리고 마음의 곁을 조건 없이 내어주는 거룩한 낭비야말로 세상이 교회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참된 향기를 맡게 하는 가장 강력한 통로입니다.

포스트 크리스텐덤 시대를 맞이하며 교회는 점점 세상의 주변부로 밀려나고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합니다. 그러나 예수향남교회와 정갑신 목사의 걸음은, 교회가 십자가의 본질인 깨어짐과 비워냄을 온전히 회복할 때 얼마나 역동적이고 아름다운 생명력을 뿜어낼 수 있는지 생생하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왕관을 내려놓고 제자들의 발을 씻기 위해 수건을 두르신 예수님처럼, 교회의 크기나 목회자 개인의 명성보다 한 영혼과 지역 사회의 찢긴 상처를 보듬는 데 헌신하는 그의 사역은 오세아니아의 모든 크리스천들에게 참된 목회 리더십과 신앙의 본질이 무엇인지 묵직하고도 거룩한 도전을 던져줍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요한복음 12장 24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