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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가슴에 하나님 나라의 불꽃을 심은 캠퍼스 선교의 개척자 이승장 목사

OCJ 2026. 8. 11. 04:21

한국 기독교 역사에서 1970년대와 80년대는 격동의 시기였습니다. 정치적 억압과 급격한 사회적 혼란 속에서 수많은 청년들이 길을 잃고 방황할 때, 이들의 지성과 영성을 동시에 깨우며 캠퍼스 복음화에 평생을 바친 숨은 거인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 캠퍼스 학생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이승장 목사입니다. 그는 대형 교회의 화려한 강단이나 세상이 알아주는 명성을 추구하는 대신, 이름 없는 대학 캠퍼스의 잔디밭과 허름한 동아리방을 자신의 교구로 택했습니다.

 

전남대학교 공대생 시절 복음을 듣고 회심한 그는 영국 런던신학대학에서 유학하며 로잔 운동의 영향을 깊이 받았습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복음주의 기독학생운동의 선구자로서, 개인의 영혼 구원과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을 조화롭게 아우르는 온전한 복음을 청년들의 가슴에 심었습니다. 세상의 잣대로는 화려하지 않을지라도, 그가 뿌린 복음의 밀알은 오늘날 수많은 기독 지성인과 사회 선교사들을 길러낸 거대한 숲이 되었습니다.

 


이승장 목사의 삶은 철저히 자신을 비우고 썩어지는 십자가의 길이었습니다. 그의 신앙적 헌신과 청년들을 향한 사랑을 가장 깊이 보여주는 사건은 1976년에 발생한 가슴 아픈 비극이었습니다. 당시 학생 선교단체 간사로 밤낮없이 사역하던 중, 심장질환을 앓던 어린 딸을 하늘로 먼저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숨을 거두기 전 어린 딸이 아빠, 하나님 은혜가 감사하지?라고 남긴 마지막 말은 그의 평생에 지워지지 않는 신앙의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그는 헤아릴 수 없는 눈물 속에서 딸의 유골을 자신이 사역하던 이화여대, 서강대, 연세대 캠퍼스 곳곳에 뿌렸습니다. 이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핏줄을 묻은 이 캠퍼스의 청년들을 영적인 자녀로 삼아 평생을 바치겠다는 비장한 신앙의 결단이었습니다.

또한 그는 성장주의와 물질주의에 물들어가는 세속적 흐름을 단호히 거부했습니다. 자발적 가난을 실천하며, 대형 교회를 지향하는 대신 성경적인 공동체를 꿈꾸며 예수마을교회를 개척했습니다. 노후한 소형차를 몰고 다니며 청년들과 눈높이를 맞추었고, 사역의 외형적 규모를 키우는 일보다는 한 영혼을 그리스도의 진실한 제자로 빚어내는 일에 자신의 모든 진액을 쏟아부었습니다. 

이승장 목사의 헌신은 한국 교회의 다음 세대 사역과 교육에 지울 수 없는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그는 기독대학인회 즉 ESF를 창설하고 발전시키며 복음주의 캠퍼스 선교의 기틀을 다졌습니다. 또한 1989년 다양한 학생 선교단체와 지역 교회의 연합체인 학원복음화협의회의 초대 상임대표를 맡아, 개별 단체들의 이기주의를 허물고 캠퍼스 복음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연합하는 아름다운 전통을 세웠습니다. 

나아가 해외 유학생들을 위한 신앙 수련회인 코스타와 기독 청년들의 사회적 책임을 일깨우는 성서한국 운동의 공동대표를 역임하며, 수십 년간 수만 명의 청년들에게 성경적 세계관을 심어주었습니다. 그가 양육한 수많은 기독 청년들은 현재 학계, 법조계, 언론계, 시민사회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경적 가치를 실천하는 리더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원론적인 신앙에 갇혀 있던 기독 청년들에게 복음주의 지성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역사와 민족을 가슴에 품고 행동하는 참된 지성인들을 배출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이승장 목사의 삶은 세속적인 성공과 화려함에 몰두하기 쉬운 현대 성도들에게 깊은 찔림과 교훈을 줍니다. 첫째, 진정한 사역은 건물이 아니라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입니다. 그는 프로그램이나 외형적 성과가 아닌, 한 사람을 말씀과 사랑으로 끝까지 품는 본질적인 제자 양육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둘째, 상실과 고난을 십자가의 사명으로 승화시키는 믿음입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을 잃은 참척의 슬픔을 캠퍼스의 영혼들을 향한 불타는 사랑으로 바꾼 그의 삶은, 우리의 고난이 어떻게 위대한 사명으로 변화될 수 있는지를 증명합니다. 셋째, 앎과 삶의 일치입니다. 개인적인 경건에만 머물지 않고 시대의 아픔에 공감하며 평생 자발적 가난을 실천한 그의 궤적은, 오늘날 크리스천들이 세상 속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지 명확한 방향을 제시합니다.

인공지능과 고도의 기술이 지배하는 이 화려한 시대에도, 청년들의 영혼은 여전히 참된 진리를 찾지 못해 쉴 곳 없이 방황하고 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조명받는 무대 위의 스타가 아닌, 캠퍼스의 차가운 벤치에서 청년들의 눈물을 닦아주며 복음의 생명을 속삭이던 이승장 목사와 같은 영적 아비가 절실히 그립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순전한 사랑 하나로 청년들의 가슴에 하나님 나라의 불꽃을 심었던 그의 거룩한 열정이, 오세아니아와 전 세계에 흩어진 우리 모든 크리스천들의 삶 속에서 다시 한번 뜨겁게 타오르기를 소망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요한복음 12장 24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