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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의 사형수들에게 베푼 은혜와 정의의 변호사 브라이언 스티븐슨 Bryan Stevenson

OCJ 2026. 8. 5. 04:34

현대 사회의 사법 제도는 종종 회복과 치유보다는 응보와 처벌에 무게를 둡니다. 하지만 법의 엄격함 속에서도 하나님의 긍휼을 실천하며, 세상의 가장 어두운 곳에 갇힌 이들을 향해 "우리 각자는 우리가 저지른 최악의 행동 그 이상의 존재입니다"라고 외치는 한 그리스도인 법조인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인권 변호사이자 이퀄 저스티스 이니셔티브(Equal Justice Initiative)의 설립자인 브라이언 스티븐슨입니다.

 

 

1959년에 태어난 그는 하버드 로스쿨과 하버드 공공정책대학원을 졸업한 수재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부와 명예가 보장된 대형 로펌의 길을 포기하고, 미국에서 가장 가난하고 인종적 편견이 깊게 뿌리내린 앨라배마주 몽고메리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돈이 없어 제대로 된 변호조차 받지 못한 채 사형수가 된 이들, 억울하게 누명을 쓴 빈민들, 그리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소년수들을 위한 변호사로 평생을 헌신해 왔습니다. 그의 삶은 법과 공공 서비스의 영역에서 기독교 신앙이 어떻게 세상의 구조적 절망을 깨뜨리는 희망의 빛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현대적 이정표입니다.

브라이언 스티븐슨의 헌신은 그의 깊은 기독교 신앙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아프리칸 감리교 감독교회(AME) 전통에서 자라나 기독교 대학인 이스턴 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신앙이란 단순히 교리적 동의가 아니라 상처 입은 세상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스티븐슨의 신앙을 가장 잘 대변하는 개념은 바로 '스톤 캐처(Stone Catcher, 돌을 대신 맞는 사람)'입니다.

 

요한복음 8장에서 예수님은 간음한 여인을 향해 돌을 던지려는 군중에게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말씀하십니다. 스티븐슨은 한 연로한 흑인 여성으로부터 "당신은 사람들을 향해 날아오는 돌을 대신 잡아주는 스톤 캐처군요"라는 말을 듣고 깊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는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이 정죄의 돌을 던지는 자가 되어서도 안 되며, 그저 방관하며 돌을 던지는 자들의 겉옷을 맡아주던 사울과 같아서도 안 된다고 역설합니다.

 

참된 신앙은 세상의 분노와 두려움이 쏟아내는 돌멩이들을 가장 연약한 이들을 대신해 맞아주는 피곤하고 고통스러운 사명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월터 맥밀리언이라는 억울한 사형수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살해 위협과 수많은 방해 공작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 과정은 훗날 저서와 영화 저스트 머시(Just Mercy)로 널리 알려지며 전 세계에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에게 법정은 단순한 직장이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가 만나는 거룩한 사역지였습니다.

그가 설립한 이퀄 저스티스 이니셔티브는 지금까지 140명이 넘는 억울한 사형수들의 판결을 뒤집고 그들에게 자유를 되찾아 주었습니다. 또한 미국 연방 대법원에서 아동과 청소년에게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역사적인 판결을 이끌어내며, 미국의 형사법 체계 자체를 더 인도적인 방향으로 변화시켰습니다.

 

나아가 스티븐슨은 범죄와 억압의 근본적인 원인인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몽고메리에 '평화와 정의를 위한 국립 기념관'과 '레거시 박물관'을 설립했습니다. 이는 과거의 아픔을 정직하게 대면하고 진정한 화해로 나아가기 위한 예언자적 발걸음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는 정치와 법의 영역이 두려움과 분노로 통치될 때 사회가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를 경고하며, 그 자리를 긍휼과 진실로 채워야 한다고 끊임없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오늘날 성도들에게 주는 영적 교훈


첫째, 근접성의 능력입니다. 스티븐슨은 고통받는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고서는 진정한 정의를 이룰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예수님께서 하늘의 영광을 버리고 낮고 천한 인간의 몸으로 우리 곁에 오신 것처럼, 오늘날의 성도들 역시 안전하고 편안한 자리를 떠나 세상의 소외된 이들 곁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둘째, 정죄를 넘어선 은혜의 실천입니다. 세상은 사람을 그의 가장 큰 실수와 죄악으로 규정하려 하지만, 기독교의 복음은 그 너머의 회복 가능성을 바라봅니다. 은혜는 자격 없는 자에게 주어질 때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그의 삶이 증명합니다.


셋째, 두려움과 분노의 정치를 거스르는 십자가의 사랑입니다. 스티븐슨은 오늘날 많은 사회적 억압이 두려움에서 기인한다고 통찰합니다. 성도들은 세상이 조장하는 분노와 혐오에 휩쓸리지 않고, 십자가의 희생적인 사랑으로 상처받은 자들을 보호하는 영적 스톤 캐처가 되어야 합니다.

브라이언 스티븐슨은 가장 차갑고 엄격해야 할 법의 한복판에 하나님의 따뜻한 자비와 긍휼을 심어놓은 이 시대의 참된 변증가입니다. 그의 사역은 우리에게 신앙이 그저 개인의 평안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세상을 치유하고 억눌린 자를 자유케 하는 하나님의 살아있는 손길이 되어야 함을 도전합니다. 오세아니아와 전 세계의 크리스천들이 그의 삶을 거울삼아,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공의와 사랑을 실천하며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날아오는 돌을 막아주는 십자가의 증인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미가 6장 8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