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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호주의 날' 앞두고 날짜 변경 논란 재점화… 교계 "화해의 날로 삼아야"
[오세아니아 크리스천 저널 = 시드니] 2026년 1월 26일 '호주의 날(Australia Day)'을 일주일 앞두고 호주 사회 내에서 날짜 변경에 대한 논의가 다시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788년 영국 제1함대가 시드니 코브에 상륙한 날을 기념하는 이날은 호주의 국가적 성취를 축하하는 날인 동시에, 원주민 사회에는 '침략의 날(Invasion Day)' 또는 '생존의 날(Survival Day)'로 인식되며 매년 갈등의 중심이 되어 왔다.

■ 최근 설문조사: "날짜 유지" 목소리 높아졌지만 갈등은 여전 최근 발표된 공공사무소(Institute of Public Affairs, IPA)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호주 국민의 약 76%가 1월 26일을 호주의 날로 유지하는 것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5년 69%, 2024년 63%에 비해 눈에 띄게 상승한 수치다. 특히 18~24세 젊은 층 사이에서도 날짜 유지에 대한 지지율이 83%에 달해, 지난 수년간 이어온 '날짜 변경' 여론과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 이면에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역사의 상흔이 깊이 자리하고 있다. 원주민 공동체와 연대하는 이들은 1월 26일이 원주민들에게는 강제 이주와 문화적 말살의 시작점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진정한 국가 통합을 위해서는 모두가 축하할 수 있는 새로운 날짜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교계 지도자들 "애통과 화해의 마음으로 임해야" 호주 주요 교단들은 이날을 단순한 휴일이나 축제의 날로 보내기보다, 호주의 복잡한 역사를 성찰하고 화해를 도모하는 날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호주 기독교 연합회(Uniting Church in Australia)는 1월 26일 직전 주일인 1월 25일을 '애통의 날(Day of Mourning)'로 선포했다. 카리사 술리(Rev. Charissa Suli) 총회장은 "모든 성도들이 열린 마음으로 원주민 공동체의 슬픔에 동참하고, 공의와 화해를 위한 여정을 지속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유나이팅 교회는 2019년부터 원주민이 겪은 실종과 불평등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예배를 드려왔다.
가톨릭 교회 산하 '국가 원주민 및 토레스 해협 섬주민 가톨릭 위원회(NATSICC)'는 2026년 호주의 날을 위한 '성찰과 분별 가이드'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많은 이들이 호주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는 날이지만, 원주민들에게는 여전히 미완의 역사와 슬픔의 날"이라며, 기독교인들이 기도를 통해 포용적인 국가를 만드는 데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이들은 1967년 국민투표 기념일인 5월 27일 등을 보다 포용적인 대안 날짜로 제시하며 논의의 장을 열어두고 있다.
성공회(Anglican Church) 소속 원주민 사역자인 네빌 네이든(Rev. Neville Naden) 신부는 "하나님이 이 땅에 베푸신 축복에 감사하는 동시에, 식민 지배로 인해 원주민들이 겪은 고통을 정직하게 마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진실을 말하고(Truth-telling),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며 화해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 기업 및 지역사회, '선택적 휴무' 확산 사회적으로는 1월 26일의 공휴일 준수 여부를 개인의 선택에 맡기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웨슬리 미션(Wesley Mission)을 비롯하여 텔스트라(Telstra), 커먼웰스 은행(CBA) 등 주요 기업들은 직원들이 양심에 따라 1월 26일에 근무하고 대신 다른 날 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공휴일 대체 제도'를 2026년에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일부 지방 의회들은 시민권 수여식을 1월 26일이 아닌 전후 날짜에 개최하며 원주민 사회와의 연대를 표시하고 있다. 반면 야권 리더인 피터 더튼(Peter Dutton) 자유당 당수는 "모든 지방 의회가 호주의 날 당일에 행사를 개최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정치권 내에서도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호주 교계는 이번 '호주의 날'이 단순한 갈등의 재점화가 아닌,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진정한 국가적 화해로 나아가는 변곡점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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