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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 같은 절망 속에서 피어난 한 알의 밀알, 전 맹(全盲)의 교육자이자 세계밀알연합 창립자 이재서 목사

OCJ 2026. 7. 19. 04:39

인생의 가장 찬란해야 할 10대 시절, 예고 없이 찾아온 열병은 한 소년의 시력을 완전히 앗아갔습니다. 빛이 사라진 그 자리에는 죽음과도 같은 절망이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 캄캄한 어둠 속에서 세상 그 어떤 빛보다 밝은 소명의 빛을 비추셨습니다. 오늘 오세아니아 크리스천 저널(OCJ)이 조명할 인물은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 대학 총장이자, 전 세계 20여 개국에 지부를 두고 장애인 선교와 복지를 실천하는 세계밀알연합의 창립자 이재서 목사입니다. 

 


그는 단순히 시각장애를 극복한 인간 승리의 표본이 아닙니다. 자신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을 하나님의 온전하심을 드러내는 도구로 내어드린 철저한 신앙의 증인입니다. 한국을 넘어 호주를 비롯한 오세아니아와 전 세계 곳곳에 장애인을 향한 사랑의 씨앗을 심은 그의 삶은, 사회 정의와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 할 오늘날의 크리스천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1953년 대한민국 전라남도 순천에서 태어난 이재서 목사는 15세 때 원인 모를 열병을 앓고 시력을 완전히 상실했습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맹인으로서 극심한 좌절에 빠졌던 그는 1973년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빌리 그래함 목사 전도 집회에 참석해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는 기적을 경험합니다. 보이지 않는 육신의 눈 대신, 영혼의 눈을 떠 영원한 생명을 바라보게 된 것입니다.

이후 그는 장애인이라는 사회적 편견과 싸우며 1977년 총신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당시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입학을 거부당할 뻔했던 뼈아픈 경험은 오히려 그가 장애인 선교와 복지에 평생을 바치게 된 굳건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학 3학년이던 1979년, 그는 전도, 봉사, 계몽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내걸고 한국밀알선교단을 창립했습니다. 이는 훗날 세계밀알연합으로 발전하는 작은 씨앗이 되었습니다.

그는 신앙의 열정에만 머물지 않고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필라델피아성서대학을 거쳐 럿거스대학교에서 사회복지정책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까지, 점자책과 주변의 도움에 의지해 남들보다 수십 배의 노력을 쏟았습니다. 그의 삶은 요한복음 12장 24절의 말씀처럼, 땅에 떨어져 죽어 많은 열매를 맺는 한 알의 밀알 그 자체였습니다.

이재서 목사가 심은 한 알의 밀알은 기적과도 같은 열매를 맺었습니다. 그가 설립한 세계밀알연합은 현재 한국, 미국, 호주, 유럽 등 전 세계 20여 개국 100여 개 지부로 확장되어 글로벌 장애인 선교와 복지 네트워크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호주를 비롯한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도 밀알선교단이 활발히 사역하며 한인 및 현지 다민족 장애인들에게 복음과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의 영향력은 기독교 NGO 사역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2019년, 그는 모교인 총신대학교의 제21대 총장으로 선출되며 한국 대학 역사상 최초의 시각장애인 총장이자 비신학과 출신 총장이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당시 극심한 내홍과 비리로 위기에 처해 있던 학교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그는, 특유의 포용력과 공명정대한 리더십으로 갈등을 봉합하고 학교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았습니다. 시각장애인용 점자 정보 단말기를 이용해 하루 수십 개의 서류를 결재하며 편견을 실력으로 불식시킨 그의 행보는 한국 사회와 교육계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오늘날 성도들에게 주는 영적 교훈
첫째, 약함이 곧 하나님의 능력이 됨을 믿는 신앙입니다. 이재서 목사는 자신의 실명을 저주가 아닌 축복이자 특별한 소명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나의 가장 약하고 고통스러운 부분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강력한 통로가 될 수 있음을 그의 삶이 증명합니다.

둘째, 신앙과 전문성의 조화입니다. 그는 장애인을 돕겠다는 선한 의지에 머물지 않고, 정책과 제도를 바꿀 수 있는 학문적 전문성을 치열하게 길렀습니다.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섬길 때, 따뜻한 가슴과 더불어 냉철하고 전문적인 실력을 갖추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줍니다.

셋째, 고난을 뛰어넘는 공동체적 헌신입니다. 그는 자신이 겪은 아픔을 개인의 상처로 남겨두지 않고, 전 세계 장애인들을 위로하고 돕는 거대한 공동체의 사역으로 승화시켰습니다. 그리스도인의 고난은 결국 타인을 살리는 이타적인 십자가의 길로 이어져야 함을 깨닫게 합니다.

이재서 목사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 속에서 오직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며, 세상의 소외된 자들을 향해 빛의 길을 걸어갔습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작은 밀알이 전 세계 수많은 장애인들의 영혼을 살리는 거대한 숲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사회 정의와 자선, 섬김의 사명을 감당해야 할 크리스천들에게 그의 삶은 묻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과연 땅에 떨어져 썩어짐을 감수하는 밀알이 되고 있는가. 보이지 않는 은혜를 믿으며 보이는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는가. 그의 발자취는 우리에게 가장 숭고한 헌신의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요한복음 12장 24절)

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 (고린도후서 12장 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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