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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호주, 공공의 광장에서 믿음을 말하다 : 스콧 모리슨

OCJ|2026. 1. 18. 08:25

영향력 있는 크리스천 리더 10인의 도전과 과제

OCJ 기획취재팀

2026년의 호주는 '후기 기독교(Post-Christian)' 사회로 불리지만, 역설적으로 공공 영역(Public Square)에서 신앙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하게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정치, 비즈니스, 스포츠, 기술, 그리고 원주민 사역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단순히 "기독교인임"을 밝히는 것을 넘어, 전문성과 신앙을 통합하여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오세아니아 크리스찬 저널(OCJ)은 2025-2026년 현재, 호주 사회에 깊은 영감을 주고 있는 크리스천 리더들을 조명합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성공담인 동시에, 세속 사회에서 어떻게 '거룩한 긴장'을 유지하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답변입니다.

스콧 모리슨: 섭리(Providence)와 회고의 신학

"정치적 정점에서 내려온 후, 비로소 보이는 것들"

 

호주의 제30대 총리,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의 정치 인생은 '기적'과 '폭풍'이라는 두 단어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2019년, 모두가 패배를 예상했던 총선에서 "나는 기적을 믿습니다(I believe in miracles)"라고 외치며 승리했을 때, 그는 호주 기독교 정치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이후어진 임기 동안 그는 가뭄, 산불, 그리고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국가적 재난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2024년, 정계를 은퇴하고 회고록 Plans for Your Good을 출간한 그는 이제 '총리'라는 직함을 내려놓고 '성도'로서의 삶을 복기하고 있습니다. OCJ는 스콧 모리슨의 삶을 관통하는 신앙의 여정, 그가 겪은 영광과 고뇌, 그리고 그가 한국과 오세아니아의 크리스천들에게 던지는 묵직한 화두를 깊이 있게 조명합니다.


1. 광야에서 배운 '기다림의 신학'

모리슨의 신앙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총리가 되기 훨씬 전, 가정 안에서 겪었던 깊은 아픔을 먼저 들여다봐야 합니다. 모리슨과 그의 아내 제니(Jenny)는 결혼 후 14년 동안 난임으로 고통받았습니다. 10번의 IVF(체외수정) 시술 실패와 제니의 자궁내막증 진단은 그들에게 "하나님은 왜 침묵하시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자연 임신으로 두 딸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는 딸들을 "하나님의 선하심의 얼굴들(faces of God's goodness)"이라고 부릅니다. 이 14년의 기다림은 그에게 "상황이 절망적일지라도 하나님의 섭리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었습니다. 이는 훗날 그가 정치적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때로는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비치기도 했던) 내면의 단단함을 형성하는 기초가 되었습니다.

2. 총리직: 소명과 '안수 기도'의 논란

2019년 총선 승리 후, 모리슨은 자신의 총리직을 에스더서 4장 14절("이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에 빗대어 이해했습니다. 그는 팬데믹 초기, 바이러스가 통제 불능으로 치닫는 상황을 보며 집무실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공적 영역에서 그의 신앙 표현은 때로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2021년 호주 기독교회(ACC) 컨퍼런스에서 그는 재난 현장을 방문해 사람들을 안아줄 때 "안수 기도(laying on of hands)"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사람들은 내가 그들을 안아주는 줄 알지만, 나는 사실 기도하고 있었습니다"라는 그의 발언은 세속 사회에서 "부적절한 종교적 개입"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모리슨에게 이는 정치적 행위 이전에, 상처 입은 이웃을 향한 가장 직접적인 사랑의 실천이자 '숨겨진 사역'이었습니다.

3. 갑옷을 벗다: 불안과 우울의 고백

대중에게 '불도저(Bulldozer)' 같은 강인한 이미지로 각인되었던 모리슨은, 회고록을 통해 재임 기간 중 겪었던 정신적 붕괴 위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중국과의 무역 갈등, AUKUS 협상의 압박, 그리고 끊임없는 미디어의 공격 속에서 그는 극심한 불안(anxiety)에 시달렸고, 결국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물을 복용했습니다.

 

"정치인은 돌로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피와 살을 가진 인간입니다." 그의 이러한 고백은 기독교 보수 진영 내에서 금기시되던 정신 건강 문제를 공론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는 약물 치료와 신앙이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회복의 도구임을 증언했습니다.

4. 예레미야 29:11과 정체성의 재발견

은퇴 후 그가 붙든 핵심 메시지는 예레미야 29장 11절,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입니다. 그는 총리직에서 물러난 후, 자신의 정체성이 '전직 총리'가 아닌 '하나님의 자녀'에 있음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 정체성은 내가 총리였다는 사실에 있지 않습니다. 내 정체성은 하나님이 나를 지으셨고, 예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이것을 깨달을 때 모든 것이 변합니다."

[OCJ 편집부 제언] 도전과 과제

스콧 모리슨의 삶은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로보데트(Robodebt)' 스캔들이나 비밀 장관직 겸직 논란 등은 여전히 그의 정치적 유산에 그림자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울림은 강력합니다.

  1. 성공이 아닌 소명: 그는 정치적 승리가 하나님의 축복이고 패배가 저주라는 '번영 신학'적 도식을 거부합니다. 성공과 실패 모든 과정 속에 하나님의 선하신 계획이 있음을 신뢰하는 것, 이것이 그가 말하는 섭리(Providence)입니다.
  2. 공공의 신앙: 세속화된 사회에서 크리스천 리더가 자신의 신앙을 어떻게 드러내야 하는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보여줍니다.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나는 기적을 믿는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오늘날 우리에게 있는지 묻습니다.

2026년, 스콧 모리슨은 이제 정치가가 아닌 평신도 리더로서, 미국과 호주를 오가며 다음 세대 기독교 리더들에게 "세상 속에 있으나 세상에 속하지 않는 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의 회고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사명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