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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흔적을 가슴에 새긴 33세의 참된 치유자 안수현 Ahn Soo-hyun 의사

OCJ|2026. 6. 16. 04:46

2006년 1월 한국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 무려 4천여 명의 조문객이 구름처럼 몰려들었습니다. 그 넓은 장례식장을 가득 메운 이들은 유명 정치인이나 대기업 총수가 아니었습니다. 동료 의사와 간호사들을 비롯해 병원 청소 노동자, 식당 아주머니, 침대 미는 도우미, 구두닦이 아저씨, 그리고 수많은 환자와 그들의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며 한 청년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습니다. 이 놀라운 애도의 중심에 있던 인물은 불과 33세의 나이에 유행성 출혈열로 세상을 떠난 군의관이자 내과 전문의 고 안수현 의사입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안수현 의사는 세상의 기준으로는 그저 전도유망한 젊은 의사 중 한 명이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는 기독교 신앙을 의료 현장에서 온몸으로 살아낸 이 시대의 진정한 숨은 보석이었습니다. 그는 온라인 공간과 이메일 끝인사에 항상 스티그마 즉 예수의 흔적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새겨 넣었습니다. 지위와 명예 그리고 경제적 안정을 추구하기 쉬운 전문직의 유혹 속에서도 그는 육신의 질병뿐만 아니라 환자의 인격과 영혼까지 돌보는 전인적 치유자로서의 삶을 선택했습니다. 오세아니아 크리스천 저널은 오늘날 우리가 잃어버린 진정한 이웃 사랑의 본질을 일깨워주는 이 청년 의사의 삶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안수현 의사의 삶은 성경적 가르침이 치열한 병원 현장에서 어떻게 실천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과서였습니다. 2000년 한국에서 의약분업 사태로 인해 많은 의사들이 파업에 동참하며 병원을 떠났을 때 그는 홀로 병원에 남아 환자들의 곁을 지켰습니다. 위계질서가 엄격한 의료계에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돌출 행동이었지만 생명이 위급한 환자를 버려둘 수 없다는 그의 굳건한 신앙적 양심 때문이었습니다. 동료들조차 그의 진정성을 알았기에 아무도 그를 비난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바쁜 수련의 시절에도 잠을 쪼개어 밤마다 환자들의 침상 곁으로 다가가 그들의 손을 잡고 기도했습니다. 죽음을 앞둔 시한부 환자들의 말동무가 되어 주었고 돈이 없어 검사를 받지 못하는 가난한 환자들의 병원비를 남몰래 대신 내주었습니다. 백혈병에 걸린 어린 소녀의 생일에는 직접 집까지 찾아가 선물을 전하며 축하해 주었고, 암 투병 중인 환자나 보호자들에게는 마음을 위로하는 찬양 테이프와 신앙 서적을 끊임없이 선물했습니다.

그의 사랑은 환자들에게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병원 매점 앞에서 구두를 닦는 아저씨에게 늘 허리를 굽혀 공손히 인사했고 그 겸손한 모습에 감동한 구두닦이 아저씨는 기독교인에 대한 편견을 깨고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는 영락교회 청년부에서 예흔이라는 문화 사역 공동체를 설립하여 비신자들이 문화와 예술을 통해 자연스럽게 복음을 접할 수 있도록 헌신했습니다. 예배를 향한 그의 열정은 남달라서 주일 예배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쉬는 날을 반납하고 동료들의 당직을 대신 서주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과 같은 33세라는 짧은 생애를 살았지만 그가 세상에 남긴 선한 영향력은 그의 죽음 이후 더욱 거대하게 퍼져나갔습니다. 그가 남긴 묵상과 동료 및 환자들의 증언을 엮어 출간된 책 그 청년 바보의사는 수많은 기독교인과 일반 대중의 가슴을 울리며 베스트셀러이자 신앙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의 책을 읽고 감명받아 의사의 길을 결심하는 수많은 청소년과 의대생들이 생겨났으며 매년 의대 면접장에서는 안수현 의사처럼 살고 싶다고 고백하는 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유가족은 이 책의 인세 전액을 한국누가회에 기부하여 안수현 장학회를 설립했습니다. 이를 통해 지난 십수 년간 수십 명의 의학계열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으며 제2 제3의 안수현이 되기 위한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비록 우리 곁에 없지만 그의 사랑과 헌신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사회 곳곳에 생명의 피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성도들에게 주는 영적 교훈

첫째 직업적 소명을 선교적 사명으로 승화시켜야 합니다. 안수현 의사는 병원을 자신의 직장이 아닌 하나님이 파송하신 선교지로 여겼습니다. 그는 의사라는 직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와 명예 대신 그리스도의 사랑을 흘려보내는 축복의 통로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도 각자의 일터에서 자신이 마주하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흔적을 보여주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둘째 가장 소외되고 작은 자를 향한 진정성 있는 관심입니다. 육체의 질병만을 치료하는 불완전한 치유자에 머물지 않고 영혼의 아픔까지 어루만진 그의 전인적 돌봄은 현대 사회에 큰 도전을 줍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주변의 연약한 이웃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작은 인사와 선물 하나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기적이 될 수 있음을 가르쳐 줍니다.

셋째 일상 속에서의 예배 회복입니다. 만성적인 피로와 스트레스가 짓누르는 병원 수련의 생활 속에서도 그는 결코 주일 예배와 기도 그리고 말씀 묵상의 자리를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혹은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신앙생활을 미루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헌신은 환경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는 엄중하면서도 따뜻한 교훈을 선사합니다.

세상의 눈으로 볼 때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퍼주고 쉼조차 양보했던 그는 영락없는 바보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관점에서 그는 누구보다 지혜롭고 충성스러운 종이었습니다. 청년 의사 안수현이 남긴 예수의 흔적은 시공간을 넘어 오늘날 오세아니아와 전 세계의 크리스천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생존과 성공만을 향해 치닫는 현대 사회 속에서 우리는 과연 이웃들의 가슴에 어떤 흔적을 남기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그가 보여준 참된 치유와 사랑의 발자취가 우리 모두의 삶의 자리에서도 온전히 재현되기를 소망합니다.

이 후로는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하지 말라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있노라 (갈라디아서 6장 17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