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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곳으로 스며드는 작지만 강한 생명력, 선교적 교회 개척의 선구자 김종일 목사

OCJ|2026. 6. 14. 05:58

현대 기독교는 종종 성장주의와 대형화의 유혹에 직면합니다. 웅장한 건물과 수천 명의 성도가 모이는 예배는 부흥의 상징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화려함 이면에는 개개인의 삶과 신앙이 겉돌고 교회가 지역 사회와 괴리되는 부작용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시대적 한계 속에서 교회의 참된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 과감히 좁은 길을 택한 숨은 보석 같은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대한민국의 동네작은교회를 개척하고 선교적 교회 운동을 이끌어온 김종일 목사입니다. 

 


총신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신학과 목회학을 전공하고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에서 선교학을 영국 버밍엄대학에서 종교학을 수학한 그는 한국 교회가 나아가야 할 대안적 방향을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2007년 12월 그는 화려한 강단 대신 지역 사회의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방식을 택하며 동네작은교회를 개척했습니다. 그의 사역은 호주와 뉴질랜드를 비롯한 오세아니아의 한인 디아스포라 교회뿐만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전 세계 모든 기독교인에게 참된 목회 리더십과 건강한 교회 개척의 본질이 무엇인지 깊은 울림을 줍니다.

김종일 목사의 목회 철학을 관통하는 핵심은 흩어짐과 작음의 미학입니다. 그가 개척한 동네작은교회는 성도 수가 삼십 명을 넘어서면 어김없이 교회를 분립 개척하는 원칙을 고수합니다. 교회를 하나의 거대한 조직이나 건물로 유지하는 대신 유기적인 생명체처럼 세포 분열을 통해 지역 사회 곳곳으로 흩어지게 하는 성경적 생명력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의 신앙적 행적은 철저히 성육신적입니다. 동네작은교회는 수십억 원이 드는 전통적인 교회 건물을 소유하지 않습니다. 대신 사과나무카페, 킷사텐과 같은 동네 카페나 동네작은도서관, 다문화 어린이를 위한 코디안, 인문학 서재 생각의정원 등 지역 주민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일상의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이곳은 평일에는 주민들의 사랑방, 독서 모임, 다문화 가정의 쉼터로 사용되며 주일에는 성도들의 예배 처소가 됩니다. 김 목사에게 목회란 사람들을 교회 건물 안으로 끌어모으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이 세상 속으로 들어가 이웃의 삶에 동참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는 교회가 세상의 거대 담론이나 화려한 성공을 좇기보다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지친 현대인과 청년들에게 진정한 안식과 쉼을 제공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이를 위해 교회의 외형을 키우는 데 에너지를 쏟기보다 소그룹 중심의 깊이 있는 말씀 묵상과 일상을 나누는 관계 형성에 목회의 사활을 걸었습니다. 

김종일 목사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은 현대 교회 생태계에 신선하고도 강력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2007년 스무 명의 성도로 시작한 동네작은교회는 철저한 분립 원칙을 통해 현재 그몸공동체, 헤브론공동체, 뉴송공동체 등 각기 다른 색깔과 사명을 지닌 여러 개의 신앙 공동체로 건강하게 성장했습니다. 이 공동체들은 무허가 판자촌 주민, 탈북 청소년, 고려인 이주민 등 우리 사회의 가장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가 그들만의 맞춤형 선교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또한 김 목사는 개척교회 숲 코칭 사역을 통해 수많은 후배 목회자들에게 선교적 교회 개척의 노하우와 철학을 전수하고 있습니다. 성장주의에 좌절하거나 새로운 대안 교회를 꿈꾸는 목회자들에게 건물이 없어도 예산이 부족해도 오직 복음과 지역 사회를 향한 사랑만 있다면 건강한 교회를 세울 수 있다는 것을 삶으로 증명해 보인 것입니다. 최근에는 종일묵상 창세기 등의 대화형 소그룹 성경공부 교재를 집필하여 목회자 중심의 일방적 설교를 넘어 성도들이 직접 말씀을 깨닫고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평신도 사역의 지평을 넓히고 있습니다.

오늘날 성도들에게 주는 영적 교훈


첫째 교회는 모이는 곳이 아니라 흩어지는 곳이어야 합니다. 김종일 목사의 사역은 우리에게 보냄 받은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일깨워 줍니다. 신앙생활의 목적은 주일 예배당의 자리를 채우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과 직장 이웃 관계 속에서 작은 교회가 되어야 함을 가르쳐 줍니다.

둘째 작은 것의 위대함입니다.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더 크고 더 높고 더 화려한 것을 요구하지만 복음의 본질은 지극히 작은 겨자씨에 있습니다. 외형적인 크기에 집착하지 않고 한 영혼에 집중하며 이웃의 작은 필요에 귀 기울이는 소박한 섬김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임을 깨닫게 합니다.

셋째 진정한 목회 리더십은 기득권을 내려놓는 데서 출발합니다. 교회가 성장할 때 담임목사로서 누릴 수 있는 안정감과 특권을 포기하고 성도들을 훈련시켜 독립된 공동체로 파송하는 그의 모습은 자아를 비우고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겸손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김종일 목사는 목회 성공의 기준을 숫자가 아닌 생명력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거대한 성채를 쌓는 대신 동네 어귀의 작은 우물이 되어 목마른 이웃들의 영혼을 적시는 그의 발걸음은 오늘날 길을 잃은 현대 기독교에 명확한 나침반이 되어줍니다. 오세아니아 전역에서 신앙의 여정을 걷고 있는 우리 역시 각자가 속한 삶의 자리에서 작지만 따뜻한 동네작은교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세상의 화려함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고 가장 낮은 곳으로 스며들어 생명을 피워내는 그 거룩한 부르심에 우리 모두가 응답하기를 소망합니다.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 이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느니라 마태복음 13장 31절에서 32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