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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짜리 옷을 입고 일군 아프리카의 기적: '말라위의 나이팅게일' 백영심 (Baek Young-shim) 선교사

OCJ|2026. 6. 8. 04:45

현대 사회에서 '성공'의 기준은 종종 얼마나 많은 것을 소유하고, 얼마나 넓은 영향력을 플랫폼 위에서 행사하느냐로 평가받습니다. 오세아니아를 비롯한 전 세계의 현대 교회 역시 때로는 세상의 이러한 화려한 기준에 흔들리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시선을 돌려 세상의 가장 낮은 곳, 지도조차 희미한 아프리카의 빈국을 바라볼 때, 철저히 자신을 비움으로써 한 국가의 보건 역사를 뒤바꾼 위대한 크리스천을 만나게 됩니다. 

오세아니아 크리스천 저널(OCJ)이 주목한 이번 글로벌 신앙 인물은 아프리카 중동부의 최빈국 중 하나인 말라위(Malawi)에서 30년 넘게 의료 선교와 구호 활동에 헌신해 온 백영심(Baek Young-shim) 선교사입니다.

 


제주도 조천읍 출신인 백영심 선교사는 1990년, 28세의 젊은 나이에 안정된 명문 대학병원(고려대 부속병원) 간호사 자리를 내려놓고 아프리카 케냐로 향했습니다. 당시 그녀의 손에 쥐어진 것은 병원 퇴직금과 청년들이 모아준 300달러가 전부였습니다. 출국장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하는 부모님을 뒤로하고 떠난 그녀는, 이후 평균 수명이 40세에도 미치지 못하던 아프리카 말라위로 사역지를 옮겨 그곳에서 자신의 평생을 하나님께 바쳤습니다. 149cm의 작은 체구를 가진 이 한국인 간호사는 오늘날 말라위 국민들 사이에서 하나님이 보내신 '작은 천사'이자 '시스터 백(Sister Baek)'으로 불리며, 아프리카 의료 선교 역사에 지울 수 없는 거룩한 발자취를 남기고 있습니다.

백영심 선교사의 삶은 철저한 '청빈(淸貧)'과 '자기 비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말라위 오지인 치무왈라 지역에 들어간 그녀는 이방인 후원자가 아닌, 그들의 이웃이자 자매로 살았습니다. 현지 주민들과 함께 직접 흙을 이겨 벽돌을 굽고 진료소를 세웠으며, 하루 100명이 넘는 환자들을 맨손으로 돌보았습니다.

그녀의 신앙적 행적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만을 구하는 철저한 무명(無名)의 영성입니다. 백 선교사는 자신의 사역이 밖으로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꺼렸습니다. 수십 년의 헌신이 세상에 알려지며 호암상, 이태석상, 나이팅게일 기장, 성천상 등 국내외의 권위 있는 상을 휩쓸었지만, 그녀는 시상식 자리에 1달러짜리 구호품 셔츠를 입고 등장했습니다. 수억 원에 달하는 상금 전액은 단 1원도 자신을 위해 쓰지 않고 말라위의 학교와 병원 건립을 위해 모두 헌금했습니다. 

 "저에게 옷이나 가방은 크게 필요 없습니다. 저에게 필요한 은혜와 사랑은 이미 하나님으로부터 넘치도록 받고 있으니까요. 제 이름을 알리지 말아 주십시오. 이 모든 일은 제가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신 일입니다."

2010년,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사역하던 그녀는 갑상선암 진단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수술과 투병 생활 중에도 그녀의 시선은 오직 말라위의 버려진 영혼들을 향해 있었습니다. 투병 중에도 간호대학 개교를 준비하며 병실에서 업무를 보았던 일화는, 그녀를 움직이는 동력이 단순한 봉사 정신이 아닌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이었음을 증명합니다.

백영심 선교사의 기도는 개인의 희생을 넘어 말라위 사회 전체를 변화시키는 거대한 실체적 인프라로 열매를 맺었습니다.

대양누가병원(Daeyang Luke Hospital) 설립: 약품과 의료진 부족으로 죽어가는 환자들을 보며 눈물로 기도하던 그녀의 간구는 한국의 한 기독 실업인(대양상선 정유근 장로)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그 결과 2008년, 수도 릴롱궤 외곽에 200병상 규모의 최신식 종합병원인 대양누가병원이 세워졌습니다. 이 병원은 현재 연간 20만 명의 환자를 치료하며 말라위 최고 수준의 의료기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교육을 통한 자립의 길 제시 (대양간호대학): 그녀는 외부의 도움만으로는 아프리카의 근본적인 빈곤과 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2010년 대양간호대학을 설립하고, 한국 간호학계의 대모인 김수지 박사를 학장으로 초빙하여 현지 의료 인력 양성에 돌입했습니다. 에이즈와 말라리아로 고통받는 나라에서, 스스로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자립형 의료 시스템을 현지인들의 손에 쥐여준 것입니다.


보건 환경의 패러다임 변화: 단순한 진료소를 넘어 유치원, 초등학교, 정보통신대학에 이르기까지 교육과 의료가 결합된 거대한 사역 타운을 형성하여 말라위의 국가적 보건 지표를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습니다.

오세아니아 지역을 비롯해 현대를 살아가는 전 세계의 크리스천들은 백영심 선교사의 삶을 통해 다음과 같은 깊은 영적 도전을 받게 됩니다.

1. 소유를 비울 때 채워지는 하늘의 기적:
   우리는 종종 '더 많이 가져야 더 많이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백 선교사는 300달러라는 턱없이 부족한 재정과 149cm의 연약한 체구로 시작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일은 나의 능력과 소유의 크기가 아니라, 나를 얼마나 온전히 비워내느냐에 달려 있음을 보여줍니다.


2.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섬기는 '무명의 영성':  
   모든 사람이 자신의 선행을 소셜 미디어에 전시하고 인정받기를 원하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철저히 자신의 이름을 지우고 1달러짜리 옷에 만족하며 모든 공로를 하나님께 돌린 그녀의 삶은, 진정한 크리스천의 보상이 땅에 있지 않고 하늘에 있음을 일깨웁니다.


3. 영혼을 향한 끈질긴 인내와 시스템의 구축:
   일회성 구호에 그치지 않고, 병원과 대학을 세워 현지인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30년을 인내한 그녀의 사역은, 선교와 사랑이 감정적 동행을 넘어 치열한 삶의 투신이자 미래를 심는 작업임을 가르쳐 줍니다.

아프리카의 붉은 흙먼지 속에서 '시스터 백'이 흘린 땀방울은 어느덧 생명의 강물이 되어 말라위 국민들의 삶을 적시고 있습니다. 그녀는 훌륭한 의학 지식이나 막대한 부를 가진 영웅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고통받는 이들의 신음 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자신이 가진 가장 작은 것(한 달란트)을 주님의 제단에 아낌없이 바친 한 명의 충성스러운 종이었습니다.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오세아니아의 땅, 혹은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우리는 무엇을 쥐고, 무엇을 비우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1달러짜리 낡은 셔츠를 입고도 천국의 기쁨을 누리는 백영심 선교사의 미소는, 세속의 가치에 물들어가는 현대 교회에 '진정으로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빌립보서 2장 5절 - 7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