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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호주 야당, 성차별금지법 내 '생물학적 성' 명시 추진… 트랜스젠더 권리 판결 이후 찬반 격론
[호주 정치] 최근 호주 연방법원이 여성 전용 소셜 미디어 앱에서 트랜스젠더 사용자를 배제한 것은 차별이라는 판결을 내린 가운데, 야당인 자유-국민 연립(Coalition)이 차기 집권 시 성차별금지법(Sex Discrimination Act)에 '생물학적 성(biological sex)'을 명시하겠다고 공약해 호주 전역에서 사회적 격론이 일고 있습니다.

호주 연방법원 합의부(Full Federal Court)는 지난 5월 15일(금요일), 여성 전용 네트워킹 앱인 '기글 포 걸스(Giggle for Girls)'와 창립자 샐 그로버(Sall Grover)가 트랜스젠더 여성인 록산 티클(Roxanne Tickle)을 앱에서 차단한 것이 성별 정체성에 따른 불법적인 직접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해당 규정이 여성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고 실질적 평등을 달성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기글 측의 주장을 기각하며, 티클에 대한 배상금을 기존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 같은 판결 직후인 16일(토요일), 앵거스 테일러(Angus Taylor) 야당 대표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현행 호주 법안이 여성과 소녀들을 위한 단일 성별(single-sex) 공간을 적절히 보호하지 못하고 있음을 이번 판결이 확인시켜 주었다"고 비판했습니다. 테일러 대표는 자유-국민 연립이 정권을 잡을 경우 성차별금지법을 개정해 생물학적 성, 즉 '태어날 때의 성별'을 기준으로 한 보호 조치를 명확히 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그는 "이것은 급진적인 것이 아닌 상식의 문제이며, 생물학적 성은 실재하고 중요하므로 여성과 소녀들은 이를 존중받는 공간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연립 야당의 파트너인 국민당(Nationals)과 원내이션당(One Nation)의 폴린 핸슨(Pauline Hanson) 대표 역시 이번 연방법원의 판결을 강하게 비판하며 야당의 행보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반면, 성소수자 인권 단체들은 야당의 이러한 법 개정 움직임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호주 성소수자 건강 연대(LGBTIQ+ Health Australia)의 니키 배스(Nicky Bath) 최고경영자는 "단일 사건에 대한 반응으로 법안을 변경하는 것은 적법한 절차가 아니"라며, 현행법이 취약 계층을 차별로부터 보호하고 평등을 증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참고로 호주의 현행 성차별금지법에 '성별 정체성(gender identity)'에 기반한 차별 금지 조항이 도입된 것은 지난 2013년 길라드(Gillard) 노동당 정부 시절입니다. 또한 호주 인권위원회(Australian Human Rights Commission)의 지난 3월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내 트랜스젠더 및 성별 다양성 인구의 30% 이상이 직장 내 차별을, 56% 이상이 의료 현장에서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 법적 보호의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호주 최초의 트랜스젠더 주도 캠페인 단체인 트랜스 저스티스 프로젝트(Trans Justice Project)의 재키 터너(Jackie Turner) 디렉터는 "만약 야당이 계획대로 법안 개정을 강행한다면, 커뮤니티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필수 서비스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핵심적인 법적 보호 장치를 앗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성별의 법적 정의를 둘러싼 논쟁은 국제 사회에서도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지난해인 2025년 4월, 영국 대법원(UK Supreme Court)은 영국 평등법(Equality Act 2010) 내의 '여성'과 '성(sex)'이라는 용어가 생물학적 여성과 생물학적 성만을 의미한다고 만장일치로 판결한 바 있습니다. 당시 영국 대법원의 패트릭 호지(Patrick Hodge) 부소장은 "해당 판결이 한 집단의 승리나 다른 집단의 희생으로 읽혀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으나, 이 판결 역시 트랜스젠더 권리 단체들의 거센 반발과 차별 우려를 불러일으켰습니다. 호주 사회 또한 이번 연방법원 판결과 정치권의 공약을 기점으로, 성별 단일 공간 보호와 트랜스젠더 인권 보호 사이의 팽팽한 논리적, 법률적 줄다리기가 한동안 지속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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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이번 이슈는 '생물학적 여성의 안전한 전용 공간 보장'과 '성별 정체성에 따른 소수자 차별 금지'라는 두 가지 현대 사회의 가치가 어떻게 충돌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특히 호주 기독교계와 보수 진영에서는 남녀의 생물학적 구분을 당연한 이치이자 상식으로 받아들이는 반면, 진보 진영은 다양성 포용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영국의 선례처럼 성별(Sex)의 정의가 법적으로 재해석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란은 호주 다가오는 총선에서도 핵심 쟁점이 될 것입니다. 교회와 크리스천 독자들은 이 사회적 논쟁 속에서 법적 질서의 보호와 이웃을 향한 포용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기도와 지혜로 숙고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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