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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OCJ시선

한 지붕 아래의 고독, 우리는 진정 함께 살고 있는가

OCJ|2026. 5. 17. 03:46

[OCJ 논설] 주요 이슈: 2026년 5월 16일 보도된 '자녀 동거 노인 여성의 위험음주율 8배 증가' 연구 결과와 현대 사회 가족 내의 고립 현상

오늘 아침,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된 한 시니어 관련 연구 결과가 우리의 가슴을 무겁게 짓누릅니다. 2026년 5월 16일 발표된 분석에 따르면, 배우자 없이 자녀와 단둘이 사는 노인 여성의 '위험 음주율'이 혼자 살거나 부부가 함께 사는 노인에 비해 최대 8배나 높다고 합니다. 흔히 노년기에는 자녀와 함께 사는 것이 가장 안정적일 것이라는 통념을 산산조각 내는 이 수치는, 현대 가족의 붕괴된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속이 터져서 마신다'는 어느 노모의 절규는,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진다고 해서 결코 심리적 친밀함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서글픈 우리 시대의 자화상입니다.

 


신학적으로 인간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깊이 교제하는 '관계적 존재'로 지음 받았습니다. 그러나 죄가 들어온 이후, 인간은 에덴에서 가장 친밀해야 할 서로를 탓하며 분리되었습니다. 오늘날 그 단절의 파편은 굳게 닫힌 아파트의 거실 한가운데서도 날카롭게 뒹굴고 있습니다. 각자의 일상과 생존에 지쳐 부모의 탄식을 보듬을 여력이 없는 자녀 세대, 그리고 자녀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 스스로의 감정을 억압하며 고립을 자처하는 부모 세대. 이처럼 효율과 속도전이라는 현대 사회의 우상 속에서, 우리는 한 지붕 아래 살아가면서도 서로에게 철저한 타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혼자 남겨진 외로움보다, 함께 있으면서도 소통하지 못하는 '가족 안의 고독'이 때로는 더 짙은 절망을 낳습니다.

이 뼈아픈 시대의 질병 앞에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복음의 본질을 다시 꺼내 들어야 합니다. 십자가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 그리고 인간과 인간 사이의 막힌 담을 허무는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사건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시고, 세상에서 철저히 소외된 자들의 탄식을 가장 가까이에서 들어주셨습니다. 우리는 공간적 동거를 넘어, 가족의 아픔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영적 환대(Hospitality)의 자리로 나아가야 합니다. '부양'이라는 의무감이나 경제적 결합의 수준을 넘어, 존재 자체를 기뻐하고 존중하는 참된 긍휼이 필요합니다.

진정한 동거는 단순히 밥을 같이 먹고 한집에 머무는 것을 넘어, 서로의 영혼 곁에 머물러주는 것입니다. 가장 가까운 가족의 신음 소리를 외면한 채, 우리는 결코 세상을 향해 거창한 사랑을 외칠 수 없습니다. 상처 입은 노모의 쓴 잔이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 안에서 위로와 생명의 잔으로 바뀌기를 소망합니다. 나아가 한국 교회는 이 시대의 단절된 영혼들이 치유받는 영적 병원이 되어야 하며, 혈연을 넘어 그리스도의 보혈로 맺어진 진정한 가족 공동체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얼어붙은 거실 한가운데서 서로를 향한 따뜻한 눈맞춤과 경청이 다시 시작될 때, 비로소 우리의 가정은 하나님께서 태초에 디자인하신 에덴의 기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고독한 자로 가족 중에 처하게 하시며 갇힌 자를 이끌어 내사 형통케 하시느니라 오직 거역하는 자의 거처는 메마른 땅이로다." - 시편 6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