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보기 →무고한 희생을 낳은 '분노 사회', 십자가의 긍휼로 치유해야
[OCJ 논설] 주요 이슈: 스토킹 신고에 앙심을 품은 가해자의 분풀이로 인한 무고한 여고생 비극적 살인 사건

최근 광주에서 발생한 참담한 사건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깊은 병리적 분노에 병들어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스토킹 가해자로 지목되어 경찰의 조사를 받은 한 청년이, 그로 인한 맹목적인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일면식도 없는 무고한 여고생의 생명을 앗아간 사건이다. 이는 단순한 우발적 범죄가 아니라, 이기적인 욕망이 좌절되었을 때 타인을 향한 파괴적 폭력으로 변질되는 인간 죄성의 어두운 민낯이다.
신학적으로 스토킹은 타인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존중하지 않고 자신의 철저한 통제 아래 두려는 우상숭배적 탐욕의 발로다. 이 탐욕이 제지당하자 엉뚱한 약자에게 칼끝을 돌린 이 참혹한 '분노 범죄' 현상은, 마치 하나님께 열납되지 않은 제사의 분노를 동생 아벨에게 쏟아부은 가인의 살인과도 맞닿아 있다. 오늘날 거리는 화려해지고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사람들의 내면은 고립과 상실감, 그리고 타인을 향한 적대감으로 시한폭탄처럼 곪아가고 있다. 내가 뜻한 바를 얻지 못하면 세상과 타인을 파괴하겠다는 일그러진 시대정신이 이 비극적인 죽음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다.
이 비통한 현실 앞에서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깊은 목회적 성찰과 애통함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그저 범죄자를 비난하고 사법적 처벌을 촉구하는 데서 그칠 수 없다. 소중한 가족을 잃고 억장이 무너진 유가족들의 슬픔에 함께 눈물 흘리며, 거리의 약자를 보호하지 못한 우리 공동체의 무관심을 뼈저리게 회개해야 한다. 교회는 이 사회의 영적 피난처로서, 상처받고 소외된 영혼들이 분노와 왜곡된 욕망의 늪에 빠지기 전에 복음의 진리로 그들을 돌보고 치유하는 치열한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지 엄중히 돌아보아야 한다.
십자가는 인간의 모든 적대감과 폭력을 예수 그리스도께서 온몸으로 품어내시고, 끊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승리하신 위대한 사건이다. 이 시대의 파괴적인 분노를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힘은, 상대를 통제하려는 이기심이 아니라 기꺼이 나를 내어주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뿐이다. 다시는 억울한 피 흘림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생명의 절대적 가치를 선포하고 병든 영혼들을 긍휼로 껴안는 화해자의 부르심에 온전히 응답해야 할 것이다.
너희는 모든 악독과 노함과 분냄과 떠드는 것과 비방하는 것을 모든 악의와 함께 버리고,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 - 에베소서 4:31-32
'오피니언 > OCJ시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전쟁의 소문과 요동치는 물가, 벼랑 끝에서 ‘참된 샬롬’을 구하며 (0) | 2026.05.14 |
|---|---|
| AI 시대의 풍요, 탐욕의 바벨탑인가 나눔의 오병이어인가 (0) | 2026.05.13 |
| 막힌 해협과 요동치는 세계, 우리가 의지할 참된 반석은 어디인가 (0) | 2026.05.12 |
| '빚투'의 시대, 우리의 참된 안식처는 어디인가 (0) | 2026.05.11 |
| 코스피 7,000의 환호와 AI의 그늘, 기술의 진보는 누구를 향해야 하는가 (0) | 2026.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