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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십자가와 계산기 사이: Roger Corbett의 두 얼굴을 읽다
호주 유통의 제왕, 그리고 '가장 논쟁적인 기독교인'
호주에 사는 우리에게 '울워스(Woolworths)'는 단순한 마트가 아닙니다. 매주 우리의 식탁을 책임지는 일상의 공간이죠. 이 거대한 제국을 완성한 인물이 바로 로저 코벳(Roger Corbett)입니다. 독실한 성공회(Anglican) 신자로 알려진 그는, 주일에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월요일에는 냉철한 비즈니스 정글을 지휘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이름 뒤에는 늘 "호주에서 가장 논쟁적인 기독교인(Australia's most controversial Christian)"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닙니다. 왜일까요?

1. 경영 마인드: "디테일이 곧 섬김이다"
코벳의 경영 철학은 '철저한 현장주의'로 요약됩니다. 그는 CEO 재임 시절, 주말마다 매장을 예고 없이 방문하여 진열 상태와 고객 반응을 살피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그는 비즈니스의 본질을 '고객에 대한 섬김'으로 보았고, 이는 기독교적 '청지기 정신'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가 울워스를 이끌던 시기, 주가는 2달러 대에서 20달러 이상으로 폭등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재능)를 낭비하지 않고 최대치의 성과로 증명해 낸,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모범적인 '일터 사역자'처럼 보였습니다.
2. 딜레마: 포커 머신(Pokies)과 신앙의 충돌
하지만 그의 경영 성과가 빛날수록 그림자도 짙어졌습니다. 가장 큰 논란은 바로 '도박 산업'이었습니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울워스는 호주 최대의 포커 머신 운영사로 등극했습니다. 호텔과 펍(ALH Group)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도박 사업을 확장했기 때문입니다 .
많은 기독교인들이 물었습니다. "어떻게 독실한 신자가 사람들을 피폐하게 만드는 도박으로 돈을 벌 수 있습니까?" 이에 대한 코벳의 태도는 단호했습니다. 그는 "개인의 도덕성과 기업의 법적 책임은 분리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도박은 합법적인 서비스이며, 그것을 선택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라는 논리였습니다. 그는 "내가 술을 팔지 않는다고 해서 사람들이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장의 논리 안에서 기업가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두었습니다 .
3.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거룩한 경영'은 가능한가?
로저 코벳의 삶은 우리에게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집니다. 세상의 기업을 경영하면서 성경적 가치를 100% 타협 없이 지키는 것이 가능할까요? 아니면 그처럼 '개인의 신앙'과 '직업적 역할'을 분리하는 것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지혜일까요?
어떤 이들은 그를 '위선자'라 비판하고, 어떤 이들은 그를 '현실적 리더'라 칭송합니다. 분명한 것은, 그가 보여준 치열한 고민과 성취, 그리고 모순까지도 오늘날 이민 사회에서 비즈니스를 일구는 우리 한인 크리스찬 기업인들에게 살아있는 교과서가 된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과연 월요일의 일터에서 어떤 얼굴을 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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