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보기 →난민 캠프의 맨발에서 호주 국가대표로, 축구화에 담은 그리스도의 사랑: 아웨르 마빌 (Awer Mabil)
케냐 북부의 척박한 땅, 카쿠마(Kakuma) 난민 캠프. 뜨거운 태양 아래 흙먼지가 날리는 그곳에서 비닐봉지를 뭉쳐 만든 공을 맨발로 차던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하루 한 끼의 식사로 간신히 배를 채우며 10년의 세월을 난민 캠프에서 보내야 했던 이 소년은, 훗날 호주 국가대표 축구팀 '사커루(Socceroos)'의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 무대를 누비는 세계적인 선수가 됩니다.

오늘 '오세아니아 크리스천 저널(OCJ)'이 조명하는 인물은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라는 타이틀 뒤에 숨겨진 깊은 신앙과 헌신으로, 전 세계 소외된 이웃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있는 호주 축구 국가대표 아웨르 마빌(Awer Mabil)입니다. 닉 부이치치(Nick Vujicic)나 유명 대형교회 목회자들처럼 전 세계 기독교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화려한 부흥사는 아니지만, 2023년 '올해의 젊은 호주인(Young Australian of the Year)'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그는 스포츠가 어떻게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 받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완벽하고도 감동적인 롤모델입니다.
은혜로 빚어진 정체성
1995년, 남수단의 참혹한 내전을 피해 케냐 카쿠마 난민 캠프로 도망친 부모 밑에서 태어난 마빌은 2006년 호주 정부의 난민 수용 정책을 통해 남호주(South Australia)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언어의 장벽과 낯선 문화, 그리고 인종적 편견 속에서 축구는 그가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언어였습니다. 호주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Adelaide United)에서 프로로 데뷔한 이후, 덴마크, 스페인, 스위스 등 유럽 무대를 거쳐 호주 국가대표팀의 핵심 공격수로 성장하기까지 그의 삶은 문자 그대로 '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마빌은 자신의 성공을 결코 자신의 우월함이나 운으로 돌리지 않습니다. 그는 모든 삶의 궤적 속에서 자신의 능력이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임을 겸손히 고백하는 신실한 크리스천입니다. 그는 한 인터뷰와 간증을 통해 "내 삶의 모든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Grace)로 설명될 수 있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십자가의 구원이 자신의 진정한 피난처임을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2018년, 호주에 있던 사랑하는 여동생 보르(Bor)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뼈아픈 비극을 겪었을 때, 그 깊은 상실감과 절망 속에서 그를 지탱해 준 것은 흔들리지 않는 신앙과 가족 간의 기도였습니다. 마빌은 자신에게 주어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억대의 연봉에 취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나에게 이 재능과 위치를 허락하신 이유는, 나를 통해 누군가를 살리기 위함"이라는 확고한 성경적 사명감을 품고 그라운드에 나섭니다.
맨발에서 축구화로 (Barefoot to Boots)
마빌의 신앙은 단지 개인적인 평안을 누리는 것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2014년, 프로 선수로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을 무렵 그는 친형 아웨르 불(Awer Bul)과 함께 자신이 태어난 케냐의 카쿠마 난민 캠프를 다시 찾았습니다. 그곳에서 여전히 맨발로 비닐 공을 차는 수많은 아이들을 본 그는 거룩한 부담감을 느꼈고, 곧바로 '맨발에서 축구화로(Barefoot to Boots)'라는 구호 재단을 설립했습니다.
이 재단은 단순한 스포츠 용품 지원 단체가 아닙니다. 처음에는 난민 아이들에게 축구화와 유니폼을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의료, 교육, 여성 인권 향상을 아우르는 거대한 구호 사역으로 발전했습니다. 캠프 내 병원에 생명을 살리는 인큐베이터를 기증하고, 학교에 노트북과 학용품을 지원하며, 열악한 환경에 놓인 어린 소녀들과 여성들을 위해 위생용품을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빌은 축구를 "희망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사용하며, 난민들이 스스로의 존엄성(God-given dignity)을 깨닫고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러한 눈물겨운 헌신을 인정받아 2018년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로부터 국제 공로상을 수상했으며, 상금 2만 5천 달러 전액을 난민 캠프를 위해 기부했습니다. 또한 2023년에는 호주 사회에 미친 막대한 선한 영향력을 인정받아 호주 최고의 영예 중 하나인 '올해의 젊은 호주인(Young Australian of the Year)'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마빌의 삶은 세속화된 성공 지상주의와 이기주의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 크리스천들에게 묵직한 영적 도전을 던집니다.
1. 상처와 고난을 사명으로 승화시키는 삶: 마빌은 '난민'이라는 꼬리표와 지독한 가난, 가족을 잃은 슬픔이라는 깊은 상처를 가졌지만, 이를 세상에 대한 원망으로 남겨두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상처를 통해 동일한 아픔을 겪는 이들을 품는 사명으로 승화시켰습니다. 우리의 상처 역시 하나님의 손에 붙들릴 때 타인을 치유하는 약재가 될 수 있습니다.
2. 자신이 가진 '플랫폼'의 올바른 사용: 엘리트 스포츠라는 화려하고 세속적인 무대에서, 그는 자신의 명성과 부를 소외된 자들을 위해 아낌없이 흘려보냅니다. 직업과 지위는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과 복음을 흘려보내기 위한 '통로(Platform)'가 되어야 함을 생생하게 가르쳐 줍니다.
3. 정체성의 기반을 세상이 아닌 하나님께 두는 태도: 세계적인 무대에서 뛸 때나 난민 캠프의 흙바닥에 서 있을 때나 그는 한결같습니다. 축구선수라는 직업이 그의 본질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라는 사실이 그의 진정한 정체성이기 때문입니다. 이 흔들림 없는 영적 자존감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화려한 잔디 구장을 누비며 수만 명의 환호를 받는 순간에도, 마빌의 시선은 언제나 흙먼지 날리는 난민 캠프의 맨발의 아이들을 향해 있습니다. 축구공 하나로 세계를 누비는 스타가 되었지만, 그의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득점은 그라운드 위가 아니라 절망에 빠진 난민 아이들의 마음에 희망을 쏘아 올린 순간일 것입니다. 아웨르 마빌의 삶은, 하나님 나라의 진정한 영웅은 세상에서 가장 높이 올라간 사람이 아니라 가장 낮은 곳을 향해 기꺼이 허리를 굽히는 사람임을 우리에게 다시 한번 깊이 각인시켜 줍니다.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마태복음 25장 40절
'커뮤니티 > 인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생명의 시작과 끝을 지키는 거룩한 소명: 호주를 대표하는 기독교 생명윤리학자 메건 베스트 박사 (Dr. Megan Best) (0) | 2026.04.27 |
|---|---|
| 캠퍼스 복음화의 숨은 거인, 리처드 친(Richard Chin) 목사 (0) | 2026.04.25 |
| 화려한 메달 뒤, 영혼의 쉼터가 된 호주 스포츠 선교의 개척자: 마크 트론슨(Mark Tronson) 목사 (1) | 2026.04.22 |
| 부서진 올림픽의 꿈에서 10만 명의 생명을 살리는 기적으로: 육상 국가대표 엘로이즈 웰링스 (Eloise Wellings) (0) | 2026.04.19 |
| 죽음의 문턱에서 길어 올린 생명과 회복의 메시지 (0) | 2026.0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