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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호주 전역, 가정폭력 및 성폭력 근절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 열려... '벼랑 끝 여성 보호해야'
호주 전역에서 수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가정폭력의 근본적인 원인 해결과 생존자 지원 강화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습니다.

4월 18일 토요일(현지시간), 성폭력 생존자 지원 및 젠더 폭력 근절을 목표로 하는 단체 '무엇을 입고 있었나요?(What Were You Wearing Australia)'의 주도 아래 시드니, 멜버른, 애들레이드, 브리즈번, 울런공, 탬워스, 골드코스트, 투움바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행진이 진행되었습니다.
집회 참가자들은 호주 내 가정폭력 및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통계가 적힌 팻말을 들거나, 가정폭력으로 희생된 사랑하는 이들을 기리는 셔츠를 입고 연대했습니다. 특히 최근 온라인 공간이 여성 혐오적 콘텐츠를 전시하고 조장하는 플랫폼으로 변질됨에 따라, 이른바 '매노스피어(manosphere, 남성 중심의 반페미니즘 커뮤니티)' 문화와 일부 남성들의 폭력적 행동 양식을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도 이어졌습니다.
시드니 집회에 참가한 레이첼 가렛 씨는 호주 연합통신(AAP)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인과 언론은 가정폭력 문제를 종종 덮어두려 합니다. 수많은 여성들이 일상에서 남성들에 대한 두려움 속에 침묵하며 고통받고 있습니다"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어서 그녀는 "앤드류 테이트와 같은 인물들에 의해 젊은 남성들이 급진화되고 있는 현재의 문화적 기류 속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와 전 세계 여성들과의 연대를 촉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멜버른에서 열린 집회에는 성폭력 피해 생존자이자 여성 인권 운동가인 브리타니 히긴스 씨가 남편 데이비드 샤라즈 씨와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날 연단에 선 '무엇을 입고 있었나요?'의 설립자 사라 윌리엄스 대표는 "성폭력은 침묵과 낙인 속에서 독버섯처럼 자라납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녀는 "생존자들에게 당시 무엇을 입고 있었는지, 어디에 있었는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묻는 것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2차 가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전국적 집회는 지난 2024년 발생한 '본다이 정션(Bondi Junction) 쇼핑센터 흉기 난동 사건'을 계기로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흉기를 휘두른 범인으로 인해 6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사상자의 대다수가 여성이어서 호주 사회에 큰 충격을 안긴 바 있습니다.
올해 주최 측은 연방 및 주 정부를 향해 강력한 요구안을 제시했습니다. 남성 행동 교정 프로그램을 포함한 최전선 지원 서비스에 대한 예산 대폭 확충, 딥페이크 등 신기술을 악용한 학대 방지를 위한 인공지능(AI) 안전 의무 법제화, 그리고 모든 피해 생존자를 위한 무료 상담 및 지원 제공 등이 핵심 내용입니다.
시드니 집회에 연사로 나선 여성 지역사회 쉼터(Women’s Community Shelters)의 애너벨 대니얼 최고경영자는 "우리의 구호 활동 부문은 매일 호주의 '제4의 응급 서비스'처럼 운영되고 있습니다"라고 현장의 절박함을 전했습니다. 그녀는 "전화통에 불이 날 정도로 쉼터 문의가 쇄도하지만, 결코 외면받아선 안 될 사람들을 매일 돌려보내야만 하는 실정"이라며 "선의에만 기대어 시스템을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국가 시스템이 짊어지기를 거부하는 책임을 여성과 지역사회에 떠넘겨서도 안 되며, 최전선의 자원이 고갈된 상황에서 여성과 아동에게 무조건 참고 견디라는 짐을 지워서는 더더욱 안 됩니다"라고 일갈했습니다.
호주 통계청(ABS)의 자료와 부합하는 이번 집회의 통계에 따르면, 15세 이후 성폭력을 경험한 호주인은 약 7명 중 1명꼴에 달합니다. 특히 여성은 5명 중 1명 이상이, 남성은 16명 중 1명이 성폭력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될 만큼 문제는 심각합니다.
한편, 19일 일요일에는 밸러랫, 퍼스, NSW 센트럴 코스트, 더보, 케언즈, 선샤인 코스트, 캔버라, 호바트 등에서 집회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은 1800 RESPECT (1800 737 732) 또는 국가 성학대 및 구제 지원 서비스 (1800 211 028)를 통해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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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호주 사회에서 가정폭력과 젠더 기반 폭력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국가적 재난 수준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제4의 응급 서비스'라는 애너벨 대니얼 대표의 호소는, 사회적 보호 시스템이 얼마나 한계에 봉착해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특히 온라인 상의 왜곡된 여성 혐오와 매노스피어 문화가 현실 세계의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상은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정부 차원의 법적, 구조적 대응이 시급하며, 크리스천 커뮤니티 또한 이 고통받는 이웃들의 외침에 깊이 공감하고 안전한 피난처이자 회복을 돕는 연대자가 되어 사회적 치유에 앞장서야 할 중대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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