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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개 민족을 품은 십자가의 빚진 자: 호주 다문화 교회 개척의 선구자, 레이 갈레아 (Ray Galea) 목사

OCJ|2026. 3. 29. 03:36

 

호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다문화 국가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특히 시드니 서부(Western Sydney)는 수많은 이민자가 모여 사는 호주 다문화 사회의 심장부입니다. 이민 1세대와 2세대가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문화적 갈등 속에서, 복음은 어떻게 서로 다른 언어와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을 하나의 가족으로 묶어낼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가장 완벽하고 아름다운 해답을 31년에 걸친 목회 현장에서 증명해 낸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다문화 성경 사역 교회(MBM, Multicultural Bible Ministry)'를 개척하고 이끈 레이 갈레아(Ray Galea) 목사입니다.

 

레이 갈레아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메가처치의 유명 인사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부흥사는 아닐지 모릅니다. 그러나 호주 복음주의 교계와 교회 개척자들 사이에서 그는 '목회자들의 목회자'이자 지역 사회의 진정한 영적 거목으로 깊은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그의 출신 배경은 호주의 많은 이민자 가정과 맞닿아 있습니다. 몰타(Malta)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독실한 로마 가톨릭 환경에서 자라며 제단 소년(altar boy)으로 봉사했던 평범한 청년이었습니다. 그러나 20세가 되던 1980년, 성경을 통해 '인간의 행위나 공로가 아닌 오직 은혜로 구원받는다'는 십자가의 진리를 깊이 깨닫고 극적인 회심을 경험합니다. 이후 울런공(Wollongong)에서 3년간 결혼 및 가족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사회복지사로 일했던 그는, 영혼의 근본적인 회복은 오직 복음으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무어 신학대학(Moore Theological College)에 진학하여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Life and Acts of Faith

행위에서 은혜로: 빈 손으로 십자가 앞에
레이 갈레아 목사의 신앙적 핵심은 그의 명저 『Nothing in My Hand I Bring (빈 손 들고 앞에 가)』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는 종교적 의식과 행위에 얽매여 있던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철저하게 성경적이고 은혜 중심적인 삶을 추구했습니다. 그의 사역은 인간의 어떠한 조건이나 선행도 구원의 조건이 될 수 없으며, 오직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이 유일한 소망이라는 확고한 진리 위에서 전개되었습니다.

 

거실에서 시작된 다문화 교회의 기적
1991년 3월, 레이와 그의 아내 샌디(Sandy)는 블랙타운(Blacktown)의 작은 거실에서 소수의 사람들과 함께 성경 공부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자신의 배경을 살려 몰타계 이민자들을 위한 'Maltese Bible Ministry'로 출발했지만, 시드니 서부 지역이 급격히 다문화 사회로 변모하는 것을 보며 그는 교회의 방향성을 과감히 전환했습니다. 특정 민족의 울타리를 넘어 모든 문화를 포용하는 'Multicultural Bible Ministry (MBM)'로 이름을 바꾸고, 루티 힐(Rooty Hill)을 거점으로 성경적인 다문화 교회 개척에 매진했습니다.

 

그는 문화적 전통보다 복음의 진리가 항상 우선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각 종족의 정체성을 존중하면서도, 십자가 안에서 우리가 얻은 '새로운 정체성'이 세상의 그 어떤 민족적 배경보다 훨씬 더 깊고 영원하다는 사실을 강단에서 끊임없이 선포했습니다.

Practical Influence

70개 국적을 하나로 묶은 영적 용광로
레이 갈레아 목사의 헌신적인 리더십 아래, MBM은 시드니 서부에서 70개 이상의 다양한 국적과 배경을 가진 성도들이 모이는 거대한 다문화 공동체로 성장했습니다. 다문화 사역은 언어의 장벽과 문화적 오해로 인해 가장 목회하기 어려운 분야로 꼽히지만, 그는 특유의 따뜻한 목회적 돌봄과 타협 없는 강해 설교를 통해 가장 이질적인 사람들을 하나의 끈끈한 영적 가족으로 빚어냈습니다.

 

복음 사역자의 배가와 멘토링
그는 단순히 큰 교회를 세우는 데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최근 저서 『Eager to Serve (기꺼이 섬기고자)』에서 고백하듯, 그는 "다른 이들을 복음 사역자로 세울 때 느끼는 기쁨에 중독되었다"고 말합니다. 31년의 사역 기간 동안 수많은 평신도를 훈련시키고 젊은 리더들을 발굴하여, 호주 전역의 훌륭한 교회 개척자 및 목회자로 파송하는 '교회 개척의 못자리' 역할을 묵묵히 감당했습니다.

 

안주를 거부한 60대의 새로운 도전
그의 행적 중 가장 놀라운 결단은 2022년에 일어났습니다. 자신이 31년간 피땀 흘려 개척하고 세운 MBM이 가장 안정적이고 영광스러운 시기를 맞이했을 때, 그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아랍에미리트(UAE)에 위치한 '펠로우십 두바이(Fellowship Dubai)'의 담임목사 청빙을 수락했습니다. 은퇴를 준비하며 평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60대의 나이에, 중동이라는 낯선 영적 최전방으로 떠난 그의 결단은 "그리스도인의 진짜 본향은 이 땅에 없다"는 것을 삶으로 증명한 숭고한 순종이었습니다.

Spiritual Lessons for Today's Believers

레이 갈레아 목사의 발자취는 오늘날 오세아니아 지역을 살아가는 한인 크리스천들과 현대 신앙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묵직한 영적 교훈을 던져줍니다.

  1. 문화를 초월하는 복음의 능력: 한인 교회와 같은 이민 교회들은 종종 언어와 민족이라는 편안한 울타리 안에 갇히기 쉽습니다. 그러나 갈레아 목사는 복음이 어떻게 모든 문화적 장벽을 허물고 70개의 서로 다른 민족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지 보여주었습니다. 우리의 한인 교회도 민족적 안락함을 넘어, 지역 사회의 다양한 타문화권 이웃들을 향해 과감히 문을 열어야 합니다.
  2. 행위가 아닌 오직 은혜에 대한 감격: 종교적 의무감에 짓눌려 있던 그를 자유케 한 것은 '내 손에 든 공로가 아무것도 없음(Nothing in My Hand I Bring)'을 인정하는 겸손이었습니다. 현대 성도들 역시 신앙의 연수가 길어질수록 종교적 율법주의나 자기 의에 빠지기 쉽습니다. 우리는 매일 십자가의 절대적인 은혜 앞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3. 다음 세대를 세우는 리더십의 본질: 진정한 영적 리더십은 자신이 이룬 성취를 지키고 누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보다 더 나은 다음 세대 리더를 양성하고 배가(multiply)시키는 데 있습니다.
  4. 끝없는 영적 순례의 길: 31년의 영광스러운 성취를 뒤로하고 기꺼이 중동으로 떠난 그의 '안주하지 않는 순종'은, 편안함을 우상화하는 현대 기독교인들에게 강력한 도전을 줍니다. 하나님이 부르시면 언제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떠날 수 있는 '영적 야성'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Conclusion

레이 갈레아 목사의 삶은 화려한 무대 위의 설교가 아니라, 이민 사회의 치열하고 복잡한 삶의 현장에서 복음의 능력을 증명해 낸 땀과 눈물의 기록입니다. 몰타계 이민 가정의 가톨릭 소년에서 다문화 시대를 선도하는 호주 교회의 영적 거목이 되기까지, 그의 인생을 관통한 단 하나의 원동력은 바로 '십자가의 은혜'였습니다.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이 오세아니아 땅은 여전히 수많은 문화와 가치관이 혼재하는 곳입니다. 내 손에 든 작은 공로를 자랑하기보다, 오직 빈 손으로 십자가를 붙들며 내 이웃의 다양한 얼굴 속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심어가는 제2, 제3의 레이 갈레아 목사가 우리 한인 공동체 안에서도 일어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 일 후에 내가 보니 각 나라와 족속과 백성과 방언에서 아무도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리가 나와 흰 옷을 입고 손에 종려가지를 들고 보좌 앞과 어린 양 앞에 서서 큰 소리로 외쳐 이르되 구원하심이 보좌에 앉으신 우리 하나님과 어린 양에게 있도다 하니" — 요한계시록 7:9-10 (Revelation 7: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