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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내 아이'는 하나님의 소유입니다: 자녀 살해 후 자살, 그 비극적 인식의 전환을 향하여

'동반자살'이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참혹한 아동학대
최근 울산에서 발생한 일가족 사망 사건은 우리 사회와 교회 공동체에 형언할 수 없는 슬픔과 함께 무거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생활고와 양육 부담을 이기지 못한 30대 아버지가 초등학생부터 생후 5개월 된 영아까지 네 자녀의 생명을 앗아가고 본인도 목숨을 끊은 사건은 단순한 '가정의 비극'을 넘어, 우리 시대가 생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보건복지부와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자녀 살해 후 자살'로 희생된 아동은 무려 72명에 달합니다.
2019년 9명이었던 희생자는 2023년 23명으로 4년 만에 2.5배 급증했습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우리 사회가 이를 '동반자살' 혹은 '일가족 자살'이라는 온정적 용어로 포장하며, 가해자인 부모의 절망에만 초점을 맞추어 아이들의 독립적인 생명권을 간과해 왔다는 사실입니다.
왜곡된 소유의식: "내가 없으면 아이는 살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비극의 근저에 자녀를 독립된 인격체가 아닌 부모의 소유물이나 부속물로 보는 '왜곡된 인식'이 깔려 있다고 지적합니다. 부모가 세상을 떠날 때 아이들을 '데려가야 할 존재'로 여기는 것은 부모의 절망이 낳은 극단적 형태의 이기주의이자 아동학대입니다.
성경적 관점에서 볼 때, 자녀는 부모의 소유가 아닌 '여호와의 기업'이며 '하나님의 선물'(시편 127:3)입니다. 부모는 하나님이 맡기신 생명을 청지기적 자세로 양육할 의무를 가질 뿐, 그 생명의 존폐를 결정할 권한이 없습니다. 인간의 생명은 오직 창조주 하나님께만 속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없으면 아이가 고생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나님의 섭리와 보호하심을 신뢰하지 못하는 불신앙의 단면이기도 합니다.
복지 사각지대와 교회의 '거룩한 오지랖'
이번 사건의 가해자인 아버지는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거부하며 외부의 도움을 완강히 사양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국가 복지 시스템이 '신청주의'의 한계에 갇혀 있음을 보여줍니다. 위기에 처한 가정이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을 때, 그 가정 안에 갇힌 아이들의 생명권은 보호받을 길이 없습니다.
여기서 우리 기독교 공동체의 역할이 막중합니다. 교회는 단순히 예배드리는 장소를 넘어, 지역 사회의 '영적·사회적 안전망'이 되어야 합니다. 성경은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갈라디아서 6:2)고 권면합니다. 이웃의 궁핍함과 절망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찾아가 '거룩한 간섭'을 실천하는 공동체적 책임감이 절실합니다.
결론: 생명의 주권을 선포하는 공동체로
비극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제도적 개선과 인식의 변화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정부는 양육 위기 가구에 대해 신청 여부와 관계없이 즉각 개입할 수 있는 특화된 프로토콜을 마련해야 합니다.
동시에 교회는 성도들에게 모든 생명이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을 닮은 고귀한 존재임을 끊임없이 가르쳐야 합니다. 절망의 끝에 서 있는 부모들에게 '하나님과 공동체가 당신의 아이를 함께 키울 것'이라는 확신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돌봄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듯,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온 교회의 눈물 어린 기도와 실천이 필요합니다.
고통 속에 스러져간 어린 생명들을 애도하며, 다시는 이 땅에 부모의 절망이 자녀의 절벽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시편 127:3, 개역개정)"
OCJ 편집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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