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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호주 이민의 외로운 밤, 우리 곁에 내려오신 ‘임마누엘’
찬송 : ‘참 반가운 성도여’ 122장(통122)
본문 : 이사야 7장 14절
14 그러므로 주께서 친히 징조를 너희에게 주실 것이라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이역만리 낯선 호주 땅에서 살아가는 이민자들에게 '외로움'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림자입니다. 리드컴이나 스트라스필드처럼 한인들이 북적이는 곳에 살며 수많은 사람과 스쳐 지나가도 마음은 지독히 혼자일 때가 있습니다. 심지어 한 지붕 아래 사는 가족조차 치열한 생존의 무게에 짓눌려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느낄 때, 이민의 삶은 한없이 서글퍼집니다. 이사야 시대의 유다 백성들 역시 나라의 앞날이 흔들리는 거대한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 무엇을 의지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고 있었습니다.
그 짙은 어둠의 때에 하나님은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는 소망의 약속을 주셨습니다. ‘임마누엘’, 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뜻입니다. 복음의 위대함은 우리가 애써 완벽한 조건을 갖추어 하늘로 올라가는 데 있지 않습니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께서 낮고 천한 우리의 이민 현실 속으로 친히 내려오셨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영주권이나 비자 문제가 해결되고, 비즈니스가 궤도에 오르며, 자녀가 번듯하게 성공해야만 하나님이 함께하신다고 착각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고난이 모두 사라진 상태를 임마누엘이라 부르지 않습니다. 도무지 해결되지 않는 답답한 문제 한가운데, 병실의 외로운 침상 위에, 실패하여 주저앉은 가게 한구석에, 남몰래 눈물짓는 시드니의 밤에도 주님이 내 곁을 떠나지 않으시는 것, 그것이 진짜 임마누엘입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성공하고 화려한 자리에만 머물지 않으셨습니다. 병든 자, 소외된 자, 상처받은 자들의 삶의 자리로 찾아가 함께 식탁을 나누셨습니다. 하나님은 멀리서 뒷짐 지고 우리를 지켜보시는 분이 아니라, 이민 생활의 약함과 상처가 있는 척박한 자리까지 친히 찾아오셔서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시는 분입니다.
임마누엘의 하나님을 깊이 만난 사람은 이웃을 대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치열한 삶에 지친 가족에게 "남들도 다 힘들다, 정신 차려라"며 섣부른 정답을 강요하기보다, 그저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사랑을 배웁니다. 언어 장벽과 문화 차이로 힘들어하는 자녀나 배우자에게 "많이 외롭고 힘들었지? 내가 곁에 있을게"라고 말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가정을 임마누엘의 공동체로 세우는 길입니다. 누군가 함께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살인적인 이민의 무게는 반으로 줄어듭니다.
"하나님, 도대체 지금 어디 계십니까?"라고 부르짖을 만큼 캄캄한 순간에도 임마누엘의 약속은 변함이 없습니다. 주님의 동행하심은 우리의 불안한 감정이나 통장 잔고에 좌우되지 않습니다. 내 삶이 흔들릴 때에도 나를 굳게 붙드시는 임마누엘의 약속을 신뢰하며, 오늘 하루 나 역시 상처 입은 가족과 동포들의 따뜻한 '곁'이 되어주는 복된 십자가의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소원합니다.
기도 : 임마누엘의 주님, 고단하고 외로운 호주 이민 생활 속에서도 우리를 고아처럼 버려두지 않으시고 친히 찾아와 함께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내 삶의 문제가 여전히 산적해 있을지라도 주님의 따뜻한 임재를 누리며 평안을 얻게 하시고, 나아가 치열한 삶에 지친 가족과 이웃의 곁을 잠잠히 지켜주는 위로의 사람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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