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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미련과 미룸 사이의 오늘, "남은 때"를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삽시다
찬송 : ‘내 평생 소원 이것뿐’ 450장(통376)
본문 : 베드로전서 4장 1~11절
1 그리스도께서 이미 육체의 고난을 받으셨으니 너희도 같은 마음으로 갑옷을 삼으라 이는 육체의 고난을 받은 자는 죄를 그쳤음이니
2 그 후로는 다시 사람의 정욕을 따르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육체의 남은 때를 살게 하려 함이라
3 너희가 음란과 정욕과 술취함과 방탕과 향락과 무법한 우상 숭배를 하여 이방인의 뜻을 따라 행한 것은 지나간 때로 족하도다
4 이러므로 너희가 그들과 함께 그런 극한 방탕에 달음질하지 아니하는 것을 그들이 이상히 여겨 비방하나
5 그들이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기로 예비하신 이에게 사실대로 고하리라
6 이를 위하여 죽은 자들에게도 복음이 전파되었으니 이는 육체로는 사람으로 심판을 받으나 영으로는 하나님을 따라 살게 하려 함이라
7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하라
8 무엇보다도 뜨겁게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
9 서로 대접하기를 원망 없이 하고
10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 같이 서로 봉사하라
11 만일 누가 말하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 같이 하고 누가 봉사하려면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 같이 하라 이는 범사에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 함이니 그에게 영광과 권능이 세세에 무궁하도록 있느니라 아멘

낯선 호주 땅, 시드니에 정착해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문득 "내가 여기서 지금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리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지나간 날들의 실수나 아쉬움을 뒤돌아보며 후회하기도 하고, "비자만 해결되면", "비즈니스가 좀 더 안정되면", "자녀들이 대학에 들어가면"이라는 핑계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을 자꾸만 ‘나중’으로 미루곤 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후회’와 ‘미룸’이라는 두 장벽 사이에서 하나님이 허락하신 가장 소중한 선물인 ‘오늘’을 허무하게 흘려보냅니다. 오늘 본문에서 베드로는 우리에게 "아직 남아 있는 육체의 때", 즉 우리에게 허락된 ‘남은 시간’을 바라보라고 강하게 권면합니다(2절). 그리고 그 남은 때를 더 이상 사람의 정욕이나 세상의 염려가 아닌, 오직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라고 도전합니다.
‘남은 때’라는 말은 생의 마지막을 앞둔 어르신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호주 땅에서 한창 땀 흘려 일하는 청장년들에게도, 이제 막 학업과 진로를 고민하는 젊은 세대들에게도, 오늘 하나님 앞에 드려야 할 '남은 때'가 존재합니다.
그 변화는 바로 "그리스도와 같은 마음으로 갑옷을 삼는 것"에서 시작됩니다(1절). 예수님께서는 죄인인 우리를 하나님께로 인도하시기 위해 십자가의 고난을 기꺼이 받으셨습니다. 주님과 같은 마음으로 무장한다는 것은, 이민 생활의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 손해를 보거나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세상의 불의나 타협하지 않고, 묵묵히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본문 7절은 우리가 가야 할 구체적인 방향을 일러줍니다.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하라." 마지막 때를 산다는 것은, 언젠가 주님 앞에 단독자로 서게 될 그날을 기억하며 오늘을 살아내는 것입니다. 주님 앞에 섰을 때 가장 가치 있게 빛날 일들을 지금 내 일상 속에서 가장 소중히 여기는 믿음입니다. 사람들의 평판이나 당장의 눈앞의 이익보다 하나님의 뜻을 앞세우는 삶입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깨어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는 단지 내 형편과 필요를 채워달라는 간구를 넘어, 내 욕망과 계획을 주님의 십자가 앞에 내려놓고 "주님의 뜻이 내 삶에 이루어지게 하옵소서"라고 고백하는 자기 부인의 시간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는 감옥에서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과 함께, 하나님 없이 산다"고 고백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Coram Deo)'는 내 모든 일상을 불꽃 같은 눈으로 지켜보시는 하나님께 책임 있는 단독자로 산다는 고백이며, '하나님과 함께'는 매 순간 그분의 은혜와 지혜를 철저히 의지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하나님 없이' 산다는 것은 결코 방자히 행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그저 내 이민 생활의 궂은일이나 해결해 주시는 ‘해결사’로만 여기지 않고, 주님이 내게 맡기신 삶의 책무와 이웃을 향한 사랑의 책임을 기꺼이 내가 감당하며 성숙한 신앙인으로 서겠다는 고백입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당장 눈에 보이지 않고, 이민 생활의 얽힌 실타래가 금방 풀리지 않을 때에도, 우리는 주님 가신 사랑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야 합니다. "주님께 다 맡겼다"는 편리한 핑계 뒤에 숨어, 오늘 내가 마주한 이웃과 가족에게 행해야 할 마땅한 사랑과 사과, 화해를 미루어서는 안 됩니다.
사랑하는 시드니의 교우 여러분, 지나간 날들의 미련은 주님의 십자가 용서에 완전히 묻어두고, 지금 우리에게 허락된 ‘남은 때’를 주님께 기꺼이 드립시다. 그동안 미뤄왔던 순종 한 가지를 오늘 당장 선택해 보십시오. 서먹했던 가족에게 먼저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 상처를 주었던 지체에게 전하는 진심 어린 사과, 외롭고 힘든 처지에 있는 이웃에게 전하는 안부 연락 한 통에서부터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남은 때'의 삶은 시작됩니다. 마지막 날 주님 앞에 서게 될 때, 가장 아름답고 가치 있게 드러날 사랑과 순종으로 오늘이라는 소중한 남은 때를 가득 채워가는 복된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기도 :
하나님 아버지, 지나간 날의 후회에 갇히거나 미래의 염려를 핑계로 오늘 마땅히 행해야 할 순종과 사랑을 미루어왔던 우리의 연약함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남은 때’가 영원하지 않음을 깨닫게 하시고,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함으로 매일의 일상 속에서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분별하게 하옵소서. 오늘 내가 만나는 가족과 교우들, 그리고 이웃들에게 먼저 손 내밀고 화평을 이루는 구체적인 순종을 통해 주님의 이름을 높여드리는 복된 하루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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