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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기독교 윤리가 AI에게 던지는 근원적 질문, “인간의 참된 존엄을 아는가”
인공지능(AI) 기술이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인간과 대화하고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단계로 진입했습니다. 특히 난민 심사, 예측 치안, 심지어 전쟁터의 살상 무기 표적 식별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생명과 기본권을 좌우하는 영역으로 AI의 활용 범위가 급격히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상과 글로벌 경제, 나아가 사회적 구조 전반을 재편하는 가운데, 세계 기독교계는 AI 시대에 걸맞은 인간 존엄성과 판단의 책임에 관한 신학적, 윤리적 기준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 속에서 최근 고려신학대학원 기독교윤리학 강성호 교수가 발표한 논문 ‘참된 덕과 인격의 신학적 고유성-인공지능 시대의 조너선 에드워즈 덕 윤리’는 교계 안팎으로 큰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강 교수는 인공지능 시대에 기독교 윤리가 마주한 가장 절박하고 근본적인 질문은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AI가 인간을 어떠한 존재로 규정하고 형성해 가고 있는가”라고 지적합니다.
현대 사회는 지능, 생산성, 행위 능력 등 측정 가능한 지표로 인간의 가치를 평가하려는 경향이 짙습니다. 그러나 18세기 미국의 대표적 신학자 조너선 에드워즈의 '참된 덕(True Virtue)' 개념을 빌려오면, 인간의 존엄성은 능력이나 성취에 있지 않습니다. 에드워즈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의 성향을 참된 덕으로 보았으며, 무엇을 얼마나 잘 해내느냐보다 어떤 관계를 맺느냐가 인간 존재의 본질적 가치임을 역설했습니다.
물론 AI가 보여주는 정교한 연산과 추론, 질서와 효율성은 에드워즈가 언급한 ‘이차적 아름다움(secondary beauty)’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인간이 지닌 참된 덕과는 엄격히 구별되어야 합니다. 챗봇이 건네는 피상적 공감을 진정한 ‘돌봄’으로, 데이터 알고리즘에 기반한 분석을 도덕적 ‘분별’로 착각하는 일은 매우 위험합니다. 즉, 우리가 진정으로 경계해야 할 지점은 AI의 무능력이 아니라, AI가 수행하는 기계적 작업이 마치 인간 고유의 영적, 인격적 활동인 것처럼 오인되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신학적 성찰은 글로벌 윤리 논의와도 궤를 같이합니다. 강 교수의 논문은 2026년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AI 4 평화 글로벌 심포지엄 및 국제회의(AI 4 Peace Global Symposium)’의 발표 논문으로 공식 채택되었습니다. 유엔총회가 설립한 유엔평화대(UPEACE) 로마센터와 교황청 생명학술원, 라테란 대학교가 공동 주최하는 이 학술대회는 전 세계 전문가들이 모여 AI를 평화 구축과 인권 보호에 어떻게 선용할 것인지 논의하는 중대한 자리입니다.
더 넓게 보면, 현재 글로벌 기독교계는 교단을 초월하여 AI 윤리 헌장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2026년 5월 교황 레오 14세가 발표한 회칙 ‘장엄한 인류(Magnifica Humanitas)’는 AI가 인간의 지능과 동일시되어서는 안 되며, 기술의 발전이 철저히 인간의 존엄성을 섬기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한 바 있습니다. 또한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USCCB) 역시 최근 실리콘밸리 기술 리더들과 회동한 직후 AI 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으며, 미국 노틀담 대학교는 5천만 달러 이상의 기금을 바탕으로 AI 시대의 신앙 기반 윤리 형성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결국 기술은 스스로 도덕적 주체가 될 수 없습니다. 데이터에 기반한 AI가 정책 결정을 지원할 수는 있지만, 난민 심사나 자율 무기 체계와 같이 인간의 생명, 자유, 권리를 좌우하는 치명적인 최종 판단은 반드시 인간의 몫으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오세아니아 크리스천 저널(OCJ)은 작금의 AI 혁명이 단순한 산업적 진보를 넘어, 교회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창조론적 질문에 다시금 치열하게 답해야 할 신학적 도전임을 강조합니다. 기술이 인간을 소외시키지 않고, 도리어 창조 세계의 질서를 보존하며 평화와 공의를 이루는 도구로 남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영적 분별력과 책임 있는 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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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노트]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할수록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가'에 대한 질문은 더욱 날카로워집니다.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효율성과 편의성의 이면에는, 인격적 교감과 영적 관계성을 기계의 알고리즘으로 대체하려는 유혹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기독교는 기술을 맹목적으로 배척하기보다는, 기술 발전의 궁극적 목적이 철저히 '인간 존엄성의 고양'에 맞춰지도록 윤리적 방향타 역할을 완수해야 합니다. 생명과 책임이라는 변치 않는 복음적 가치를 바탕으로 AI 시대를 분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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