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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보물을 쌓은 진정한 청지기

OCJ 2026. 9. 14. 04:21

한국교회 자랑스런 신앙의 인물: 평양 부자 과부 백선행,

 

우리 기독교 역사 속에는 이름 없이 빛도 없이 헌신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은 수많은 신앙의 선배들이 존재합니다. 오세아니아 크리스천 저널에서 오늘 조명할 인물은 일제강점기 암울했던 조선 땅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청지기적 사명을 온몸으로 실천한 평양의 대부호이자 자선사업가, 백선행입니다.

 

1848년 가난한 농부의 외동딸로 태어난 그녀는 딸이라는 이유로 변변한 이름조차 갖지 못한 채 애기라고 불리며 자랐습니다. 일곱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열네 살에 혼인하였으나, 불과 2년 만에 남편과 사별하며 열여섯 살의 어린 나이에 청상과부가 되었습니다.

 

당시 가부장적인 조선 사회에서 이름 없는 과부라는 신분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가장 소외되고 연약한 위치를 의미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절망적인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훗날 한국 여성 최초로 사회장으로 장례가 치러질 만큼 위대한 존경을 받는 평양의 어머니로 거듭나게 됩니다.

백선행의 삶은 고난을 신앙과 인내로 극복해 낸 한 편의 성경적 드라마와 같습니다. 과부가 된 그녀는 홀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남들이 먹기 싫어하는 것을 먹고, 입기 싫어하는 것을 입으며, 하기 싫어하는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극도의 근검절약 생활을 실천했습니다. 삯바느질과 콩나물 장수 등 피땀 흘려 모은 돈으로 남편의 묏자리를 쓰기 위해 평양 근교 만달산의 척박한 돌산을 매입했습니다.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황무지를 샀다는 이유로 사기를 당했다며 조롱받고 절망에 빠져 목숨을 끊으려 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때 동네 교회 성도들의 따뜻한 위로와 전도를 통해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고난을 이겨낼 새 힘을 얻었습니다. 놀랍게도 훗날 그 돌산은 시멘트의 주원료인 양질의 석회암 지대로 밝혀졌고, 이를 기업에 매각하면서 그녀는 막대한 부를 얻어 평양 최고의 갑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백선행의 진짜 신앙적 행적은 그녀가 부자가 된 이후부터 시작됩니다. 예순 살이 되던 해, 그녀는 자신의 재산이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것이라 굳게 믿고 남은 여생을 뜻있게 살기로 결단합니다. 가장 먼저 매년 홍수로 사람들이 건너기 힘들어하던 강에 튼튼한 돌다리를 놓았습니다. 사람들은 그녀의 헌신에 감동하여 그녀를 더 이상 백과부가 아닌 백선행이라 불렀고, 다리 이름 역시 백선교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부를 개인의 향락이나 안위를 위해 쓰지 않고, 오직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이웃을 섬기는 거룩한 도구로 사용하며 철저한 성경적 청지기의 삶을 살아냈습니다.

백선행이 사회와 교계에 미친 실제적인 영향력은 실로 지대합니다. 그녀는 무지하고 가난한 민족을 살리는 길은 오직 신앙 안에서의 교육에 있다고 믿고 기독교 사학 발전에 막대한 재산을 기부했습니다. 선교사들이 세운 광성보통학교, 장로교가 운영하는 숭현여학교를 비롯해 창덕보통학교, 숭인상업학교 등에 수만 평의 토지와 거액의 운영 자금을 아무 조건 없이 헌납했습니다. 당시 평양의 기독교계 학교들이 그녀의 헌신적인 후원으로 운영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한 1928년, 민족 지도자 조만식 선생의 부탁을 받고 억압받는 조선인들이 자유롭게 모이고 교육받을 수 있도록 거액을 쾌척하여 조선인 전용 대형 공회당과 도서관을 건립했습니다. 훗날 이 건물은 백선행 기념관으로 불리며 평양 민족운동과 기독교 문화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평생 31만 원, 현재 가치로 수백억 원에 달하는 전 재산을 사회와 하나님 나라를 위해 기부한 그녀에게 일본 총독부가 표창을 내리려 했으나, 그녀는 나는 하늘나라를 위하여 내가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이는 그녀의 모든 선행이 세상의 명예가 아닌, 오직 하나님의 영광만을 향해 있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오세아니아와 전 세계의 크리스천들은 백선행의 삶에서 깊은 영적 교훈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철저한 청지기 의식입니다. 물질주의가 만연한 오늘날, 그녀는 재물이 내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잠시 맡겨주신 것임을 삶으로 증명했습니다. 부를 축적하는 것보다 그것을 어떻게 하나님의 뜻대로 흘려보내는가가 신앙인의 참된 가치임을 깨닫게 합니다. 

둘째, 고난을 사명으로 승화시키는 믿음입니다. 이름 없는 청상과부로서 겪은 멸시와 가난은 그녀를 무너뜨리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 상처는 신앙 안에서 긍휼의 마음으로 변화되어, 가난한 이웃과 민족의 미래를 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셋째, 사람의 인정을 구하지 않는 겸손입니다. 세상의 표창을 거절하며 남긴 그녀의 고백은, 사람의 칭찬에 목마른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헌신은 오직 하나님 한 분만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임을 강렬하게 도전합니다.

가장 낮고 천한 자리에서 시작해 가장 존귀하고 영광스러운 이름으로 기억된 백선행. 그녀는 이름조차 없던 가난한 과부에서, 수많은 영혼과 민족을 품은 평양의 어머니로 위대한 신앙의 유산을 남겼습니다. 오세아니아 크리스천 저널의 독자 여러분, 오늘 우리의 지갑과 마음은 어디를 향해 열려 있습니까. 척박한 돌산 같은 우리의 삶에도 하나님의 은혜가 임할 때 막대한 축복의 통로로 쓰임 받을 수 있습니다. 백선행 여사가 걸어간 그 믿음의 발자취를 따라, 우리에게 주어진 물질과 시간과 재능을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쌓아두는 지혜롭고 충성된 성도들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며 도둑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둑질도 못하느니라 (마태복음 6장 20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