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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죽음의 땅에 생명의 메스를 든 아프리카 의료 선교의 아버지 데이비드 톰슨 (David Thompson)
오세아니아 크리스천 저널(OCJ)은 세계 곳곳에서 묵묵히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 가는 숨겨진 신앙의 거인들을 발굴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아프리카 의료 선교의 지형을 완전히 뒤바꾼 한 헌신된 의사이자 선교사인 데이비드 톰슨(David Thompson) 박사의 삶을 조명합니다.

그는 아프리카 중서부 가봉의 정글에서 평생을 바쳐 158병상 규모의 봉골로 병원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전역에 기독교 외과의사들을 양성하는 아프리카 기독 외과 아카데미(PAACS)를 설립한 인물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의료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프리카 대륙을 위해 자신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40년이 넘는 세월을 헌신한 그의 이야기는, 오늘날 편안함을 추구하는 현대 기독교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데이비드 톰슨은 194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기독교연합선교회 소속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나 캄보디아와 베트남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의 삶을 바꾼 첫 번째 사건은 14살 때 캄보디아에서 일어났습니다. 길을 가던 중 끔찍한 교통사고로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한 남자를 목격하게 된 것입니다. 데이비드의 아버지는 그 남자에게 다가가 복음을 전하려 했으나, 남자는 당신의 신에 대해 말하지 말고 당장 나를 치료해 달라고 외치며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육체적인 고통 앞에서 영적인 위로조차 거부한 채 홀로 죽음을 맞이한 그 남자의 모습은 소년 데이비드의 가슴에 강렬하게 새겨졌고, 그는 육신의 질병을 치료함과 동시에 영혼을 구원하는 의료 선교사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두 번째 시련이자 신앙의 거대한 전환점은 그가 의대를 준비하던 1968년 제네바 칼리지 시절에 찾아왔습니다. 베트남에서 성경 번역과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며 헌신하던 그의 부모님이 공산군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전화를 받게 된 것입니다. 기숙사 방에서 홀로 피눈물을 흘리며 하나님,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하셨습니까라고 절규하던 그에게,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데이비드, 너는 나를 신뢰하느냐. 이 질문 앞에서 그는 자신의 모든 분노와 슬픔을 내려놓고 네, 주님을 신뢰합니다라고 고백하며 자신의 삶을 온전히 주님께 탁의하게 됩니다. 이후 그는 베트남에서 아버지가 납치당해 실종되는 아픔을 겪은 선교사의 딸 레베카 미첼과 결혼하여, 부모님들의 순교적 신앙을 이어받아 상처 입은 자들을 치유하는 길로 나아갔습니다.
의대를 졸업하고 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톰슨 박사는 1977년 아내와 함께 아프리카 가봉의 봉골로 지역으로 떠났습니다. 당시 그곳은 말라리아와 각종 전염병이 창궐하는 척박한 땅이었지만, 그는 작은 진료소를 지역 최대의 종합병원인 봉골로 병원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그러나 1996년, 그는 자신이 가봉 정글의 유일한 외과의사라는 뼈아픈 현실을 직시하게 됩니다. 자신이 병으로 쓰러지거나 선교지를 떠나면 아프리카의 수많은 환자들이 다시 죽음으로 내몰릴 것이라는 위기감 속에서, 그는 획기적인 비전을 품게 됩니다. 바로 아프리카인 의사들을 외과 전문의로 양성하여 그들이 자신의 고국에 남아 환자들을 돌보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비전은 1996년 아프리카 기독 외과 아카데미(PAACS)의 설립으로 결실을 맺었습니다. 처음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이 프로젝트는 현재 가봉, 이집트, 케냐, 카메룬,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전역의 수많은 기독교 병원으로 확장되었습니다. PAACS를 통해 배출된 아프리카 출신 외과의사들은 단순히 뛰어난 의술을 갖추는 것을 넘어, 환자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영적 리더로 훈련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PAACS 졸업생들은 아프리카 지역 외과 전문의 시험에서 매년 수석을 차지할 정도로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의술의 불모지에 생명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톰슨 박사는 은퇴하기 전인 2012년에는 이집트로 건너가 새로운 PAACS 프로그램을 개척하는 등 평생을 개척자의 삶으로 일관했습니다.
데이비드 톰슨의 삶은 오늘날 오세아니아와 전 세계의 성도들에게 세 가지 중요한 영적 교훈을 던져줍니다.
첫째, 고난을 사명으로 승화시키는 순종입니다. 부모님의 참혹한 죽음 앞에서도 하나님을 향한 신뢰를 거두지 않고 오히려 가난하고 병든 자들을 향한 헌신으로 응답한 그의 삶은, 우리에게 닥친 이해할 수 없는 고난조차도 하나님의 위대한 섭리 안에서 생명을 살리는 도구로 쓰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둘째, 개인의 헌신을 넘어선 다음 세대 양성의 중요성입니다. 자신이 평생 수술실에서 환자를 살린 것에 만족하지 않고, 현지인 의사들을 훈련시켜 지속 가능한 선교적 인프라를 구축한 그의 지혜는 십자가의 복음이 어떻게 세대를 넘어 계승되어야 하는지 보여주는 탁월한 모델입니다.
셋째, 영혼과 육체를 온전히 돌보는 전인적 치유의 실천입니다. 우리가 치료하고, 예수님이 고치신다는 철학 아래, 환자의 육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영혼의 구원까지 깊이 끌어안은 그의 사역은 이분법적 신앙에 갇힌 현대 교회에 참된 복음의 본질을 일깨워줍니다.
자신의 안락한 미래를 뒤로하고 아프리카의 가장 깊은 정글로 뛰어든 데이비드 톰슨 박사는, 무수한 생명을 살린 의사이자 절망의 땅에 희망의 씨앗을 심은 영적 농부였습니다. 죽음의 냄새가 짙게 배인 곳에서 묵묵히 생명의 메스를 든 그의 삶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셔서 보여주신 성육신적 사랑의 완벽한 실천이었습니다. 우리 역시 각자의 일상과 사역의 자리에서 데이비드 톰슨처럼 주님의 부르심에 온전히 응답하며, 상처 입은 세상을 향해 치유와 회복의 손길을 내미는 참된 신앙인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로마서 8장 2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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