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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부는 ‘미국 사역 목회자 청빙’ 바람, 그 명암과 영적 과제를 진단하다

OCJ 2026. 8. 14. 04:40

최근 한국 교계에서 리더십의 세대교체가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 등 해외에서 사역해 온 목회자들을 담임목사로 청빙하는 흐름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습니다. 과거 대형교회들을 중심으로 나타났던 이 트렌드는 최근 남서울교회, 지구촌교회, 포도원교회, 부전교회 등 주요 중·대형 교회들로 이어지며 한 세대가 지난 지금까지도 지속되는 모양새입니다. 한국 교회가 여전히 미국 사역 목회자들을 선호하는 실제적인 이유와 이 선택이 지닌 장단점, 그리고 교회가 고민해야 할 영적 과제를 짚어보았습니다.

 

▲최근 미국 한인교회 사역 중 한국 중·대형교회로 청빙받은 목회자들. ⓒ크투 DB


검증된 영성과 새로운 인물에 대한 갈망

전문가들은 미국 이민 목회지가 주는 특유의 고강도 훈련 과정이 목회자의 자질을 증명하는 강력한 시험대가 된다고 분석합니다. 덴버신학교 정성욱 교수는 이민 목회 자체가 국내 목회보다 몇 배 더 치열하며, 이를 성공적으로 감당해 낸 이들은 남다른 영성과 인격을 구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고도의 인공지능(AI) 시대로 진입할수록 목회 성공의 핵심 열쇠는 결국 목회자의 인격과 영성에 수렴된다는 점에서, 검증된 목회 자질이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는 평가입니다.

또한 국내 목회자들의 경우 설교와 사역 정보가 유튜브나 인터넷을 통해 이미 과도하게 노출되어 있는 반면, 해외 사역 목회자들은 성도들에게 상대적으로 신선한 인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아울러 국내 다른 교회에서 이미 안정적으로 사역 중인 목회자를 데려오는 것에 대한 도덕적·실제적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도 해외 청빙을 선호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글로벌 역량과 다문화 사회를 향한 대비

국제화 시대에 발맞춘 글로벌 역량 역시 중요한 청빙 요인입니다. 지구촌교회 이원구 장로는 과거 청빙 사례를 돌아보며 해외 목회자들의 글로벌 사역 경험, 국제적 시각, 그리고 원활한 영어 소통 능력이 교회의 사역 방향과 잘 맞아떨어졌다고 전했습니다. 

더욱이 한국 사회가 이주민의 급증으로 다문화 사회에 빠르게 진입함에 따라, 다문화 환경을 선제적으로 경험한 이민 교회 목회자들의 노하우가 국내 목회 현장에서도 유용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개신대학원대학교 구병옥 교수는 이주민 선교와 다문화 목회가 한국 교회의 당면 과제가 된 현시점에서, 이민 교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리더십에 대한 고려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에서 안정적으로 사역하면서도 조국 교회로 돌아와 헌신하고자 하는 목회자들의 귀국 의사가 교회의 필요와 부합하는 측면도 존재합니다.

한국 사회의 빠른 변화와 적응의 과제

그러나 이러한 청빙 흐름에 대해 우려와 경계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정성진 목사는 한국 사회와 교계가 미국보다 훨씬 급격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오랜 기간 해외에 머물렀던 목회자가 귀국 후 한국 사회 특유의 정서와 교계의 민감한 의제들을 신속하게 읽어내고 적응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오늘날 미국 한인교회는 고령화와 새로운 인구 유입 정체로 인해 다소 정체된 환경인 반면, 한국 교회는 역동적이면서도 복잡한 사회적 갈등 한가운데 놓여 있어 사역 환경의 패러다임 자체가 크게 다릅니다. 정 목사는 초기 적응 과정에서 당회나 중직자들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이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하며, 목회자의 출신 배경보다 개인의 겸손한 적응력과 역량이 본질적인 열쇠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DITOR'S NOTE]
본질을 바라보는 청빙, 교회의 영적 동역이 시작되는 자리

목회자 청빙은 단순히 교회의 행정적 수장을 세우는 일이 아닌, 공동체의 영적 미래를 주님께 의탁하는 가장 중대한 신앙적 여정입니다. 이민 목회의 척박한 땅에서 눈물로 씨를 뿌려온 목회자들의 깊은 영성과 글로벌 감각이 한국 교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분명 고무적인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학문적 배경이나 세련된 글로벌 역량이라는 외적인 조건이 목회의 본질을 대신할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 교회를 향해 "내 말과 내 전도함이 설득력 있는 지혜의 말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성령의 나타나심과 능력으로 하여"(고전 2:4)라고 고백했듯이, 참된 목회 리더십은 화려한 이력서가 아닌 하나님을 향한 순전한 소명과 양 떼를 향한 아비의 마음에서 우러나옵니다. 

나아가 청빙은 목회자 홀로 감당하는 과제가 아닙니다. 해외에서 부르심을 받아 낯선 한국 땅에 첫발을 내딛는 목회자가 교회의 전통과 한국 사회의 정서에 온전히 녹아들 수 있도록, 당회와 성도들이 인내하며 기도로 돕는 성숙한 동역이 필요합니다. 한국 교회가 외형적 조건을 넘어 영혼을 살리는 참된 목자를 분별하는 영적 혜안을 얻고, 온 교회가 한마음으로 하나님 나라를 일구어 가는 건강한 공동체로 거듭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