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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청소년 ADHD·우울증 급증에 신음하는 교실과 교회학교

OCJ 2026. 8. 13. 05:29

최근 아동·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우울증을 겪는 청소년이 급증하면서, 학교 교실은 물론 교회 주일학교 현장마저 감당하기 어려운 '정서·행동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개별 교사나 교역자 개인의 사랑과 헌신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목소리가 커지며, 전문적인 대책 마련과 인식 변화가 시급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한 학급에 최소 1명, 교실을 덮친 정서·행동 위기


기독교사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이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ADHD 또는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은 5세에서 19세 사이의 아동·청소년은 총 28만 270명에 달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불과 1년 만에 4만 명이 늘어난 수치로, 해당 연령대 인구의 약 4.4%인 23명 중 1명꼴에 해당합니다. 일반적인 학교 학급당 최소 1명 이상은 정서·행동 위기를 겪고 있다는 뜻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오는 2030년에는 ADHD 환자가 30만 명, 우울증 환자가 15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또래 관계의 단절, 누적된 입시 경쟁, 그리고 무분별한 숏폼 콘텐츠와 SNS 노출 등이 겹치며 청소년들의 마음을 병들게 한 주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좋은교사운동의 한성준 공동대표는 단순히 학생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기존의 상담 방식만으로는 이 같은 행동 문제를 중재하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그는 "적기에 위기 학생을 발견해 지도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 중재' 전문 교사 양성과 배치가 국가 차원에서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교회학교마저 삼킨 위기, "믿음 부족"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이러한 위기는 학교 교실에만 머물지 않고 교회 주일학교 현장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배 시간에 설교 내용과 무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거나, 자리를 이탈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소그룹 공과 공부 시간에 다른 친구들을 괴롭히는 등의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교회 안에서는 아직도 이러한 문제를 영적인 영역으로만 환원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정서·행동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향해 "믿음이 부족해서 그렇다"거나 "가정 교육과 훈육이 부족해 버릇이 없다"고 규정하며 정죄하는 분위기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전남 부안 온누리교회의 이동진 간사는 많은 교회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보다 "그저 사랑으로 품고 기도해 주자"는 식의 미온적인 대처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교회가 영적 돌봄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의료적·교육적 개입을 동반한 통합적인 돌봄 체계를 구축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지역사회의 전문 기관들과 연대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학교와 교회의 연대, 그리고 다층적 돌봄의 필요성

 

청소년 정신건강 위기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호주 등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도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은 가장 중요한 사회적 의제 중 하나입니다. 호주의 대표적인 청소년 정신건강 기관인 '비욘드블루(Beyond Blue)'와 '블랙독 연구소(Black Dog Institute)'에 따르면, 정신건강 질환의 75% 이상이 25세 이전에 시작되며 청소년기 조기 개입이 평생의 삶을 좌우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들은 학교, 가정, 그리고 지역사회가 하나의 촘촘한 안전망을 형성하는 '다층적 지원 체계'의 중요성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독교 공동체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야 합니다. 정서·행동 위기를 겪는 아이들을 교회의 사각지대에 방치하거나 낙인찍지 않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실천이 필요합니다.

1. 교사 및 사역자 대상의 전문 교육 확충: 교회학교 교사들이 ADHD와 우울증 등 이상심리적 증상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세미나와 교육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제공해야 합니다.
2. 전문 의료 및 상담 기관과의 네트워크 형성: 교회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을 조기에 선별하여 신뢰할 수 있는 기독교 정신건강 전문 기관이나 지역 상담 센터로 연계해 주는 다리 역할을 해야 합니다.
3. 부모를 향한 지지와 위로의 공동체 형성: 정서·행동 위기 자녀를 둔 크리스천 부모들은 극심한 양육 스트레스와 영적 자책감에 시달립니다. 교회가 이들을 정죄하지 않고, 마음 놓고 아픔을 나눌 수 있는 소그룹과 기도의 자리를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EDITOR'S NOTE]
예수님께서는 "어린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날 마음의 병으로 인해 교실과 예배당에서 소란을 피우고 방황하는 아이들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크게 울부짖으며 주님의 도우심을 구하고 있는 영혼들일지 모릅니다. 이들을 향해 "예의가 없다"거나 "믿음이 연약하다"고 눈총을 주는 것은 예수님의 마음이 아닙니다. 

이제 교회는 뜨거운 눈물의 기도와 함께, 현대 의학과 교육학이 제공하는 전문적인 지원을 겸손히 수용하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아픈 아이들을 품어 안는 따뜻한 품이자, 상처 입은 가정들이 위로를 얻는 피난처가 될 때, 비로소 교회는 무너진 다음 세대를 다시 세우는 생명의 통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