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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근 칼럼 / 일상의 루틴이 빚어낸 기적

OCJ 2026. 8. 14. 03:24

최근 200페이지 분량의 전자책(e-book) 다섯 권을 연달아 엮어내며, 제 자신도 예상치 못했던 낯선 감격과 마주했습니다. 지난 3, 4년의 시간 동안 일상 속에서 기도하고 세상을 관조하며, 마음에 닿는 작은 감동들을 글귀로 옮겼을 뿐인데, 그 소박한 조각들이 모여 어느새 다섯 권의 책이라는 묵직한 결실로 태어났습니다. [만남과 사랑], [21세기를 보는 통찰], [ 복음으로 사는 길],[삶의 의미를 따라서], [자각의 중요성]엡니다.

 


원고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저는 크게 두 번 놀랐습니다. 하루, 이틀, 혹은 삼일에 한 번씩 꾸준히 자판을 두드렸을 뿐인데 세월의 흐름과 함께 그 흔적들이 이토록 방대한 기록으로 쌓여 있다는 엄청난 '양'의 축적에 경이로움을 느꼈고, 다시 원고를 읽어 내려가며 "어떻게 내가 이런 글을 썼을까?" 싶을 정도로 스스로 감탄하게 되는 글의 '깊이'에 놀랐습니다. 이는 단순히 제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묵묵히 이어온 시간과 일상의 루틴이 제게 선사한 선물과도 같았습니다.

저는 평소 "꾸준히 계속되지 않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는 단단한 철학을 품고 삶을 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종종 빠른 결과를 기대하지만, 삶의 진정한 가치는 속도가 아닌 지속성에 있기 때문입니다. 매일이든, 이틀이나 삼일에 한 번이든, 혹은 매주이든,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행위는 결국 차곡차곡 쌓여 거대한 힘을 만들어냅니다. 마치 수학의 적분이 무수히 쪼개진 작은 값들을 모아 하나의 거대한 면적과 질량을 이루어내듯, 우리의 작고 평범한 일상 역시 계속해서 더해질 때 엄청난 질량의 에너지를 폭발시킨다는 것을 온몸으로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무언가를 지속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우리 앞에는 늘 걸음을 멈추게 하려는 수많은 암초들이 존재합니다. 예상치 못한 현실의 거센 저항벽에 부딪히기도 하고, 쏟은 노력에 비해 아무런 결과가 보이지 않아 깊은 실망감에 빠지기도 하며, 때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어그러져 마음의 에너지를 모두 소진해 버리기도 합니다. 수천 가지의 합리적인 핑계와 포기할 수밖에 없는 요소들이 우리의 발목을 잡지만, 그 숱한 난관과 유혹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하나의 꿈을 향해 일상의 루틴을 묵묵히 밟아나간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고난을 넘어 끝내 이어간 일상의 발걸음은 훗날 우리가 감당하기 벅찰 만큼 엄청난 '축복의 결과물'로 반드시 되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당신이 묵묵히 반복하고 있는 그 일상은 결코 지루하거나 무의미한 쳇바퀴가 아닙니다. 그것은 훗날 당신의 삶을 찬란하게 밝혀줄 거대한 축복을 차곡차곡 쌓아 나가는 가장 위대하고 다이내믹한 과정입니다. 이번 출간 작업을 통해 꾸준함이 가져다주는 기적을 다시 한번 깨달으며, 흔들림 없이 나아가는 모든 분들의 고요한 루틴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갈라디아서 6장 9절). 

글쓴이: 김병근 (엠마오 상담대학 학장, Ph.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