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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김병근 칼럼 / 마음의 발전소

인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 속에서 숨 쉬고 살아간다. 물리적인 세계를 움직이는 심장이 '전기'라면, 인간 사회와 마음의 세계를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동력은 단연 '관계와 소통'일 것이다. 에디슨이 전구를 밝힌 이래 인류는 전기를 통해 어둠을 지배해 왔지만, 첨단 기술이 고도화된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 삶을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키워드는 단연 전기에너지, 그리고 이와 놀라울 정도로 닮은 '인간의 연합'이다.
그렇다면 전기는 도대체 어떻게 세상에 태어나는 것일까? 수력, 화력, 원자력, 풍력 등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수많은 발전 방식은 사실 터빈을 돌리기 위한 각양각색의 '수단'에 불과하다.
그 복잡한 껍데기를 벗겨내고 본질을 들여다보면, 전기를 낳는 진짜 핵심은 단 하나로 수렴한다. 바로 강력한 자석의 자기장 안에서 코일이 N극과 S극의 자석에 의해 맹렬하게 회전하는 '전자기유도' 현상이다. 외부에서 가해지는 물리적인 힘이 코일을 돌리고, 그 회전 속에서 전자의 흐름인 '전류'가 폭발하듯 쏟아져 나온다.
즉, 겉모습이나 방법이 아무리 다양해도 전기를 일으키는 원리는 정확히 하나이듯, 복잡한 세상의 이치 역시 본질을 꿰뚫을 때 비로소 명쾌해진다.
이 물리적 원리를 우리의 삶과 인간관계로 가져와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자석이 N극과 S극이라는 서로 다른 성질을 만날 때 비로소 강력한 인력과 에너지를 뿜어내듯, 인간사 역시 나와 완전히 똑같은 사람보다는 서로 다른 성향과 결핍, 그리고 고유한 은사를 가진 존재들이 만날 때 진짜 역동적인 에너지가 발생한다.
두 사람이 마음의 회로를 열고 서로를 향해 다가가 소통할 때, 그 상호작용 속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따뜻한 정(情)과 사랑의 전기 작용이 일어난다. 차갑고 단절되어 있던 영혼의 회로에 불이 켜지고, 서로의 온기로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치유의 역사가 시작되는 것이다. 인간은 결코 혼자 존재할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작은 터빈이 미약한 전기를 만들고, 거대한 발전소가 도시를 밝히듯, 우리 인간도 함께 모여 연합하면 얼마나 놀라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서로 다른 은사를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이기심을 내려놓고 하나로 맞물려 돌아갈 때, 개인의 역량을 아득히 뛰어넘는 엄청난 시너지와 문명적 에너지가 폭발한다. 그 가장 압도적인 증거가 바로 1969년의 아폴로 11호 달 착륙 프로젝트이다. 당시 로켓 과학자, 수학자, 프로그래머, 그리고 수십만 명의 기술자들이 각자의 전문 분야를 초월해 하나의 거대한 목표로 완벽하게 '연합'했을 때, 인류는 지구의 중력을 뿌리치고 달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발을 내딛는 기적을 창조해 냈다. 수많은 톱니바퀴가 오차 없이 맞물릴 때만 가능한 거대한 에너지의 승리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날 21세기에 우리 사회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이 '연합의 부재'에 있다. 모두가 각자의 자기의 것만을 주장하지만, 서로 마음의 기어를 맞추고 단단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연합의 기술'은 갈수록 퇴화하고 있다. 네트워킹은 넘쳐나지만 진정한 결속은 사라진 시대, 각자의 극에 갇혀 서로를 밀어내는 척력만 가득한 현대 사회의 단면은 그래서 더욱 뼈아프다. 힘을 잃고 변화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인간의 힘과 기술로 이뤄낸 역사적 연합의 가치를 넘어, 진정한 연합의 궁극적인 원천은 성경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요한복음 17장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온 세상 믿는 이들을 위해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라며 성부와 성자 하나님의 완전한 연합 안으로 우리를 초대하셨다.
나아가 마태복음 18장 20절을 통해 주님은 이렇게 약속하셨다.
"두 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 (마태복음 18:20)
단 두 사람이라도 주님의 이름 안에서 마음의 회로를 연결하고 온전한 연합을 이룰 때, 그곳이 바로 하늘의 능력이 임하는 가장 작은이자 가장 강력한 영적 발전소가 된다는 뜻이다. 인간의 이기심과 상처로 끊어진 관계의 회로는 오직 이 위대한 사랑과 임재의 전류가 흐를 때 비로소 온전히 회복될 수 있다.
전기가 끊어진 도시는 한순간에 암흑에 휩싸이듯, 연합이 깨어진 공동체는 생명력을 잃고 차가운 침묵에 빠진다.
오늘, 자석과 코일이 만나 전기를 빚어내듯, 그리고 두 사람이 모인 그곳에 주님이 함께 임하시는 거룩한 연합 속에서, 우리의 삶에서도 서로 다른 온기를 가진 이들이 마음의 회로를 단단히 연결하기를 소망해 본다. 연합의 거대한 터빈을 돌릴 때 비로소 세상은 가장 따뜻하고 눈부신 빛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모두 행복한 주일 하루 되세요.
글쓴이: 김병근 (엠마오 상담대학 학장,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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