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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호주 종교 지도자 연대 승리, '증오 표현 금지법' 내 독소 조항 삭제 이끌어내
[시드니=OCJ] 호주 정부가 종교 교육과 설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샀던 '2026 반유대주의 및 증오·극단주의 대응 법안(Combatting Antisemitism, Hate and Extremism Bill 2026)'에서 '인종 증오(racial vilification)' 형사 처벌 조항을 전격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기독교를 포함한 주요 7개 종교 지도자들이 공동 서한을 통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한 지 불과 사흘 만에 거둔 결실로, 호주 내 신앙의 자유 수호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교계 지도자 26인, "신앙의 진리 선포가 범죄 될 수 있다" 경고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 1월 13일, 연방 정부가 공개한 법안 초안에 포함된 '섹션 80.2BF' 조항이었다. 해당 조항은 인종, 색상, 국가 또는 민족적 기원을 이유로 증오를 선동하거나 '인종적 우월성'을 전파하는 행위에 대해 최대 5년의 징역형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에 대해 시드니 성공회 사우스 시드니 교구의 마이클 스테드(Michael Stead) 주교를 비롯한 26명의 종교 지도자들은 1월 16일, 앤서니 앨바니지(Anthony Albanese) 총리와 미셸 롤랜드(Michelle Rowland) 법무장관에게 긴급 공동 서한을 발송했다. 이 서한에는 카톨릭 시드니 대교구의 앤서니 피셔(Anthony Fisher) 대주교, 성공회 카니슈카 라펠(Kanishka Raffel) 대주교뿐만 아니라 이슬람, 불교, 유교, 시크교 등 주요 종단 지도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지도자들은 서한에서 "본 법안이 의도치 않게 종교적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위험이 크다"며 "특정 종교의 교리나 진리 주장이 타인에게 불쾌감을 준다는 이유만으로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특히 마이클 스테드 주교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오직 예수만이 구원의 길이라고 선포하는 기독교의 핵심 가르침조차 이 법안 아래서는 타 종교에 대한 증오 표현으로 오인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부의 전격 후퇴, "상원 지지 확보 불가능 판단" 종교계의 강력한 연대와 더불어 야당(자유-국가 연합) 및 녹색당의 반대에 직면하자, 앤서니 앨바니지 총리는 서한 접수 이튿날인 17일 토요일, 해당 조항의 삭제를 공식 발표했다.
앨바니지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인종 증오 관련 형사 처벌 조항이 상원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 분명해졌다"며, "법안을 분리하여 총기 규제 및 테러 대응 등 시급한 민생 법안만 우선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본다이 비치(Bondi Beach)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 이후 반유대주의와 극단주의 대응을 명분으로 법안을 서둘러 추진해 왔으나, 종교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간과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교계 안팎의 반응, "종교 간 연대가 일궈낸 값진 승리" 기독교 학교 연합체인 CSA(Christian Schools Australia)의 다니엘 팜푸치(Daniel Pampuch) 대표는 이번 결정을 환영하며 "호주 사회의 근간인 다원주의와 신앙의 자유를 지켜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학교 현장에서 성경적 가치에 따라 교육하고 기도하는 일상적인 목회 활동이 극단주의와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례는 호주 내 기독교와 타 종교 지도자들이 '신앙의 자유'라는 공동의 가치를 위해 당파적 이해관계를 넘어 하나로 뭉쳤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호주 교계는 앞으로도 정부가 추진할 '종교 차별 금지법' 등 관련 입법 과정에서 신앙의 자유가 침해되지 않도록 연대 활동을 지속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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