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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여행

남태평양, 복음의 뱃길을 걷다: 오세아니아 신앙 유산 탐방기

OCJ|2026. 1. 19. 08:02

이 땅의 첫 예배, 첫 십자가, 그리고 흘려진 땀방울을 찾아서… 관광객의 시선을 넘어 순례자의 마음으로 떠나는 여행

 

호주와 뉴질랜드는 전 세계 여행객들이 동경하는 천혜의 관광지다.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퀸스타운의 만년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산호초…. 우리는 이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되어 이곳에 정착했거나, 혹은 휴가를 즐긴다.

 

하지만 크리스천인 우리에게 이 땅은 단순한 '휴양지'가 아니다. 누군가가 목숨을 걸고 파도를 건너와 복음의 씨앗을 뿌린 '선교지'였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땅의 자유와 평안은 이름 모를 선교사들의 기도와 헌신 위에 세워졌다.

 

OCJ는 이번 호에서 화려한 랜드마크 뒤에 숨겨진, 그러나 그 무엇보다 빛나는 '오세아니아 기독교 유산(Christian Heritage)'을 소개한다. 이번 휴가에는 가족과 함께 믿음의 선배들이 걸었던 그 길을 따라가 보는 것은 어떨까.


뉴질랜드 복음의 시작점: 오이히 베이 (Oihi Bay)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전하노라"

뉴질랜드 북섬, 베이 오브 아일랜드(Bay of Islands)의 깊숙한 곳. 파도 소리만 들리는 고요한 해변 언덕 위에 거대한 돌십자가 하나가 서 있다. 바로 '마즈든 십자가(Marsden Cross)'다.

 

1814년 성탄절 아침, 호주에서 건너온 사무엘 마즈든(Samuel Marsden) 선교사는 이곳 오이히 해변에서 마오리 원주민들을 모아놓고 뉴질랜드 역사상 '첫 예배'를 드렸다. 당시 험악했던 부족 간의 전쟁터 한복판에서 그가 선택한 본문은 누가복음 2장 10절이었다.

 

이곳을 방문하면 단순한 풍경 감상을 넘어 전율을 느끼게 된다. 식인 풍습이 남아있던 낯선 땅에 비무장으로 들어와 "평화"를 선포했던 그 용기. 십자가 탑 아래 서서 태평양의 바람을 맞으면, 200년 전 울려 퍼졌던 첫 예배의 감격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Travel Tip: 랑기호아 헤리티지 공원(Rangihoua Heritage Park) 입구에서 십자가 탑까지는 도보로 약 20-30분이 소요된다.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어린 자녀나 노약자와 함께 걷기에도 무리가 없다.


호주 내륙의 붉은 십자가: 헤르만스버그 (Hermannsburg)

호주의 심장부, 앨리스 스프링스(Alice Springs)에서 서쪽으로 130km를 달리면 붉은 사막 위에 세워진 하얀 교회 마을, '헤르만스버그(현지명: Ntaria)'를 만난다.

 

1877년, 독일계 루터교 선교사들은 이 척박한 땅에 들어와 원주민 아렌테(Arrernte) 부족과 함께 삶을 나누었다. 그들은 원주민을 개화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았다. 그들의 언어를 배우고, 성경을 번역하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며 학교와 병원을 세웠다.

 

이곳의 역사 지구(Historic Precinct)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하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사막 한가운데서 그들이 지켰던 것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버려진 영혼은 없다'는 하나님의 마음이었다.

 

헤르만스버그는 호주 내륙 선교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우리 곁에 숨 쉬는 역사: 도심 속 순례 (City Pilgrimage)

멀리 떠날 수 없다면 우리가 사는 도시 안에서도 신앙의 발자취를 찾을 수 있다.

  • 시드니 맥쿼리 플레이스(Macquarie Place): 서큘러 키 근처 작은 공원에는 호주 최초의 교회 터를 알리는 기념비가 있다. 1788년, 죄수들과 군인들이 함께 드렸던 첫 예배. 척박한 식민지에서 유일한 위로였던 복음의 시작을 묵상해 보자.
  • 멜버른 세인트 패트릭 & 성공회 성당: 골드러시 시대의 욕망이 들끓던 도시에 거룩함을 심으려 했던 웅장한 건축물들. 건축미를 넘어 그 시대 사람들의 신앙 고백을 읽어내는 눈이 필요하다.

우리가 빚진 사람들

한국 교회는 호주 선교사들에게 큰 복음의 빚을 졌다. 1889년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순직한 조셉 헨리 데이비스(J.H. Davies), 나병 환자들의 친구가 되었던 매켄지(Mackenzie) 선교사 등 수많은 호주인이 조선 땅에 뼈를 묻었다.

 

이제 우리가 그들의 고향인 오세아니아에 살고 있다. 이번 신앙 유산 탐방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다. 이 땅에 먼저 복음을 심은 신앙 선배들에게 표하는 '경의(Respect)'이자, 이제는 코리안 디아스포라가 그 바통을 이어받아 이 땅의 영적 부흥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다짐(Commitment)'의 여정이다.

 

2.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 묵상' 체크리스트

  • 사전 조사 (Study): 방문할 장소와 관련된 선교사 위인전을 아이들과 함께 읽기
  • 현장 예배 (Worship): 도착하면 둥글게 모여 짧게 찬양하고, 이 땅을 축복하는 기도 드리기
  • 기록 남기기 (Log): 멋진 풍경 사진과 함께, 그곳에서 느낀 영적 감동을 기록하기

OCJ 특별취재